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에 먹는 떡국에는 부자가 되리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GETTYIMAGES
새하얀 떡국은 새로운 시작
설날 떡국은 새해를 맞이하는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떡국의 새하얀 빛이 이러한 의미와 통한다. 떡국 속 동그란 엽전 모양의 떡에는 부자가 되리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음식 한 그릇에 한 해의 바람과 다짐이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다.보통 가래떡을 어슷하게 썰어 넣은 떡국을 많이 먹지만 북한 개성 지역에서는 가래떡보다 작고 가는 누에고치 모양의 조랭이떡을 넣는다. 이름이 ‘조랭이떡’인 이유는 가운데가 잘록한 모습이 조롱박을 닮아서다. 우리 조상은 조롱박을 두드리면 소리가 나 귀신을 쫓고, 조롱박 입구가 좁아 조롱박에 한번 들어간 귀신은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여겼다. 이러한 조롱박과 닮은 조랭이떡을 먹으면 액운을 막고 복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설에 먹는 만두에는 한 해 복이 충만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GETTYIMAGES
한국 만두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고려실록’에 등장한다. 충혜왕 4년(1343)에 누군가 궁궐 부엌에 들어가 만두를 훔치자 왕이 크게 노해 사형을 명했다는 기록이다. 이 일화만 봐도 당시 만두가 얼마나 귀한 음식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조선 후기까지도 만두는 뇌물로 오갈 만큼 값진 음식이었다. 만두가 대중에게 널리 퍼진 것은 조선 말 개항 이후 분식 문화가 유입되면서부터다. 해방 후 미국의 무상 원조로 밀가루가 보급되고 1950년대 제분산업과 1960년대 분식 장려 운동을 거치면서 만두는 비로소 일상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만두는 중국에서 유래했지만 중국 만두와 오늘날 우리가 먹는 한국 만두는 결이 다르다. 중국 ‘만터우(饅頭)’는 소를 넣지 않은 찐빵에 가깝다. 소를 넣은 만두는 중국 ‘바오쯔(包子)’나 ‘자오쯔(餃子)’와 비슷하다.
냉동만두 먹어도 복 비는 마음은 같아
오늘날 명절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가족 형태가 다양해졌고 명절을 보내는 방식도 간소화됐다. 차례를 생략하거나,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지 않고 사서 준비하는 일이 더는 낯설지 않다. 특히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두는 냉동식품으로 언제든 쉽게 맛볼 수 있는 간편식이 됐다.그럼에도 만두는 여전히 설음식으로 여겨져 오늘날에도 설날 식탁에 올라온다. 만두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함께 먹는 사람과 새해 복을 기원하고 마음을 나누는 음식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완성된 만두를 사 먹는 사람이든, 가족과 직접 만두를 빚는 사람이든 함께 만두를 먹으면서 한 해를 살아갈 온기와 여유를 얻고 싶은 마음은 같다.
오늘날 만두는 피와 소, 조리법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으로 확장되고 있다. 만두피 반죽에 채소즙을 더해 색과 영양을 살린 만두를 만들 수도 있고 만두소 재료를 고기, 두부, 버섯, 숙주, 부추, 해산물 등으로 자유롭게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치를 넉넉히 넣은 김치만두, 여름에 먹는 애호박 만두, 배춧잎을 피로 활용한 채소 만두 등 계절에 상관없이 다양한 만두가 출시된다. 비건 인구가 늘면서 채소와 버섯으로만 빚은 만두도 많아졌다.
만두의 매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해 전혀 다른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물에 넣어 끓여 먹는 만둣국부터 찐만두, 군만두, 튀김만두까지 같은 만두로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만두를 넉넉히 빚어 살짝 찐 뒤 한 번 먹을 분량만큼만 소분해서 냉동해두면 식사, 간식, 야식으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