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메이커 크레이그 스탠스버러. [사진 제공 · ㈜에노테카코리아]
그랜트 버지의 역사는 18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이민 온 버지 가족은 당시 바로사 밸리에서 막 시작된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 대열에 합류했다. 대를 이어 와인을 만들다 5대손인 그랜트 버지가 1988년 독립해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그랜트 버지는 역사는 짧지만, 호주 최고평론가 제임스 홀리데이와 와인 컴패니언(Wine Companion)이 11년 연속 5스타 와이너리로 선정했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그랜트 버지와 25년을 함께해온 수석 와인메이커 크레이그 스탠스버러는 그랜트 버지의 독특한 테루아르(terroir·포도 재배 환경)를 최대한 표현했다. 그랜트 버지는 바다에 가까워 북쪽보다 평균 기온이 낮고 강우량도 더 많다. 토양에도 붉은 점토와 철 성분이 많아 포도에는 붉은 베리류의 향미가 풍부하다.
미암바 와인, 필셀 와인, 홀리 트리니티 와인. (왼쪽부터) [사진 제공 · ㈜에노테카코리아]
프리미엄 와인 필셀(Filsell)은 1920년 조성된 필셀 밭에서 수확한 시라즈로 만든다. 늙은 포도나무 특유의 응축된 향미를 보여주는 필셀은 질감이 조밀하고 복합미도 탁월하다. 블루베리, 자두, 커피, 바닐라 등 다양한 아로마의 조화가 마치 중후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듣는 느낌이다.
그르나슈(Grenache), 시라즈, 무르베드르(Mourvedre)를 섞어 만든 홀리 트리니티(Holy Trinity)는 세련미가 남다르다. 크랜베리, 라즈베리, 딸기 등 과일향이 신선하고 보디감과 산미의 균형이 좋아 와인이 우아하다. 바로사 밸리의 여타 블렌드 와인이 달콤한 향미를 강조했다면, 홀리 트리니티는 곁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스탠스버러는 ‘가성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저렴한 와인의 맛이 좋아야 소비자는 더 비싼 와인에도 기대를 갖는다”며 “이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랜트 버지 와인은 전국 백화점과 에노테카 와인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