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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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명의 또 다른 수혜 ‘전선株’가 뜬다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급증으로 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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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4-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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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전선 제공]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케이블 포설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전선 제공]

    전선주(株)가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4월 17일 대한전선 주가는 1월 2일 9320원 대비 29.94% 오른 1만2110원으로 마감했다(그래프1 참조). 같은 기간 LS는 24.02%, 가온전선은 88.02%, 대원전선은 109.4% 상승했다. 인공지능(AI) 활황에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와 구릿값 상승이 전선주 상승을 이끌고 있다.

    AI 가속화에 전력 수요 급증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향후 미국 및 유럽 선진국의 전력수요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채굴 관련 전력수요는 2022년 460TWh(테라와트시)에서 2026년 1000TWh로 최대 2.3배 증가할 전망이다(그래프2 참조). 2022년 기준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은 340TWh에 달했다. 이는 한국 1년 전력 판매량의 절반 규모다.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돼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전력 소비량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생성형 AI는 단일 요청 건당 3~9Wh 전력을 소비하는데, 챗GPT에서만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2억 건 가까운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며 “글로벌 전체 전력수요 중 데이터센터 비중이 2015년 0.9%에서 2025년 4.5%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히타치에너지에 따르면 전력수요 급증으로 2050년까지 전 세계 발전량은 현재 대비 4배, 송전 용량은 3배가량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노후 전력망 교체 및 새로운 전력망 구축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력망 투자액은 2020년 2350억 달러(약 322조8900억 원)에서 2050년 6360억 달러(약 873조8640억 원)로 2.7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2027년 이후 납기를 목표로 하는 전력 기기와 전력 케이블 신규 수주가 논의되고 있다”며 “유틸리티 회사 외에도 산업 전반에 걸쳐 관련 설비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요 국가가 전력망 구축을 강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보고 있다. 대한전선은 최근 미국에서 약 1100억 원 규모의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미국 진출 이후 단일 수주로는 최대 규모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던 2022년 연간 누적 수주(약 4000억 원)의 절반을 1분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LS 자회사 LS전선은 13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대만 펑미아오 해상풍력사업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대만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조성하는 15GW 규모의 2차 해상풍력사업에서 첫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추가 발주될 해저케이블이 약 3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구릿값 상승에 전선 가격↑

    최근 구릿값 상승도 전선주가 오르는 요인이 됐다. 전선 제조 원가의 90%를 차지하는 구릿값이 상승하면 전선 가격 또한 올라가기 때문이다. 전선 가격 상승은 전선 기업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4월 17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릿값은 1월 2일 대비 11% 상승해 t당 9434달러(약 1300만 원)를 기록했다(그래프3 참조). 이는 지난 1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구릿값이 상승한 이유는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가 늘어나고 전력 인프라 수요도 크게 증가했는데 공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파나마, 페루 등에 있는 대규모 구리 광산이 폐쇄된 데다, 전 세계 정제 구리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 제련소들이 생산량 감축에 합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구릿값 상승세가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7년까지 AI 시장이 확대되면 데이터센터에 구리 약 300만t이 필요하다”며 “이 가정이 현실화되면 구릿값은 연평균 24%p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구릿값이 연말에 t당 1만 달러(약 1370만 원)까지 오를 것”이라면서 “2000년 초 이후 20여 년 만에 온 구리 강세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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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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