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인사 때마다 이동조에 줄대려 안달
● 포스코 회장, 정준양으로 바뀐 내막
● “9개 협력업체 급성장 배경에 이동조 있다”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의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청탁 로비와 함께 2005~2007년 1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차관은 서울시 정무국장이었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브로커 이동율(61·구속) 씨를 통해 박 전 차관에게 3~4차례에 걸쳐 1억 원 상당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 이씨도 검찰에서 “박 전 차관에게 전해달라고 박 전 차관과 가까운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에게 수표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파이시티에서 발행한 100만 원권 수표 20장을 이 회장 측 계좌에서 돈세탁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00년경부터 박 전 차관과 호형호제하며 지낸 경북 포항지역 사업가다. 그는 박 전 차관의 재산관리인, 돈세탁 창구라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4월 28일 이 회장의 포항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정점에 오른 듯하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은 이 회장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동조, 포스코 경영에 관여한다는 소문 돌아
이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전후한 시기에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고 총동창회장과 프로축구팀 포항스틸러스 후원회장을 지내는 등 포항에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온 그는 최근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로도 거론됐다(상자기사 참조).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기계설비업체 제이엔테크는 현 정권 출범 이후 사세가 급성장했다. 2000년 조은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이름을 제이엔테크로 바꿨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25억 원과 27억 원에 그치던 회사 매출은 2008년 100억 원, 2010년 226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늘어난 매출액은 대부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 발생했다. 포스코건설 측에 따르면, 제이엔테크는 2008년 1월 포스코건설 협력업체로 등록됐고, 같은 해 1월 4일 6억8000만 원 상당의 사업권을 처음으로 따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07년 6월 기준 시공능력이 전국 순위 30% 안에 들고 신용등급이 BB 이상이어서 협력업체 등록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포항지역에서는 이 회장이 포스코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협력회사들이 포스코에서 사업을 따내는 데 그가 영향력을 행사해줄 뿐 아니라 포스코그룹 인사에도 깊숙이 간여한다는 소문이었다. 포스코의 한 전직 임원은 “인사 때가 되면 이동조 회장을 만나려고 포스코 임원들이 줄을 섰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 한 전직 임원도 “이동조 회장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해를 풀려고 찾아가 만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 포스코 협력회사 대표는 “이 정권 출범 이후 이 회장이 주재한 모임에는 협력업체 대표 수십 명이 참석하곤 했다. 그를 통해야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주간동아’는 박 전 차관과 이 회장의 관계, 포스코를 둘러싼 각종 소문과 의혹을 확인하려고 전·현직 포스코 임원을 상대로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이 회장의 구실과 관련한 여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박 전 차관이 2008~2009년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할 당시 이 회장과 함께 포스코 회장 후보를 만났다는 사실도 최초로 확인했다.
2009년 4월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발언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박 전 차관과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우 의원은 “박 국무차장과 천 회장이 2009년 1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선임을 결정한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전, 정 회장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접촉하는 등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2009년 4월 21일 열린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들을 만난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청와대 의중으로 뒤바뀐 인사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기업이 됐다. 만일 정권 핵심 실세인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을 당시 박 전 차관은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에서 물러난 이후여서 아무런 공식 직책도 없었다. 그는 포스코 임원을 접촉하던 2009년 1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에 임명돼 공직에 복귀했다.
당시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후보 등 전·현직 임원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정확히 확인된 바 없다. 우 의원의 문제제기 이후 민주당은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주간동아는 이번 취재 과정에 복수의 포스코 측 인사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포스코 임원은 당시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후보 등을 만난 것을 두고 “분명한 면접이었다. 정권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을 잘 들을 사람인지를 파악하려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시 박 전 차관을 만난 포스코 인사들을 통해 모두 확인한 내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직 임원도 “당시 회장 후보였던 윤석만 사장 등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얘기를 들은 바 있다. 당시 박 전 차관의 태도는 아주 분명했다고 들었다”고 확인했다.
박 전 차관이 당시 가장 먼저 접촉한 사람은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었다. 2008년 11월 8일(우 의원은 11월 5일이라 주장) 서울 강남에 자리한 오크우드호텔 일식당 적송(赤松)이 만남 장소였다. 윤 전 사장은 포스코 서울사무소장을 대동했고, 박 전 차관은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과 함께 나왔다. 저녁 7시에 시작된 식사 겸 인터뷰 자리는 두 시간 후 끝났다. 윤 전 사장은 이날 면접을 본 뒤 측근들에게 “박 전 차관과 정식으로 인터뷰했다”고 말했다.
