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얘기에 진심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10년 전 인문대 기준 200만 원이었던 등록금이 2배 이상 뛰었지만, 대학가 풍경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였습니다. 수업 개설 과목과 수업 방식 모두 고전에 머물러 있었죠.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교실 안 시간도 더디 흘렀던 것입니다. 대학 공부는 여전히 학생들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유’와 ‘하기 나름’이라는 말로 대학과 교수들은 학습의 책임에서 한 발짝 비켜선 듯한 인상입니다. 물론 학생들의 잘못도 있습니다. 학부제나 복수전공제를 악용하는 것만 봐도 책임감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나죠. 자유롭게 학문을 체험하기보다 적절히 전공과 교양 과목을 배분하는 데 급급하니까요. 주입식 교육과 헬리콥터 학부모로 인해 약화된 내성은 더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학부 교육에 대한 반성이 일어 참 다행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교육모델을 가진 다른 나라들은 진작 교육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대학 랭킹에서 중요한 연구 성과만큼 교육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세계무대로 나간 졸업생이 곧 그 대학의 수준을 증명하는 셈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