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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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지수 편입으로 불붙은 에코프로 2차 공매도 전쟁

해외 기관투자자 매수세와 공매도 세력 간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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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입력2023-09-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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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프로 홈페이지, 자료| 네이버증권]

    [에코프로 홈페이지, 자료| 네이버증권]

    ‘1조5517억 원.’

    9월 11일 기준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 금액이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통계에 따르면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8월 31일(1조7086억 원) 이래 줄곧 1조 원 중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표 참조). 앞서 8000억 원대를 나타내던 잔고 금액이 8월 31일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급증한 것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가 늘자 에코프로 주가는 9월 7일 장중 100만 원이 붕괴되더니, 9월 11일(98만 원)부터는 종가 기준으로도 100만 원을 밑돌고 있다(그래프 참조). 이에 에코프로 온라인 종목토론실에서는 “공매도 세력과 2차 전쟁이 시작됐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공매도 잔고 1조5000억 상회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 증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재조정 시기와 연관이 있다. MSCI 지수는 연 4회(2·5·8·11월) 지수 구성 종목을 세부 조정하는 정기 변경을 진행하는데, 8월 11일 정기 변경에서 에코프로의 지수 편입이 결정됐다. 통상 MSCI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자의 패시브 자금(시장지수를 따라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자금)이 들어온다.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수 편입 효력 발생일 (9월 1일) 전날인 8월 31일을 끝으로 자금 유입이 모두 마무리돼 이날부터 공매도 잔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더는 주가 상승을 이끌 이벤트가 없다는 공매도 세력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패시브 자금과 공매도 잔고를 모두 포함하는 기관투자자의 거래실적에서 확인된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8월 11~30일 기관은 에코프로를 799억 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7651억~9229억 원으로 1조 원을 넘지 않았다. 그러다 8월 31일 기관이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로 돌아섰고, 9월 11일까지 363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1조5000억 원을 웃돌았다. 대규모 공매도가 기관 매도세를 이끈 것이다.

    “10월까지 치킨게임 할 것”

    이처럼 ‘2차 공매도 전쟁’은 기관끼리 전선이 형성돼 매도와 매수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또 MSCI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은 끝났지만, 에코프로는 8월 3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글로벌 지수 대형주에도 추가로 편입됐다. FTSE 지수 효력 발생일은 9월 18일인데,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15일까지 관련 해외 기관투자자의 패시브 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실제로 9월 12~13일 기관은 에코프로를 각각 426억, 176억 원 순매수했다. 양일간 공매도를 넘어서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매수로 전환이 나타난 것이다.



    패시브 자금을 구원투수로 삼는 개인투자자도 화력을 더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8월까지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대거 내놓았다. 그러다 최근 공매도가 쏟아지자 다시 “사자”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8월 한 달간 에코프로를 9491억 원 순매도했다. 그러다 9월 1일 매수로 돌아서, 9월 1~11일 1610억 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개인투자자가 에코프로에 대해 가장 강력한 매수세를 보인 5월에 비해서는 현저히 힘이 빠졌다는 시각이 많다. 5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는 에코프로를 4248억 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떠받쳤다.

    전문가들은 에코프로를 둘러싼 공매도 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9월 13일 “패시브 자금과 관계없이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며 “개인투자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10월 중순 에코프로의 코스피200 종목 편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패시브 자금이 공매도 잔고를 상쇄하면서 주가를 90만 원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90만 원, 나아가 80만 원 선이 깨지면 개인투자자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누가 먼저 무너지고 밀릴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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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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