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은 모두가 교육전문가라는 말이 있다. 대학 입시와 관련해 저마다 의견이 다르고 해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을 늘려야 한다, 정시모집을 늘려야 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 가장 합리적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더 공평하다 등등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만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실 학생부종합전형은 취지대로만 운영된다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릴 수 있고, 단순히 암기능력에 따라 한 줄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지식 활용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전형 방법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스무 살도 안 된 학생들이 학교 울타리 안에서 자신의 꿈과 끼를 찾기 어렵고, 지식 활용능력을 말처럼 공평하게 평가하는 일도 쉽지 않다. 수능이 더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입시제도에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학부모들이지만 자기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마다 태도를 바꾼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제도가 달라져도 변함없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기주도학습’이다.
△자율학습과 자기주도학습은 다르다.
휴일과 명절 기간 내내 학교 도서관을 벗어나지 않고 혼자 자율학습을 했다고 자기주도학습을 잘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자기주도학습이란 자기 수준을 정확히 파악한 후 목표 설정, 계획, 실행, 점검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다. 실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말고 언제든, 누구에게든 도움을 받는다. 교사에게 물어볼 수도 있고, 인터넷강의를 들을 수도 있으며, 별도 과외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최대한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먼저고, 정말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외부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수업을 듣는 것만으로 내 것이 될 수 없다.
학습은 배운 내용을 익히는 것이다. 배우는 것,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는 절대 학습이 될 수 없다. 배운 것(學)은 계속 반복해야 내 것이 된다. 날갯짓을 100번 해야 습(習)이 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많은 학생의 일과표를 보면 수업의 연속이다. 학교에서 짜준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듣고, 하교 후 학원으로 직행해 늦은 밤까지 또 수업을 듣는다. 그것도 모자라 틈틈이 인터넷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많이 했다고 위안을 삼는다. 그렇게 수업을 듣기만 한다고 부족한 기초 실력이 다져질까. 이는 마치 목이 마른 학생이 하루 종일 물이 가득 든 물통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과 같다. 한 모금이라도 그 물을 마셔야 갈증이 해소된다. 자기주도학습은 물통에 가득 찬 물을 자기 컵에 옮겨 마시는 행위와 같다. 수능까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초조함과 눈앞의 성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학원과 과외라는 지름길만 찾다 보면 스스로 기초를 닦을 기회를 또 놓친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자. 수업이 아닌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고3은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찾아 채워가는 과정이다.
1~2학년은 모르는 부분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학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업을 듣고 나면 그 내용을 소화해 완벽하게 체득해가는 것이다. 일정 수준에 올라서면 더 높은 단계를 위해 수업을 듣고 또다시 그 수준에 오른다. 3학년은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이전에 공부했던 내용 가운데 모르는 부분을 찾아내고 채워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3학년 때 자기주도학습이 더욱 중요하다. 수학을 잘한다는 학생에게 미분이 무엇인지, 적분이 무엇인지, 우리가 왜 그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물으면 당황한다. 기계적으로 문제 풀기에만 바빴지 한 번도 그런 생각을 정리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의 기본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내신, 수능, 논술, 면접이 한꺼번에 해결된다.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양계장의 닭을 보고 군침을 흘리지는 않는다. 하루 종일 ‘먹방’(먹는 방송)을 들여다봐도 자신의 허기는 채워지지 않는 법이다. 4월이 시작됐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수험생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