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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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 학습지? ‘학교 적응’이 더 급해요

초등학교생활 한 달이 평생 학교생활 좌우

  • 정성준 서울 미양초등학교 교사 hicocobau@naver.com

    입력2013-02-18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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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집? 학습지? ‘학교 적응’이 더 급해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 될 아이를 위해 부모는 이것저것 챙기느라 요즘 정신이 없을 것이다. 아이 삶에서 1학년, 그중에서도 3월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낯선 환경, 새로운 친구,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느끼는 설렘의 시간이 지나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한 아이와 적응하지 못한 아이로 나뉜다. 1학년 3월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면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될 뿐 아니라, 그 영향으로 학교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부와 멀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시기 부모 구실이 매우 중요하다. 선배 조언을 맹신하거나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뒷바라지하기보다 자신만의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가장 명심할 것은 ‘학교생활 적응이 먼저’라는 점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 입학과 동시에 문제집을 구입해 풀게 할 계획을 세우거나 방문교사 학습지를 신청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교와 학급에서의 안정적 생활이다. 다행히 3월 한 달 동안 학교에서는 교과서 진도를 나가지 않고 학교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첫 주는 2교시, 둘째 주는 3교시, 셋째 주는 4교시로 점차 수업시간을 늘려간다. 이 시기에 꼭 훈련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1 자리 앉아 있기

    초등학교는 유치원과 다르다. 공부시간과 쉬는 시간 구분이 명확하다. 수업은 40분간 진행되는데, 아이에게는 여간 길지 않다. 내내 앉아 있기 힘들어 한두 번 일어나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수시로 일어나거나 돌아다니는 행동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가정에서 책상에 앉아 20분 정도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길러두는 것이 좋다.

    2 자기 물건 챙기기



    요즘 학교나 가정에는 학용품이 넘쳐난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지 않고 여기저기 두거나 잃어버려 속상해하는 부모가 많다. 알림장이나 학용품 등을 아이 스스로 챙겨서 다닐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직접 가방을 싸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알림장 스스로 적기

    요즘에는 아이들 대부분이 한글을 익히고 학교에 입학한다. 내용이 많거나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교사가 안내문을 배부하지만, 입학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스스로 알림장을 적기 시작한다. 보통 10분 정도 시간이 주어진다. 따라서 칠판 글씨를 보고 옮겨 적을 정도의 한글 실력을 미리 기르는 것이 좋다. 또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선생님이 칠판에 적을 때 따라 적을 수 있는 집중력도 필요하다.

    4 기본 수업능력

    1학년 때는 대부분 통합교육이 이뤄진다. 국어와 수학시간에도 미술이나 음악 능력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수학시간에 풍선 3개를 색칠하라고 하면 예쁘고 바르게 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누구나 잘할 것 같지만 사실 이런 활동에서 아이들 능력 차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적어도 △종이접기 △가위로 선 따라 오리기 △크레파스(색연필)로 선 그리기 △테두리를 넘지 않게 색칠하기 등은 가정에서 미리 연습시키는 것이 좋다.

    문제집? 학습지? ‘학교 적응’이 더 급해요

    초등학교 신입생에게 3월 한 달은 적응기이므로 부모는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이 좋다.

    이제 1학년 학부모가 꼭 해야 할 7가지 과제를 소개하려 한다. 첫째, 준비물 챙기기다. 어른은 볼펜이 없으면 옆 사람에게 잠시 빌려 쓰기도 하지만, 아이의 경우 선생님에게 이야기하지 못해 혼자 끙끙 앓거나 친구에게 핀잔을 들어 상처받기도 한다. 특히 3월에 낯선 선생님과 친구에게 준비물을 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학년 초에는 알림장이나 안내문에 적힌 준비물을 꼼꼼히 챙겨줄 필요가 있다.

    둘째, 방과후 수업 신청이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와 어울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친한 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 수업을 듣는 것은 가장 안전한 일과 후 생활이자 우정을 쌓는 좋은 기회다. 인기 강좌는 일찍 마감될 수 있으니 입학 후 바로 프로그램을 확인해 늦지 않게 신청하는 것이 좋다. 유치원 때 친한 친구가 있다면 같은 강좌를 함께 듣도록 해주는 것도 좋다.

    셋째, 학부모 상담이다. 입학 후 한 달이 지나면 상담주간이 시작된다. 학기 초 상담은 우리 아이에 대해 교사에게 설명할 좋은 기회다. 요즘에는 아빠 엄마가 함께 상담에 참여하는 일이 늘었다. 야간 상담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 가급적 아빠도 시간을 내 함께 상담하는 것이 좋다.

    넷째, 급식지도다. 입학 초 한 달간 학교 적응이 끝나면 아이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급식을 하고 5교시 수업을 마친 뒤 하교한다. 교사는 점심시간에 잔반 없이 골고루 먹도록 지도한다. 그러다 보니 편식이 심한 아이는 점심시간 내내 식판과 씨름하느라 친구와 놀지 못한다. 명심하자. 급식을 잘 해야 점심시간에 놀 수 있다.

    다섯째, 받아쓰기 지도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받아쓰기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한글을 깨우쳤다 해도 1학년 때는 맞춤법과 띄어쓰기 실력이 부족한 편이다. 1학년은 다른 교과보다 한글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천천히 하겠다고 미루지 말고 학교에서 미리 배부하는 문제를 충분히 익혀 받아쓰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아이에게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학교는 친구들이 모이는 곳이자, 친한 친구와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공부하는 곳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경험과 체험이 동시에 일어난다. 고등학생 때까지 적어도 12년 동안 학교를 다녀야 하는 만큼 아이가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나 선생님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학교는 힘들고 재미없는 곳’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귀 기울이고,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도와주면서 조언하는 일도 필요하다.

    일곱째, 기본예절 교육이다. 아이와 교사 관계는 학교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교사가 학생을 칭찬하는 경우는 대부분 예의가 바를 때다. 등교 시 웃으며 인사하고, 물건을 받을 때 휙 낚아채기보다 두 손으로 공손히 받으며, 공책을 제출할 때도 공손히 내미는 아이를 보면 예쁜 얼굴이 더욱 예쁘게 보이게 마련이다. 예절 바른 태도는 교사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최고 방법임을 명심하자.

    마지막으로 정보력 강한 부모가 되는 비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홈페이지를 인터넷 메인 페이지로 설정한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교내 각종 행사부터 예년 자료까지 모두 공개돼 있다. 이를 수시로 살피면 학교가 움직이는 방향을 알 수 있어 아이의 미래 방향 설정에도 도움이 된다.

    둘째, ‘학교알리미’ 서비스를 활용한다. 학교알리미 홈페이지(www.schoolinfo.go.kr)에 들어가면 학교 학생 현황과 교육 여건, 예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둘러보면 학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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