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은 한국 대중문화의 최대 파워 콘텐츠다.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황금 같은 주말, 최소 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여섯 남자의 좌충우돌을 지켜본다. 케이블채널을 돌리다 보면 언제든, 어느 채널에서든 재방송을 볼 수 있다. 마치 세계 어디서나, 언제나 흘러나온다는 비틀스의 노래 같다. 그 파워는 그들이 다루는 모든 분야를 화제의 중심에 서게 만든다.
음악은 특히 그렇다. ‘무한도전’의 대표 특집 가운데 하나인 가요제가 음악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길게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음원 차트 올킬이라든가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라든가 기존 가수의 이미지 확장이라든가. ‘무한도전’의 음원 차트 올킬을 비난하는 제작자 중 만약 소속가수가 섭외된다면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새삼 ‘무한도전 가요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밴드 혁오(사진)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맞다. 표절 논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논란이 된 혁오의 노래들 중 표절에 해당하는 곡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물론 유사한 분위기를 가진 건 맞다. 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 맥 드마르코, 비치 파슬스 등 혁오가 표절했다고 거론되는 아티스트들의 노래들 말이다.
하지만 이 유사성은 분명히 표절과는 다르다. 표절의 핵심은 멜로디이기 때문이다. 역시 ‘무한도전 가요제’로 화제가 됐던 프라이머리의 ‘I GOT C’는 카로 에메랄드의 ‘Liquid Lunch’와 전체적인 분위기뿐 아니라 멜로디도 유사했다. 말하자면 A와 A′의 관계였달까. 반면 혁오의 노래들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해외 노래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을 뿐, 멜로디 전개 등에서는 엄연한 독자성을 가진다. 쉽게 말하자면 참고 대상일 뿐 베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스타덤에 오르기 전 홍대 앞의 전도유망한 신인밴드였던 시기에 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 맥 드마르코의 내한공연 오프닝을 설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혁오의 공연을 본 그 팀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 없을 테니까.
기획사의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자라는 아이돌이 아닌, 자기 음악을 하는 모든 뮤지션의 시작은 카피다.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그대로 따라 하며 실력을 연마하고 조금씩 자기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다. 비틀스부터 라디오헤드까지 모두가 그랬다. 처음 노래를 만들 때는 이런저런 레퍼런스가 있게 마련이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진행 패턴 등등. 학원을 다니지 않는 이상 그런 과정을 거쳐 이론을 쌓고 공부를 한다. 이렇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음악인들의 작품을 듣고 공연을 보면 ‘아, 저 팀은 누구한테 영향을 받았구나’라는 판단이 든다. 재능이 있는 음악인들은 그 단계를 거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1993년 동갑내기들로 구성된 혁오는 이제 데뷔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기엔 아직 이르다. 그들이 ‘홍대 앞 스타’일 때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표절 논란이 ‘무한도전’ 출연 이후 우후죽순처럼 제기된다.
‘무한도전’의 영향권 안에 있는 모든 시청자가 음악 애호가는 아니다. 일상적으로 음원 차트에서 보이는,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일반 대중이 접하는 음악의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영글지 않은 음악인이 갑작스레 알려졌다. 아직 자신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단계에서 대중에게 말 그대로 ‘살포’됐다.
누군가 스타일의 유사성을 제기하며 표절이라 주장한다. 스타일 완성의 과정을 접한 적 없는, 즉 완성된 작곡가의 음악만 들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성급히 판단을 내린다. ‘무한도전’, 혹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이 가진 양날의 칼이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 차트 올킬을 논하기 전, 이런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한국 음악 소비 생태계의 편협함을 먼저 돌아봐야겠다.
음악은 특히 그렇다. ‘무한도전’의 대표 특집 가운데 하나인 가요제가 음악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굳이 길게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음원 차트 올킬이라든가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라든가 기존 가수의 이미지 확장이라든가. ‘무한도전’의 음원 차트 올킬을 비난하는 제작자 중 만약 소속가수가 섭외된다면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새삼 ‘무한도전 가요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밴드 혁오(사진)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맞다. 표절 논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논란이 된 혁오의 노래들 중 표절에 해당하는 곡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물론 유사한 분위기를 가진 건 맞다. 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 맥 드마르코, 비치 파슬스 등 혁오가 표절했다고 거론되는 아티스트들의 노래들 말이다.
하지만 이 유사성은 분명히 표절과는 다르다. 표절의 핵심은 멜로디이기 때문이다. 역시 ‘무한도전 가요제’로 화제가 됐던 프라이머리의 ‘I GOT C’는 카로 에메랄드의 ‘Liquid Lunch’와 전체적인 분위기뿐 아니라 멜로디도 유사했다. 말하자면 A와 A′의 관계였달까. 반면 혁오의 노래들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해외 노래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을 뿐, 멜로디 전개 등에서는 엄연한 독자성을 가진다. 쉽게 말하자면 참고 대상일 뿐 베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스타덤에 오르기 전 홍대 앞의 전도유망한 신인밴드였던 시기에 더 화이티스트 보이 얼라이브, 맥 드마르코의 내한공연 오프닝을 설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혁오의 공연을 본 그 팀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 없을 테니까.
기획사의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자라는 아이돌이 아닌, 자기 음악을 하는 모든 뮤지션의 시작은 카피다.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그대로 따라 하며 실력을 연마하고 조금씩 자기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다. 비틀스부터 라디오헤드까지 모두가 그랬다. 처음 노래를 만들 때는 이런저런 레퍼런스가 있게 마련이다. 전체적인 사운드의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진행 패턴 등등. 학원을 다니지 않는 이상 그런 과정을 거쳐 이론을 쌓고 공부를 한다. 이렇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음악인들의 작품을 듣고 공연을 보면 ‘아, 저 팀은 누구한테 영향을 받았구나’라는 판단이 든다. 재능이 있는 음악인들은 그 단계를 거쳐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1993년 동갑내기들로 구성된 혁오는 이제 데뷔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기엔 아직 이르다. 그들이 ‘홍대 앞 스타’일 때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표절 논란이 ‘무한도전’ 출연 이후 우후죽순처럼 제기된다.
‘무한도전’의 영향권 안에 있는 모든 시청자가 음악 애호가는 아니다. 일상적으로 음원 차트에서 보이는,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일반 대중이 접하는 음악의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영글지 않은 음악인이 갑작스레 알려졌다. 아직 자신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단계에서 대중에게 말 그대로 ‘살포’됐다.
누군가 스타일의 유사성을 제기하며 표절이라 주장한다. 스타일 완성의 과정을 접한 적 없는, 즉 완성된 작곡가의 음악만 들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성급히 판단을 내린다. ‘무한도전’, 혹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이 가진 양날의 칼이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음원 차트 올킬을 논하기 전, 이런 불필요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한국 음악 소비 생태계의 편협함을 먼저 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