12월 24일 박 전 차관은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에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부부와 식사를 했다. 당시 박 명예회장은 박 전 차관에게 “차기 회장은 윤석만 사장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 사장은 박 명예회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을 만난 뒤 박 명예회장 부부는 윤 사장에게 “박 전 차관에게 인사해두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의 한 측근은 “박 명예회장님의 뜻을 내가 윤 사장에게 전했다. 박 전 차관에게 돈을 갖다 주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윤 사장은 그런 일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도 박 전 차관을 만났다. 12월 30일 정 사장은 윤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도 최근 박영준과 면담했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12월 31일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자신의 공관으로 윤 사장을 불렀다. 그 자리에서 이구택 회장은 윤 사장에게 “차기 회장으로 당신을 추천할 테니 준비하라”고 말했다.
며칠 후인 1월 7일(우 의원 주장), 박 전 차관은 이구택 회장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청와대 의중”이라며 “포스코 회장은 정준양 사장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당시 자리에는 경기고 출신으로 대우 사장을 지낸 장모 씨가 동석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포스코 관계자의 말이다.
윤석만 상임고문 “지난 일 왈가왈부 안 해”
“조찬을 마치고 돌아온 이구택 회장이 윤석만 사장을 불렀어요. 그리고 박 전 차관의 얘기를 전했습니다. ‘원래 당신이었는데 청와대가 정준양 사장으로 낙점했다’고. 청와대 측이 아주 단호하다고. 그 말을 듣고 윤 사장이 이구택 회장에게 심하게 대들었어요. 이구택 회장은 결국 윤 사장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합니다. 가까운 후배가 너무 심하게 대드니까 놀랐겠죠.”
이 날의 일에 대해 2009년 당시 우 의원은 “박 전 차관과 조찬을 한 이구택 회장이 다음 날 윤 사장에게 전화해 ‘차기 포스코 회장은 정준양’이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의 사정을 잘 아는 전직 포스코 임원은 “하여튼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한 뒤부터 포스코 주변에서 이동조 회장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 사람을 통해야 일이 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2008년 11월 박 전 차관이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인터뷰했을 당시 이동조 회장이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석만 포스코건설 상임고문은 “포스코에 평생을 몸담았던 내가 지난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포스코 회장, 정준양으로 바뀐 내막
● “9개 협력업체 급성장 배경에 이동조 있다”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의 이정배(55) 전 대표로부터 청탁 로비와 함께 2005~2007년 1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차관은 서울시 정무국장이었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정배 전 대표로부터 “브로커 이동율(61·구속) 씨를 통해 박 전 차관에게 3~4차례에 걸쳐 1억 원 상당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로커 이씨도 검찰에서 “박 전 차관에게 전해달라고 박 전 차관과 가까운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에게 수표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파이시티에서 발행한 100만 원권 수표 20장을 이 회장 측 계좌에서 돈세탁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00년경부터 박 전 차관과 호형호제하며 지낸 경북 포항지역 사업가다. 그는 박 전 차관의 재산관리인, 돈세탁 창구라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4월 28일 이 회장의 포항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정점에 오른 듯하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사건은 이 회장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동조, 포스코 경영에 관여한다는 소문 돌아
이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전후한 시기에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고 총동창회장과 프로축구팀 포항스틸러스 후원회장을 지내는 등 포항에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해온 그는 최근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후보로도 거론됐다(상자기사 참조).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기계설비업체 제이엔테크는 현 정권 출범 이후 사세가 급성장했다. 2000년 조은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정권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이름을 제이엔테크로 바꿨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25억 원과 27억 원에 그치던 회사 매출은 2008년 100억 원, 2010년 226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늘어난 매출액은 대부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 발생했다. 포스코건설 측에 따르면, 제이엔테크는 2008년 1월 포스코건설 협력업체로 등록됐고, 같은 해 1월 4일 6억8000만 원 상당의 사업권을 처음으로 따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07년 6월 기준 시공능력이 전국 순위 30% 안에 들고 신용등급이 BB 이상이어서 협력업체 등록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포항지역에서는 이 회장이 포스코 경영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협력회사들이 포스코에서 사업을 따내는 데 그가 영향력을 행사해줄 뿐 아니라 포스코그룹 인사에도 깊숙이 간여한다는 소문이었다. 포스코의 한 전직 임원은 “인사 때가 되면 이동조 회장을 만나려고 포스코 임원들이 줄을 섰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포스코건설 한 전직 임원도 “이동조 회장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해를 풀려고 찾아가 만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 포스코 협력회사 대표는 “이 정권 출범 이후 이 회장이 주재한 모임에는 협력업체 대표 수십 명이 참석하곤 했다. 그를 통해야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주간동아’는 박 전 차관과 이 회장의 관계, 포스코를 둘러싼 각종 소문과 의혹을 확인하려고 전·현직 포스코 임원을 상대로 취재했다. 그 과정에서 이 회장의 구실과 관련한 여러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박 전 차관이 2008~2009년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할 당시 이 회장과 함께 포스코 회장 후보를 만났다는 사실도 최초로 확인했다.
