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스타트업 대표로 일하다 보니 여러 직장인이 모여 토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에 관심이 많다. 소비자 니즈를 잘 알아차리는 것이야말로 상품 개발 및 마케팅의 기본이니 말이다.
요즘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최대 논쟁거리이자 관심사는 부동산시장 전망이다. 비관론자는 올해 초 시작된 수도권 아파트 가격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는다. 경제 상황이 2021년에 비해 훨씬 나빠졌는데, 최고가의 90% 혹은 그 이상으로 가격이 회복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이야기다. 반면 낙관론자는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근거로 집값이 더욱더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렇다면 이코노미스트 입장에서 보는 향후 주택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4분기부터 점차 소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한 데다,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2000년 이전 주택시장은 금리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주택은행을 통해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금융권에서 개인이 대출받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와 대기업 연쇄 도산 이후 시중은행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기업대출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속속 가계대출 위주로 전환한 것이다.
금리와 주택시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21년이다. “지금 집값이 가장 싸다”는 이야기가 번지며 강력한 주택 가격 상승이 나타났지만, 그해 8월부터 정책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에 강력한 역풍을 가져왔기 때문이다(그래프1 참조).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그해 9월 상승 탄력이 둔화되기 시작해 2022년 봄부터 전국적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론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억제, 전세 보증 제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그토록 가파르게 오르지 않았다면 2022년 주택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 사태를 겪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 상황은 미국과 다른 면이 있다. ‘그래프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은 주택 가격과 주택 공급이 매우 강한 정(+)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을 기대해 대규모 주택 착공 사업이 시행되고, 반대로 주택시장이 침체될 때는 신축 주택 착공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처럼 십수 년에 걸쳐 주택 공급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상의 요인들을 종합해본다면 올해 4분기 이후 주택시장 여건을 크게 낙관하기 어렵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데다, 일부 지역의 입주 물량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분기부터 반등 국면이 서서히 마무리되는 한편,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출현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요즘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최대 논쟁거리이자 관심사는 부동산시장 전망이다. 비관론자는 올해 초 시작된 수도권 아파트 가격 반등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선을 긋는다. 경제 상황이 2021년에 비해 훨씬 나빠졌는데, 최고가의 90% 혹은 그 이상으로 가격이 회복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이야기다. 반면 낙관론자는 최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근거로 집값이 더욱더 상승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뉴스1]
국채금리 상승, 대출금리 상승 압력 역할
찬반양론이 격렬한 이유는 그만큼 부동산이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7월 기준 전국 아파트 중위 가격은 3억6000만 원,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9억5000만 원이다. 반면 2021년 기준 가계 중위 소득은 연 5000만 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연소득의 약 7배에서 19배에 이르는 부동산을 자기 돈만 가지고 구입 가능한 가계는 극소수에 불과하기에, 주택 가격 동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코노미스트 입장에서 보는 향후 주택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4분기부터 점차 소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한 데다, 시장금리가 상승한 것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2000년 이전 주택시장은 금리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주택은행을 통해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금융권에서 개인이 대출받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와 대기업 연쇄 도산 이후 시중은행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기업대출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은행들이 속속 가계대출 위주로 전환한 것이다.
금리와 주택시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21년이다. “지금 집값이 가장 싸다”는 이야기가 번지며 강력한 주택 가격 상승이 나타났지만, 그해 8월부터 정책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에 강력한 역풍을 가져왔기 때문이다(그래프1 참조).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그해 9월 상승 탄력이 둔화되기 시작해 2022년 봄부터 전국적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론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억제, 전세 보증 제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금리가 그토록 가파르게 오르지 않았다면 2022년 주택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 사태를 겪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금리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면 9월 말 한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 벽을 돌파한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금리 상승은 곧 은행 및 보험사의 조달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대출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금리 상승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9월 20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내 정책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촉발된 점을 감안할 때 금리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024~2025년 수도권 대규모 입주 예정
물론 주택시장 방향을 결정짓는 요인은 금리만이 아니다. 금리가 주택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주택 착공은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주택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미국 주택 가격이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주택 공급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속에서 신축 주택 가격이 전체 주택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한국 상황은 미국과 다른 면이 있다. ‘그래프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은 주택 가격과 주택 공급이 매우 강한 정(+)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을 기대해 대규모 주택 착공 사업이 시행되고, 반대로 주택시장이 침체될 때는 신축 주택 착공이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처럼 십수 년에 걸쳐 주택 공급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2020~2021년 주택 착공 증가의 영향으로 2024~2025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물론 서울은 올해를 고비로 입주 물량이 점차 줄어들지만, 인천과 경기는 지난 20년간의 평균 수준을 넘어서는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 공급 감소 현상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상의 요인들을 종합해본다면 올해 4분기 이후 주택시장 여건을 크게 낙관하기 어렵다.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데다, 일부 지역의 입주 물량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분기부터 반등 국면이 서서히 마무리되는 한편,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출현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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