[사진 제공 · ㈜영화사 배]
영화는 아동학대가 뉴스에서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실임을 환기케 한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이지원 감독은 실제로 자신이 만난 아이를 모티프로 삼았다고 한다.
[사진 제공 · ㈜영화사 배]
영화는 학대받는 아이와 과거 학대받았던 여성의 로드무비다. 푸석푸석한 머리칼에 등을 웅크린 채 담배를 태우는 한지민은 그간 자신에게 씌워졌던 귀엽고 선한 이미지를 벗고 변신에 성공했다. 학대받고 버림받고 죄까지 뒤집어써야 했던 한 여성이 꾸역꾸역 살아가고자 서너 개의 ‘알바’를 몸이 부서지도록 하는 와중에, 지은이라는 소녀는 상아의 마음속으로 들어온 현실이자 과거의 몹쓸 기억이다.
[사진 제공 · ㈜영화사 배]
주변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연대를 바라보는 것도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야기는 한 여성 노인의 고독사로부터 출발한다. 그 노인은 오래전 상아를 버린 엄마고, 엄마가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나중에 밝혀진다. 버려진 상아는 범죄에 노출되며, 장섭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현실에 저항해보지만 좌절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성폭력, 가정폭력, 직장폭력에서 성별 대결이 아니라 약자들의 연대를 중시하는 서사적 진행은 공감을 불러온다. 이야기에 몰입을 위해 일부러 거칠고 강렬한 스타일을 내세웠다. 간혹 주인공의 수난을 극대화하느라 과잉된 장면도 나오지만, 이 영화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좋은 여성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