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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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장밋빛 전망에도 웃지 못하는 현대차

미국 시장서 무서운 성장세… 2분기 영업이익 4조 찍었는데 주가는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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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10-0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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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 분기 영업이익” “영업이익 4조 원 돌파”.

    현대자동차가 7월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을 요약하는 말들이다. 호실적은 통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하반기 현대차 주가는 날개를 달았어야 하지만, 실상은 이때부터 20만 원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현대차를 두고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전환) 우려가 제기돼온 탓이다. 10월 중 발표될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최대지만 2분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스1]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스1]

    재고 증가·전기차 판매 부진

    현대차 주가는 하반기 들어 실적과 따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2분기 실적 발표일인 7월 26일 19만8700원(이하 종가 기준)을 기록하더니, 8월 17일 18만48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10월 4일 19만800원이 됐다(그래프 참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3일~10월 4일 외국인 투자자는 현대차 주식을 약 220만 주(약 4338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이 기간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각각 150만 주(약 2906억 원), 63만 주(약 1309억 원) 순매도했다.

    2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외국인이 현대차 주식에 대한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지만, 기관과 개인이 ‘팔자’를 외치면서 주가가 호실적에 따른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실적-주가 간 탈동조화 현상은 현대차를 비롯해 완성차업계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실적 정점론’에 기인한다. 앞으로는 지금처럼 차가 팔리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재고 자산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 재고 자산은 17조4122억 원으로, 전년 말(14조2912억 원) 대비 약 43.7% 증가했다.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점도 위기의식을 키운다. 현대차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9월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28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실제 현대차의 실적 전망에서도 뚜렷한 성장세가 감지되지 않는다. 10월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9조4752억 원, 영업이익 3조48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25% 늘어난 수치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올해 1~2분기보다 적다. 현대차는 앞서 3조5927억 원(1분기), 4조2379억 원(2분기) 영업이익을 올렸다. 연간 기준으로도 성장이 더딘 모습이다. 현대차의 내년, 내후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4조4113억 원, 14조6125억 원으로 올해 전망치(14조7911억 원)를 밑돈다(표 참조). 당기순이익도 향후 3년간(12조6765억 원, 12조5473억 원, 12조8378억 원)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가파른 성장세 주목”

    다만 현대차의 현 상황을 피크아웃이 아닌 숨 고르기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잖다. 최근 현대차가 미국 완성차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점령해나가고 있어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10월 5일 “모델 믹스(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를 통해 영업이익률을 10%대로 끌어올린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피크아웃을 맞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2024~2025년 미국 내 캐파(생산능력) 증설 전까지 현대차가 더는 성장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현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경쟁이 치열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며 “피크아웃 우려로 주가가 7월 초 이후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이제부터는 견조한 실적 흐름이 반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 총파업에 따른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총파업으로 미국 완성차 빅3 업체(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차가 미국 시장 내 판매량을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현대차의 미국 내 신차 판매량은 6만8961대로, 지난해 같은 달(5만9465대)보다 약 16% 증가했다.

    현대차는 향후 실적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0월 5일 “올해 상반기 재고 자산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고를 평소보다 줄인 데 따른 기저효과”라며 “2024~2025년 미국 공장 완공을 기점으로 생산능력이 확충되면 실적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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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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