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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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선 여론조사 결과에 담긴 숨은 1인치  ⓫

TK 정당 지지율 한국당 1위 탈환의 의미

보수 결집 본격화 가능성…TV토론 이후 안철수 지고 홍준표 뜨고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ankangyy@hanmail.net

    입력2017-04-28 17: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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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대구·경북(TK)은 깊은 침묵 속의 외로운 섬이다. 전국이 대선으로 시끌벅적하지만 대구·경북은 조용하다. 대선후보 얘기도, 선거 전망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여론조사 응답률도 전국 평균의 절반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여론조사에 대한 불편한 기색마저 숨기지 않는다. 충청은 여론조사 결과가 종종 빗나가는 지역이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구·경북이 그렇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구속이 던진 충격이 그렇게 만들었다.

    대선이 열흘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다. 대구·경북도 조금씩 침묵에서 깨어나고 있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이 대구·경북에서 1위를 탈환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 지지율도 20% 전후로 2배 이상 올랐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대구·경북의 보수 회귀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열흘 만에 정당 지지 3위에서 1위로 수직 상승

    4월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한국당 정당 지지율은 8.0%에 그쳤다. 국민의당이 27.0%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21.0%를 나타냈다. 24일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한국당은 27.7%를 획득했다. 단 열흘 만에 3배 이상 뛰며 3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민주당은 21.5%로 큰 변화가 없었다. 국민의당은 8.9%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민의당에서 빠진 지지율이 고스란히 한국당으로 옮겨간 것이다(그래프 참조). 4월 26일 한국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한국당이 18.4%를 얻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보다는 낮았지만 역시 1위를 탈환했다. 민주당이 16.9%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14.9%로 3위였다. 대구·경북에서 홍준표 대선후보의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4월 1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서 홍 후보 지지율은 8.0%에 머물렀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48.0%로 1위를 나타냈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25.0%로 2위였다. 4월 2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 홍 후보는 22.3% 지지율을 획득해 2위로 올라섰다. 안 후보가 31.0%를 기록해 1위였고 문 후보는 20.5%였다. 4월 26일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후보의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 홍 후보 지지율은 18.3%로 나타났다. 3위였지만 2위인 문 후보 지지율 19.8%와 차이가 거의 없었다. 안 후보 지지율은 33.1%로 여전히 1위였지만,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TK, TV토론 평가 안철수 최하위

    홍 후보 지지율이 대구·경북에서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정적 원인으로 TV토론이 꼽힌다. 홍 후보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직전인 4월 13일 1차 TV토론이 열렸다. 2차 TV토론은 19일, 3차 TV토론은 23일에 있었다. 홍 후보는 TV토론에서 안 후보와 함께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4월 25일 매일경제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홍 후보가 TV토론을 잘했다’는 응답은 6.9%, ‘안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은 10.3%로 나타났다. 4월 24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후보가 TV토론을 잘했다’는 응답은 6.7%, ‘안 후보가 잘했다’는 응답은 9.0%였다.

    홍 후보와 안 후보의 TV토론 평가에는 매우 특이한 점이 있다. 대구·경북에서는 TV토론 평가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매일경제신문 여론조사 결과에서 ‘홍 후보가 TV토론을 잘했다’는 응답은 12.7%로, 안 후보의 7.0%를 크게 앞섰다.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홍 후보는 13.4%를 얻었다. 이에 비해 안 후보는 6.1%에 그쳤다. 홍 후보가 안 후보보다 2배 이상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다.

    TV토론이 있기 전까지 대구·경북에서는 ‘문재인만 아니라면 안철수도 상관없다’는 여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문 후보 대항마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카드를 저울질해왔다.

    두 카드가 모두 사라지면서 문 후보 대항마로 안 후보를 잠정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낮은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TV토론의 작은 차이가 대구·경북의 대선지형을 바꾸고 있다. 홍 후보는 TV토론을 가장 못했다고 평가받았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안 후보를 제쳤다. 안 후보 대안론을 떠받치던 대구·경북은 대선후보 결정을 미루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보수성향의 대선후보를 결정할 때 큰 구실을 해왔다.

    이렇게 결정된 대선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부산·경남, 대전·충청, 60세 이상 등으로 지지세가 확산되는 경로를 밟았다. 홍 후보가 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홍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앞으로 계속될 수 있을까. 이는 안 후보 지지율과 연동돼 있다. 안 후보가 남은 선거운동 기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보수층의 홍 후보 쏠림 현상은 가속화할 수 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면 굳이 안 후보를 지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홍 후보는 안 후보와 2위 경쟁도 가능하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대통합 유력 야당주자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6.1%를 득표했다. 당시 정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15% 수준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홍 후보의 득표율이 30%에 근접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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