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 선거 기간 노무현 후보측에서 방영한 ‘유쾌한 정치반란’ TV광고 장면.
대선 당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지지자 글이 뒤늦게 안과계에서 화제다. 게시판에 올려진 이 사연은 네티즌들의 폭발적 반향에 힘입어 이후 노후보의 신문광고와 TV광고에도 등장했을 정도.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동적인 사연에 파묻혀 있을 때 일부에선 라식 수술 찬반논쟁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수술하면 노안이 빨리 온다”는 주장에서부터 “라식 수술은 위험하니 다른 것으로 어머니께 효도하라”는 점잖은 충고까지,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라식 수술에 관한 지식을 늘어놓으며 갑론을박을 벌였었다.
그렇다면 정말 라식 수술을 하면 노안이 빨리 오는 것일까? 또 노안이 있는 사람들이 시력교정 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력교정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노안이 빨리 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근시교정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노안이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 근시교정 수술의 목적은 근시만을 없애주는 것이기 때문.
40대 후반에 들어서면 초점을 맞추어주는 수정체의 기능이 약해져 결국 가까운 곳의 작은 글씨를 보기 위해 돋보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안구노화현상이 노안인데 이는 눈의 구조나 굴절력 때문에 생기는 원시와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다. 가까운 곳의 물체를 보기 위해 돋보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같지만 원시는 안구의 길이가 짧거나 눈의 굴절력이 약해 항상 초점이 정상보다 뒤쪽에 맺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노안과는 달리 항상 볼록렌즈를 착용해야 한다.
근시인 사람에게 노안이 오면 먼 곳에 있는 물체도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먼 곳을 볼 때는 안경을, 가까운 곳을 볼 때는 돋보기를 착용해야 하는 이중고를 감수해야 한다.
강남 ALC 안과 원장 최철명 박사는(안과 전문의·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교수) “기본적으로 시력교정 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노안이 치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근시 노안인 환자들의 경우 근시만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안경과 돋보기를 번갈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은 줄일 수 있다”며 “최근 백내장 수술 외에도 장년층의 라식 수술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의 라식 수술비를 모두 털어 노무현 당선자의 선거 지원금으로 보낸 사람은 일단은 자신의 뜻을 이루었다. 그러나 ‘더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까지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아름다운 세상’이 왔을 때 더욱 깨끗하게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시력교정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올 어버이날 효도선물로 시력교정 수술을 해드리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