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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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국산 코로나 백신 1호’ 앞두고 넘어야 할 산

임상 3상 최종 승인… 전문가들 안정성과 수요 낙관

  • 윤혜진 객원기자 imyunhj@gmail.com

    입력2021-08-1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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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사이언스가 8월 10일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시험 3상을 승인받았다. [사진 제공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8월 10일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시험 3상을 승인받았다. [사진 제공 · SK바이오사이언스]

    3월 18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7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고, 한 달 뒤인 8월에는 미국 노바백스와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및 국내 판매 계약을 맺었다.

    상장 초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 기록) 이후 잠잠하던 주가는 올해 7월 말 2분기 실적 발표 뒤 날개를 달았다. 지난 2분기 매출은 1446억 원으로, 상반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2573억 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노바백스 백신 사용 승인이 떨어지고 국내 계약 물량 4000만 도즈에 대한 위탁생산 및 판매를 시작한다면 매출 상승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GBP510’ 임상이라는 추가 모멘텀이 남아 있다. 6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해 8월 10일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최종 승인을 받았다.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세계 두 번째로 AZ 백신과 비교 임상 방식 채택

    GBP510 임상 3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 임상 방식을 택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비교 임상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프랑스 백신 개발사 발네바에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두 번째다. 국제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참가자 모집이 쉽지 않자 기존 허가받은 백신과 효과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전체 시험 대상자 3990명 중 3000명에게는 시험백신을, 990명에게는 대조백신을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 뒤 안전성과 중화항체 증가율 등을 비교 평가한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1호로 SK바이오사이언스 ‘GBP510’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백신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유럽, 동남아 등에서 GBP510의 다국가 임상 3상을 수행하는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은 “예비자료에 따르면 승인된 백신에 버금가는 적절한 보호면역반응을 보인다”며 “임상시험이 충분한 수의 시험 대상자를 등록하고 새 백신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없다면 2022년 상반기 긴급 사용 요청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갖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앞서 국제민간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로부터 임상 1·2상 진행 관련 연구비용을 지원받은 바 있다. 5월에도 약 2000억 원의 임상 3상 비용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정부도 8월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서 “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임상 3상 비용을 집중 지원(올해 1667억 원)하겠다”며 “면역원성, 안전성, 성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구매(올해 추경 720억 원)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온 보관 용이, 부스터로도 사용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8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월 5일 청와대에서 열린 ‘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청와대]

    다만 완성품을 내놓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GBP510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세계 각국이 모더나, 화이자 같은 mRNA 백신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항원 방식이 추후 수요를 불러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호주, 유럽 국가 등에서 혈전증 부작용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 접종 대상자를 당분간 제한하거나 접종을 아예 중단한 반면, 모더나는 공급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 GBP510은 최초 발생한 바이러스를 겨냥한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도 동시에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백신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론 항원합성이 부작용이 거의 없고 현재 세계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실정이라 수요가 존재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처럼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시험 대상자에게 백신을 맞지 않고 몇 개월 버티라는 건 비윤리적이라 비교 임상으로 진행하는 게 맞다”며 “아시아나 아프리카 접종률이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을 수출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백신 플랫폼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롬 김 사무총장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김 사무총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나 노바백스가 개발한, 강력한 새 보조물질과 결합한 단백질 백신은 경험이 많고 (특히 어린이에게), 가격 경쟁력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 적합한 저장 온도를 가졌다는 점에서 mRNA 백신의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제2 백신은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세계 인구의 75%를 접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부스터’ 주사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GBP510은 상온인 2~8도에서 보관과 유통이 가능하고 유효 기간도 길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안고 급등하고 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임상 3상 도중 선구매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GBP510이 허가를 획득해 보수적으로 1억 도즈만 판매된다고 해도 매출액은 조 단위”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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