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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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에서도 화두는 인공지능

MS·SKT·KT가 주도한 ‘MWC 2023’… 로봇·6G 기술 혁신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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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3-03-0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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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센 가운데 2월 27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통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AI였다. 정보통신기술(ICT)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MWC에는 세계 160여 개국에서 20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미래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현지 관계자들이 SK텔레콤 전시관에서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크기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을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최혁중 기자(동아DB 제공)]

    현지 관계자들이 SK텔레콤 전시관에서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크기의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을 체험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최혁중 기자(동아DB 제공)]

    한 방문객이 열화상 기술로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화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한 방문객이 열화상 기술로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화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챗봇형 검색 서비스 MS ‘빙’

    그중 AI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 SK텔레콤(SKT), KT였다. 챗GPT 개발사인 미국 오픈AI에 12조 원을 투자한 MS는 개막 전부터 MWC에서 챗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프로메테우스를 탑재한 AI 검색 서비스의 공개를 알려 관심을 모았다. 챗봇형 검색 서비스 ‘빙’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MS는 “방문객은 바르셀로나에서 교통 정보와 식당 추천을 받기 위한 오픈AI 기반의 빙 챗봇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T는 이번 MWC를 계기로 통신회사가 아닌 ‘AI 컴퍼니’로의 전환 계획을 알렸다. 유영상 SKT 사장은 개막 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를 강조하며 고객·기술, 시공간, 산업(AIX), 코어 BM, 환경·사회적책임·투명한 지배구조(ESG) 등 5대 영역에서 AI 서비스 구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SKT는 ‘AI가 이끄는 미래 ICT 기술’을 주제로 AI, UAM(도심항공교통), 6G 등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AI와 관련해서는 오래된 정보를 기억해 사용자와의 대화에 활용하는 장기 기억 기술과 사진, 음성 등 복합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멀티모달’ 시스템이 적용된 AI 서비스 ‘에이닷’을 비롯해, AI 서비스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사피온’, 스마트 시티와 교통 영역에 활용 가능한 AI 기반 위치 분석 플랫폼 ‘리트머스’,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진단을 돕는 의학 AI ‘엑스칼리버’ 등을 공개했다.

    SKT ‘AI to Everywhere(AI를 모든 곳에)’

    가장 인기를 모은 것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서비스에 AI를 더한 UAM 기체였다. SKT는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를 기반으로 실물 크기의 UAM 모형 기체를 설치했다. 이 모형 기체에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해 2030년의 서울과 부산을 비행하는 체험을 제공했고 관람객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유영상 사장은 “이전에는 UAM 체험 후 무섭다고 말하는 이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실성을 고려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KT는 AI 반도체, 로봇,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등 다양한 DX(디지털전환) 기술을 공개했다. AI와 관련해서는 초거대 AI ‘믿음’을 소개했다. 믿음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하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목표는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린 코너는 케이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 AI가 평가해주는 ‘메타댄스’ 서비스였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보면서 춤 동작과 자세 정보를 AI가 추정하고 특징 데이터를 추출해 사용자와 안무가의 동작 유사도 및 활동량을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6G 기술이 가져올 미래

    KT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실외 배송로봇(Delivery Robot)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KT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실외 배송로봇(Delivery Robot)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 방문객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현실(VR)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한 방문객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현실(VR)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KT는 로봇 사용에 필요한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 ‘로봇 메이커스’와 함께 자율주행 실외 배송로봇도 선보였다. KT의 콜드체인 시스템 배송로봇은 기존 배송로봇과 달리 세계 최초로 적재함 내 온도 조절뿐 아니라 습도까지 제어할 수 있어 음식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로봇의 최대 적재 무게는 20㎏이며, 주야간에도 배송 가능하고 최대 8시간까지 운행할 수 있다. 이번 MWC에서는 지난해 상용화된 KT의 AI 방역로봇도 무인 자율주행으로 공기 정화, 공기 중 부유 바이러스 살균, 바닥면 바이러스 살균 등 여러 기능을 보여줬는데, KT는 이를 시작으로 KT의 로봇 서비스를 전 세계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개막 첫날 KT 전시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디지코 KT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개막 첫날 KT 전시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디지코 KT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삼성디스플레이의 오토모티브 체험존.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오토모티브 체험존.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번 MWC에서는 진화한 5G 이동통신과 6G 기술이 공개됐다. 일본 통신업체 NTT도코모는 6G 이동통신 기반의 ‘모션 셰어링(동작 공유) 플랫폼’을 시연했다. NTT도코모 측은 “6G의 초고속, 대용량, 초저지연 특성을 활용하면 인간의 동작을 로봇이 실시간으로 모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인간과 로봇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모션 셰어링이 가능하다고 한다. NTT도코모는 6G 시대가 도래하면 순간적으로 처리 가능한 데이터양이 많아져 촉각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 생태계’를 중심으로 전시관을 꾸민 삼성전자는 전 세계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존보다 고도화한 5G 네트워크 기술을 공개했다. 신규 칩셋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5G 기지국은 기존 장비보다 데이터 처리 용량이 2배 많고 소비 전력은 40%가량 절감할 수 있다.

    방문객들이 신형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뉴시스]

    방문객들이 신형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뉴시스]

    망 사용료 논쟁은 지속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3’에 불참했던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ICT 기업은 압도적인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XR(확장현실) 기기와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로봇 등 신제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샤오미는 ‘사이버 도그’라고 이름 붙인 개 모양의 사족보행 로봇을 들고 나왔는데 직원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명령하는 대로 움직여 눈길을 끌었다. 앞뒤로 이동이 가능한 것은 물론, 살아 있는 동물처럼 뒷무릎만 굽힌 채 앉아 있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개. [뉴시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개. [뉴시스]

    이번 MWC에서는 인터넷망 사용료(망 사용료) 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동안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유럽연합(EU) 측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개막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티에리 브르통 집행위원이 “통신 인프라에 드는 막대한 투자를 분배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네트워크 제공자와 트래픽 공급자 사이에 이분법적인 선택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이다. 대표적인 대형 콘텐츠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이런 호기를 놓치지 않고, 박람회 기간을 활용해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확산시켰다. 한편 MWC에서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와 한-유럽 통신협회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망 사용에 대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비용 분담을 놓고 유럽통신사업자협회와 긴밀하게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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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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