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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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장에도 ‘펫테크’ 바람

[Pet♥ Signal]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결합해 반려동물 이상 징후와 행동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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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입력2023-09-1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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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시장에도 ‘펫테크’ 바람이 거세다. 펫테크란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반려동물 관련 상품 및 서비스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결합한 것을 의미한다. 반려동물 사육과 관련된 ‘연관 산업’ 분야는 크게 펫테크, 펫헬스케어, 펫푸드, 펫서비스로 구성된다. 이 중 세계 펫테크 시장은 지난해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2.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핵심 펫산업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분야별 성장률 추정치는 펫서비스 9.1%, 펫헬스케어 7.7%, 펫푸드 6.1%다.

    반려인의 관심을 끄는 펫테크 분야는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셀프케어 서비스다. 과거에는 외부에서도 집에 혼자 남은 반려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홈카메라나 사료를 자동으로 주는 급식기처럼 반려동물 돌봄에 중점을 둔 펫테크 플랫폼과 상품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AI가 반려동물의 이상 징후나 행동을 분석하고, 유전자를 검사해 질병을 예측하는 등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방식으로 서비스 영역이 넓어졌다.

    눈·걸음걸이 촬영해 이상 징후 발견

    티티케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동물의 눈과 피부, 걸음걸이를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분석해 해당 부위의 이상 징후를 알려준다. [에이아이포펫 제공]

    티티케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려동물의 눈과 피부, 걸음걸이를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분석해 해당 부위의 이상 징후를 알려준다. [에이아이포펫 제공]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 ‘에이아이포펫’이 운영하는 ‘티티케어’는 AI 기반 반려동물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다. 국내 최초로 ‘동물용 의료기기 의료 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로 등록됐고,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에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앱을 이용해 반려동물의 눈과 피부, 걸음걸이를 촬영하면 AI가 분석해 해당 부위의 이상 징후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셀프로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문제가 발견됐지만 병원에 가기 힘든 시간이나 상황이라면 티티케어 앱의 온라인 전문가 상담 서비스 ‘티티케어 클리닉’을 통해 조언을 들을 수 있다. 티티케어 클리닉에 상담을 접수하면 건강, 행동, 영양 등 상담 분야에 맞춰 수의사나 훈련사, 영양사가 실시간 채팅으로 고민에 대한 답을 해준다. 에이아이포펫은 1월 미국 2개 병원과 제휴를 맺고 미국에서도 티티케어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7개 병원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8월에는 미국의 주요 펫 어워드 중 하나인 ‘2023 펫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올해의 펫 케어 솔루션’ 부문을 수상했다.

    펫테크 스타트업 ‘펫페오톡’이 선보이는 ‘도기보기’는 AI 기반 행동분석 펫 폐쇄회로(CC)TV 서비스다. 스마트폰 공기기를 펫 CCTV로 활용하는 방식인데, 남는 스마트폰에 도기보기 앱을 설치하고 QR코드를 스캔해 연동한 뒤 반려동물이 잘 보이는 위치에 설치하면 반려동물 모습을 실시간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행동을 자동으로 녹화해주고, 녹화된 영상을 기반으로 활동량, 짖음과 하울링, 영역 감지 등에 관한 행동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행동언어를 파악해 적절한 케어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집에 혼자 남은 반려동물에게 불안 및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들려줄 수도 있다. 펫페오톡은 3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됐다.

    AI 기반 행동분석 펫 폐쇄회로(CC)TV 서비스인 펫페오톡의 ‘도기보기’. [펫페오톡 제공]

    AI 기반 행동분석 펫 폐쇄회로(CC)TV 서비스인 펫페오톡의 ‘도기보기’. [펫페오톡 제공]

    반려동물 행동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도

    반려동물의 유전자를 검사해 건강관리를 돕는 서비스도 화제다. 인위적 교배가 많은 반려동물은 유전병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일례로 개의 경우 약 35%가 유전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펫테크 스타트업 ‘피터페터’는 강아지용 유전자 분석 서비스 ‘도그마’와 고양이용 서비스 ‘캣터링’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 연구진과 수의사가 개발해 만든 홈케어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유전자 검사 키트를 구입해 집에서 반려동물의 구강세포를 채취한 뒤 밀봉해 피터페터 앱으로 회송 신청해 보내면 2~4주 후 맞춤형 건강관리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비용은 도그마 베이직(유전자 검사 항목 20개) 11만8000원, 캣터링 베이직(검사 항목 10개) 11만8000원이다.



    피터페터는 고양이 유전자를 분석해볼 수 있는 홈케어 서비스 ‘캣터링’을 운영하고 있다. [피터페터 제공]

    피터페터는 고양이 유전자를 분석해볼 수 있는 홈케어 서비스 ‘캣터링’을 운영하고 있다. [피터페터 제공]

    세계적 펫테크 흐름에 발맞춰 정부도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8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대책’을 통해 펫테크, 펫푸드, 펫헬스케어, 펫서비스를 4대 주력 산업으로 선정한 뒤 맞춤형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펫테크의 경우 농식품 첨단기술 분야로 지정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기업이 시장 모델을 분석·다각화하도록 동물등록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관련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AI-HUB’에 반려동물 피부·안구질환 데이터, 반려동물 구분 영상 데이터 등이 구축돼 있는데, 현장 수요에 따라 학습용 데이터를 확대할 방침이다.



    강현숙 기자

    강현숙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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