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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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환 이사 “9월 FOMC 직후 증시 상승 기류 탈 것”

빅스텝 인상해도 금리인상 불확실성 해소… 파월 의장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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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2-09-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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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시대를 맞아 개미들 한숨이 깊다. 각국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9월 13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올랐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은 8월 CPI 상승률을 7.9%까지도 기대했지만 컨센서스(8.1%)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매파적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월 20~21일 양일에 걸쳐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과연 자이언트 스텝(0.75%p)보다 한 단계 더 강력한 울트라 스텝(1%p)을 선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9월 13일 염승환 이베트스투자증권 이사를 만나 9월 FOMC의 선택을 예측해보고 대응책도 짚어봤다.

    주식시장은 9월 FOMC 결정에 따라 또다시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90% 확률로 9월 FOMC에서 0.75%p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물가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일단 물가를 잡기 위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5~3.75%까지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금리가 2.5%이므로 9월에 0.75%p를 올린 뒤 두 차례에 걸쳐 0.5%p, 0.25%p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기준금리는 4%로 예상한다. 올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리면 내년에 두 번 0.25%p, 올해 3.75%까지 올리면 내년에는 한 번만 금리인상을 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강한 긴축은 9월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로 9월 FOMC에서 0.75%p를 올린다 해도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과거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을 때 주가는 오히려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조영철 기자]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조영철 기자]

    금리인상 효과 나타나고 있어

    파월 의장이 발언할 때마다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7월 FOMC에서는 파월 의장이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발언해 증시가 반등했다. 이번에도 그런 발언을 할지, 아니면 물가를 좀 더 잡아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할지에 따라 증시 상승 강도는 달라질 수 있다.”

    ‘상승 강도’라고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FOMC 이후 증시가 당분간 어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나.

    “사실 미국 연준 입장에서는 증시가 너무 오르는 것은 좋지 않다. 8월 말 잭슨홀 미팅 때도 서머랠리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파월 의장이 공격적 발언으로 증시를 눌렀다. 이번에도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증시가 움직일 것이다. 만약 파월 의장이 완화적인 발언을 하면 랠리가 굉장히 강하게 나올 테지만, 물가를 잡으려고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경하게 발언하면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다. 단,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해도 주가는 하락하기보다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각국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고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데,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한국은 물가가 6% 올랐고 미국은 8%, 유럽은 8~9%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방치해버리면 물가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서 실제 물가까지 연동돼 꺾이는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파월 의장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는 금리와 에너지 문제뿐 아니라, 여러 공급망 이슈 등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그중 이번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유가다. 원유 공급을 늘리면 해결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사우디아라비의 감산 등으로 공급량을 늘릴 방법이 없었다. 따라서 금리를 크게 올려 수요를 위축시킨 것이다. 원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유가가 120달러(약 16만7388원)에서 80달러(약 11만1608원)까지 폭락했다. 일단 금리인상 카드는 효과가 있었다.”

    강달러 완화 가능성 커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가 안정돼도 경기는 침체될 수 있다.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 부동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은 최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커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안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물가를 좀 잡아 물가가 안정화되면 경제성장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어느 순간 동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물가가 안 잡히고 또다시 올라가면 그때는 정말 충격이 불가피하다. 앞으로도 물가가 계속 꺾이는지 확인해야 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촉발한 달러 초강세(그래프1 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달러 시기에는 국내 증시가 좋지 않았는데.

    “맞다. 강달러일 때 한국 증시가 좋았던 적은 없다. 강달러가 지속되면 미국달러 부채가 많은 신흥국의 리스크가 커진다. 강달러는 글로벌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도 된다. 최근 강달러 원인 중 하나는 유로화와 엔화 약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고 에너지 문제로 유럽 피해가 컸다. 일본은 저물가 국면이다. 이 두 화폐가치가 약하니 달러가 초강세로 갈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강달러는 한국의 경제 문제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 원인이므로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 한국은 위기 상황은 아니다.”

    언제쯤 달러 강세가 꺾일 것으로 보나.

    “최근 천연가스와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에너지 문제가 완화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또한 중국도 부양책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중국 위안화가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도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 점차 강달러 기조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한국 증시는 ‘태조이방원’ 강세가 거셌다. 태조이방원 관련주의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태조이방원이라는 용어가 나올 때부터 조심해야 된다고 말했다. 원래 태종 이방원을 태조 이방원으로 억지로 붙인 것이지 않나. 물론 증시가 안 좋은 시기에 태조이방원 기업들이 독보적 성과를 냈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로 상승한 태조이방원 주가는 조정이 된다. 다만, 신재생에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고, 유럽은 2027년까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모멘텀은 남아 있지만 주가에는 이런 호재가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

    4분기에는 태조이방원보다 다른 종목을 주목해야 하나.

