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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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러시아-우크라 전쟁 이후 주가 4배 뛰어

올 들어 두 달 새 60% 가까이 급등… 방산과 민간우주 모두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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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3-1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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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세계 최대 무기 공급국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군수 시장에서 한국 방산주가 차지하는 강력한 입지를 감안할 때 방산주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12월 1일(현지 시간) CNN에서 한국 증시를 분석하며 내놓은 전망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국내 방산주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을 기대 종목으로 꼽았다. 석 달이 지난 현 시점 골드만삭스의 예상은 적중했다. 한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방산주는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방산 대장주’로 자리매김하면서 올해 들어 3월 7일까지 60.6% 상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에 수출할 예정인 레드백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에 수출할 예정인 레드백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투자자 평균 수익률 106%

    올해 국내 방산주 투자자들은 기분 좋게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 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방산 상장지수펀드(ETF) ‘ARIRANG K방산Fn(K방산 ETF)’ 역시 3월 7일까지 18.2% 상승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코스피가 0.3% 하락하는 등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걷는 것과 대비된다. K방산 ETF는 지난해에도 28.2%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18.7%)을 크게 앞질렀다.

    K-방산 ETF의 선전은 K-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활약이 있어 가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시가총액 10조 원 클럽’에 입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러우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계약 체결이 이어진 덕분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9조3660억 원, 7016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러우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4배 가까이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자사를 이용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 1만1263명의 평균 수익률은 3월 5일 기준 106.7%에 달한다. 전체 투자자 중 86.7%가 수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등 전 세계적으로 전쟁 문제가 부각되면서 방산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주 잔고를 늘리는 데 성공하면서 시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꾸준히 수주 잔고를 늘려나가고 있다.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을 시작으로 각국과 수주 계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에는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공급 사업 수주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에 레드백 장갑차 129대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는 3조1649억 원 규모다.

    700조 원 민간우주 시장 노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도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방산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폴란드 정부와 18조 원에 달하는 잔여 수출 물량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K9 308문과 천무 70대가 대상이다. 루마니아 정부와도 1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 23일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1분기 내 루마니아와 계약 규모, 납품 기간 등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올해 매출이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K9 60문 이상, 천무 30대 이상 인도가 가장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민간우주 시장 진출 역시 기대감을 모으는 요소다. 현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이 민간우주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우주선 개발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가 민간업체 중 최초로 달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IB 모건스탠리는 2030년 민간우주 시장 규모가 7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역시 향후 10년간 심우주 탐사에서 핵심인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에 2조132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KSLV-Ⅲ는 개발을 완료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보다 3배 향상된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며, 2032년 달 착륙선 발사에 쓰일 계획이다. 현재 조달청은 이 사업을 맡을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하고 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독으로 참여한 상태라 사실상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를 통해 위성 및 지상체 제조는 물론, 우주서비스 등 우주산업 전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국내 민간우주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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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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