2009년 4월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발언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박 전 차관과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우 의원은 “박 국무차장과 천 회장이 2009년 1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선임을 결정한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전, 정 회장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접촉하는 등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2009년 4월 21일 열린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들을 만난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청와대 의중으로 뒤바뀐 인사
한 행사에 참석한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가운데).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민간기업이 됐다. 만일 정권 핵심 실세인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했을 당시 박 전 차관은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에서 물러난 이후여서 아무런 공식 직책도 없었다. 그는 포스코 임원을 접촉하던 2009년 1월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차관급)에 임명돼 공직에 복귀했다.
당시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후보 등 전·현직 임원을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정확히 확인된 바 없다. 우 의원의 문제제기 이후 민주당은 조사위원회를 꾸리기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주간동아는 이번 취재 과정에 복수의 포스코 측 인사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포스코 임원은 당시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후보 등을 만난 것을 두고 “분명한 면접이었다. 정권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을 잘 들을 사람인지를 파악하려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시 박 전 차관을 만난 포스코 인사들을 통해 모두 확인한 내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직 임원도 “당시 회장 후보였던 윤석만 사장 등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얘기를 들은 바 있다. 당시 박 전 차관의 태도는 아주 분명했다고 들었다”고 확인했다.
박 전 차관이 당시 가장 먼저 접촉한 사람은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었다. 2008년 11월 8일(우 의원은 11월 5일이라 주장) 서울 강남에 자리한 오크우드호텔 일식당 적송(赤松)이 만남 장소였다. 윤 전 사장은 포스코 서울사무소장을 대동했고, 박 전 차관은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과 함께 나왔다. 저녁 7시에 시작된 식사 겸 인터뷰 자리는 두 시간 후 끝났다. 윤 전 사장은 이날 면접을 본 뒤 측근들에게 “박 전 차관과 정식으로 인터뷰했다”고 말했다.
12월 24일 박 전 차관은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에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부부와 식사를 했다. 당시 박 명예회장은 박 전 차관에게 “차기 회장은 윤석만 사장으로 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 사장은 박 명예회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을 만난 뒤 박 명예회장 부부는 윤 사장에게 “박 전 차관에게 인사해두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의 한 측근은 “박 명예회장님의 뜻을 내가 윤 사장에게 전했다. 박 전 차관에게 돈을 갖다 주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윤 사장은 그런 일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도 박 전 차관을 만났다. 12월 30일 정 사장은 윤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도 최근 박영준과 면담했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12월 31일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자신의 공관으로 윤 사장을 불렀다. 그 자리에서 이구택 회장은 윤 사장에게 “차기 회장으로 당신을 추천할 테니 준비하라”고 말했다.
며칠 후인 1월 7일(우 의원 주장), 박 전 차관은 이구택 회장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청와대 의중”이라며 “포스코 회장은 정준양 사장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당시 자리에는 경기고 출신으로 대우 사장을 지낸 장모 씨가 동석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포스코 관계자의 말이다.
윤석만 상임고문 “지난 일 왈가왈부 안 해”
“조찬을 마치고 돌아온 이구택 회장이 윤석만 사장을 불렀어요. 그리고 박 전 차관의 얘기를 전했습니다. ‘원래 당신이었는데 청와대가 정준양 사장으로 낙점했다’고. 청와대 측이 아주 단호하다고. 그 말을 듣고 윤 사장이 이구택 회장에게 심하게 대들었어요. 이구택 회장은 결국 윤 사장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합니다. 가까운 후배가 너무 심하게 대드니까 놀랐겠죠.”
이 날의 일에 대해 2009년 당시 우 의원은 “박 전 차관과 조찬을 한 이구택 회장이 다음 날 윤 사장에게 전화해 ‘차기 포스코 회장은 정준양’이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의 사정을 잘 아는 전직 포스코 임원은 “하여튼 박 전 차관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한 뒤부터 포스코 주변에서 이동조 회장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그 사람을 통해야 일이 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말했다.
2008년 11월 박 전 차관이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인터뷰했을 당시 이동조 회장이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석만 포스코건설 상임고문은 “포스코에 평생을 몸담았던 내가 지난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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