    “10~11월에는 태조이방원보다 국내 대형수출주가 유리하다. 태조이방원 관련주는 최근 약세장에서도 2배 이상 오르는 종목이 많아 4분기에는 주가가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 단, ‘이제 태조이방원은 끝났다’라는 건 아니다. 이 기업들 가운데 분명히 내년에 또 좋아지는 곳이 있다. 두세 달 쉬어간다는 뜻이다. 이럴 때 분할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9월 13일 삼성전자 주가가 5% 가까이 폭등했다. 태조이방원 종목 주가가 너무 높으니 시장 분위기가 삼성전자 같은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를 매수할 타이밍인가.

    “사실 삼성전자는 앞이 깜깜하다. 반도체 가격이 매일 떨어지고 있고, 중국은 제로 코로나로 셧다운 상태다. 또한 미국 측에서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지 말라고 하니 삼성전자 입장에서 좋은 뉴스가 하나도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더 나쁠 것이 없다는 얘기다. 기대가 없고 주가는 이미 빠졌으니 작은 희망이라도 생기면 주가는 급등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적자가 될 것도 아니고 크게 나쁠 이슈가 없다. PBR(주가순자산비율)가 1.1배인 것만 봐도 주가에 악재는 이미 반영돼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주가의 하방이 단단해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 확률 높아

    앞으로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이슈는 무엇인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푼다면 중국 소비가 살아난다. 중국인의 대표적 소비품이 모바일 기기인데, 현재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에서 스마트폰이 안 팔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애플이 신제품으로 선보인 아이폰14 주문량이 중국에서 엄청났다. 아이폰14 주문량으로 중국 소비가 건재하다는 걸 증명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만 푼다면 삼성전자 갤럭시 판매량도 급증할 것이 자명하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가을부터 양적완화를 위해 돈을 풀고 있다. 통상 양적완화 효과는 9~10개월 지나면 반도체 주가에 나타난다. 지금이 그 시기다.”

    내년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업황이 불확실해 공급을 축소한다면 굉장한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내년 업황이 안 좋을 걸 알고 공급을 줄이면 반도체 업황이 빨리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이 나온다면 주가가 급등할 수도 있다.”

    인프라 관련주 투자 적기

    최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 주도주로 떠올랐다(그래프2 참조).

    “LG엔솔과 중국의 CATL은 경쟁 관계인데, 미국의 IRA 발효로 CATL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개연성이 커졌다. 중국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유럽은 30%, 미국은 10%가 안 된다.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20%를 넘으면 대중화가 됐다고 판단하는데, 중국은 침투율이 20%를 넘어섰다. 앞으로 중국 전기차에 투자해 크게 수익을 낼 기업이 별로 없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다. IRA 발효로 2차전지 최대 수혜 기업은 한국 LG엔솔,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은 7~8%로 2024년쯤 2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한국 2차전지 관련 종목은 괜찮아 보인다. 단, 현재 2차전지 관련 종목 주가는 많이 오른 상태다. 보유 가격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매수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IRA 발효로 타격이 있었다.

    “IRA는 현대차·기아만의 악재가 아니다. 올해는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전기차 기업 대부분이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대안이 있다. 미국 공장을 개조해 전기차를 조립하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는 미국 조지아 공장이 2024년 완공될 때까지 현대차·기아가 손실을 보더라도 전기차를 할인 판매하는 것이다. IRA에 따른 세제 혜택이 7500달러 (약 1000만 원)이니 1000만 원을 할인하는 식이다. 현재 환율이 올라 싸게 팔아도 예전보다 손해가 덜한 점 또한 현대차·기아에 유리하다. 다양한 각도로 생각하면 현대차그룹은 IRA에 따른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현대차·기아가 안일하게 대처해 전기차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지금 좀 손해를 보더라도 시작 단계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

    4분기에 주목해야 할 투자처를 꼽는다면?

    “최근 중국이 130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IRA도 결국 인프라 투자 계획이지 않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면 재건 준비도 해야 한다.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인프라 투자를 늘려 경기를 회복하려고 한다. 인프라 투자의 대표 수혜 기업은 철강, 건설기계, 벌크선이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현재 다 눌려 있다. 이 중에서 선별해 투자한다면 하반기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대표적인 국내 벌크선 해운사는 어디인가.

    “팬오션, 대한해운이다. HMM은 컨테이너 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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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한여진 기자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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