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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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의 끝” 두바이 초특급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 완공한 쌍용건설

레고블록 닮은 독특한 외양… “해외 고급 건축 시공 실적 1위 위상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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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03-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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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건설이 2월 완공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아틀란티스 더 로열 호텔. [쌍용건설 제공]

    쌍용건설이 2월 완공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아틀란티스 더 로열 호텔. [쌍용건설 제공]

    “럭셔리의 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 초대형 레고블록을 연상케 하는 호텔이 모습을 드러내자 각국 누리꾼이 보인 반응이다. 이 호텔은 해외 고급 건축 시공 실적 1위 기업 쌍용건설이 2월 완공한 ‘아틀란티스 더 로열(Atlantis The Royal)’이다. 공사비만 1조5500억 원이 들어간 초특급 호텔로, 990여㎡ 스위트룸의 하루 숙박비가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 모양으로 휜 독특한 비정형 외관을 가진 이 호텔은 향후 두바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설계에만 14개국 컨설턴트 참여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통합 브랜드인 ‘더 플래티넘’으로 친숙한 쌍용건설은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해외 각국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고급 건축을 연이어 수주해 전 세계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덕택이다. 디테일과 스케일에 두루 강하다는 게 쌍용건설의 강점이다. 해외 반응도 뜨거워 ‘해외 고급 건축 시공 실적 1위 건설사’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UAE,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쌍용건설의 주요 고객 국가다.

    아틀란티스 더 로얄 호텔 야경. [쌍용건설 제공]

    아틀란티스 더 로얄 호텔 야경. [쌍용건설 제공]

    쌍용건설은 2월 중순 1조5500억 원 규모의 초특급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을 완공해 특급 호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틀란티스 더 로열은 44층 높이의 호텔 3개 동(795개 객실)과 39층 높이의 최고급 레지던스 3개 동(231가구)으로 이뤄졌다. 80m 높이에 설치된 1300t 넘는 스카이브리지가 호텔과 레지던스를 이어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스카이 풀(인피니티 풀)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초호화 풀을 포함해 호텔 내 수영장만 94개다. 단독 인피니티 풀을 갖춘 펜트하우스도 있다. 모든 객실에서 두바이의 걸프만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5년 세계적인 국부펀드이자 당시 쌍용건설의 최대주주였던 두바이투자청(ICD) 발주로 시작됐다. 쌍용건설은 프로젝트 주관사로 참여해 같은 해 12월 벨기에 건설사 베식스와 공동으로 사업을 수주했다. 베식스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할리파(828m) 시공을 담당한 세계적인 건설사다.



    건축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아틀란티스 더 로열은 복잡한 구조 탓에 설계 단계부터 전 세계 컨설턴트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쌍용건설의 조율 아래 14개국 54개 컨설턴트가 머리를 맞대 설계를 마쳤지만 건설은 또 다른 문제였다. 쌍용건설과 공동 시공을 맡은 베식스의 임원들마저 “부르즈 할리파 시공보다 더 어려운 현장”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현장소장을 맡은 한승표 쌍용건설 상무는 “레고 모양의 블록을 모두 유선형으로 휘게 한 건축물 시공 사례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아틀란티스 더 로열은 외벽 마감용으로 붙이는 3만3000개 패널이 모두 유선형인 복잡한 구조다. 공사 도중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사 기간이 2년가량 연장되는 등 예상치 못한 난관도 있었지만 두 노련한 건설사가 손을 맞잡은 덕분에 공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1세기 건축 기적을 이룬 쌍용건설

    쌍용건설이 2003년 완공한 두바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 [쌍용건설 제공]

    쌍용건설이 2003년 완공한 두바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 [쌍용건설 제공]

    쌍용건설과 두바이의 인연은 깊다. 쌍용건설은 2000년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스 호텔’을 지으며 두바이에 첫발을 내디뎠다.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스 호텔은 높이가 309m에 달해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호텔’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쌍용건설은 이어 2003년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준공하면서 ‘두바이 3대 호텔’ 중 2개를 건축하는 저력을 보였다. 그리고 올해 초고난도 건축물인 아틀란티스 더 로열을 완공해 쌍용건설과 두바이의 신뢰관계는 더욱 두터워졌다는 후문이다.

    쌍용건설이 독특한 구조의 고급 건축물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싱가포르에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완공하며 고급 건축의 강자임을 전 세계에 증명한 바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150m에 달하는 인피니티 풀로 유명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1일 깜짝 방문하는 등 각국 유명인이 찾는 싱가포르 명소다.

    “중동서 적극 수주 나설 계획”

    쌍용건설이 2010년 완공한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쌍용건설 제공]

    쌍용건설이 2010년 완공한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 [쌍용건설 제공]

    무엇보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入’형의 독특한 외양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모셰 샤프디가 카지노의 카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는데,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더 기울어진 구조(52도) 때문에 건축이 가능할지를 두고 설왕설래했을 정도다. 설계를 맡았던 샤프디마저 훗날 “설계대로 지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쌍용건설은 기울어진 호텔 건축물 위로 축구장 2개 크기의 ‘스카이파크’를 올렸는데, 스카이파크는 무게만 6만t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축적한 첨단 건축 기술과 풍부한 현장 경험이 쌍용건설이 고난도 고급 건축을 연이어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쌍용건설은 2006년 3D 설계 시스템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건축정보모델링)을 도입하는 등 고품질 시공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BIM은 가상현실(VR) 환경에서 사전시공이 가능해 시공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쌍용건설은 2018년 빌딩스마트코리아가 주관한 ‘BIM Awards’에서 협회장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쌍용건설은 친환경 건축 부문에서도 일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다. 2012년 친환경 설계 방식이 적용된 싱가포르의 최고급 호텔 ‘W호텔’을 지은 저력이 있다. 해안선을 따라 파도가 치는 듯한 독특한 외양을 가진 호텔로, 세계 3대 친환경 인증 중 하나인 싱가포르 건설청(BCA) 그린마크의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싱가포르 건설청 품질평가에서 호텔 부문 최고 점수인 97점을 받는 등 현지 반응이 좋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세계적인 특급 호텔로 손꼽히는 아틀란티스 더 로열 준공으로 해외 고급 건축 시공 실적 1위 건설사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이 여세를 몰아 두바이 등 중동에서 고급 건축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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