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시작하는 40, 50대 여성이 늘고 있다. [GettyImages]
수익과 위험은 비례관계
투자를 이해하려면 먼저 위험(리스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위험과 수익은 시장이 합리적이고 정상적이라면 비례해야 한다. 즉 위험한 만큼 기대수익은 높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 주식투자가 위험하다고 할 때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기예금은 금리가 연 1%로 제시되면 해당 이자를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 주식투자는 배당을 받게 되는데 배당은 확정된 것이 없다. 해당 기업이 장사를 잘하면 많이 주고, 기업 실적이 좋지 않으면 주지 않기도 한다. 게다가 주가가 심하게 변하기도 한다.위험은 불확실성을 의미하고, 불확실성은 수학적으로 변동성을 바탕으로 측정한다. 즉 변동성이 큰 것을 우리는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다시 주식투자로 돌아와, 주식투자는 배당이 불확정적이고 투자하는 해당 주식의 가격도 수시로 변하니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저축에서 주식투자로 트렌드가 옮겨갔을까. 누가 주식시장에 우리를 초대했을까.
저축과 투자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 바로 ‘위험, 즉 변동성을 감수할 것인가’다. 그렇다면 왜 굳이 위험을 떠안아야만 할까.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리는 시장의 자금 향방을 결정하는 신호등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돈은 수익률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겨가려 한다. A은행이 1.0% 이자를 주는데 B은행은 1.1%를 준다면 위험이 같아도 이자율은 다르므로 B은행으로 옮겨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금리가 너무 떨어졌다. 연 1% 수준의 수익률로는 물가 상승을 감당할 수 없다. 월급은 더디게 오르는데 학원비는 계속 상승하고, 신선식품 가격은 뜀박질을 한다. 그래서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4050여성이 주식을 시작한 이유다.
최애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
투자는 위험을 인수하는 대가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맞아 편안한 노후를 위해 목표수익률만큼 어떻게 리스크를 합당하게 인수할지가 중요해졌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찾으면서도 정작 위험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크다. 안전하면서(변동성이 작으면서)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원하는 것이다.
4050여성은 주식을 처음 시작할 때 한 명도 예외 없이 “좋은 종목을 추천해달라”고 한다. 사실 좋은 투자 종목은 늘 곁에 있다.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가 훌륭한 회사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그동안 삼성전자가 만든 냉장고, 세탁기는 사용하면서 삼성전자 주식(그래프1 참조)에는 투자하지 않았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대부분 어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는지도 생각해보라. 지하철 안에서 보면 네이버와 구글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이 사이트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최근 네이버(그래프2 참조)와 구글은 주가 성적도 좋다. 좋은 투자 종목은 어렵게 구하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어렵게 생각지 말고 업종 1등주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투자가 위험하긴 하지만 우량 회사는 결국 좋은 실적을 거두게 돼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싼 것 아닌가요?” 지난해에 이렇게 질문한 사람은 내년에도 같은 질문을 할 것이다. 좋은 주식투자법은 ‘명품 가방 사듯’ 즐기면서 조금씩 사 모으는 것이다. 명품 가방을 사면 쉽게 팔지 않듯이, 흔히 우량주라고 하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모으면 된다. 주가가 좀 떨어져도 배당을 받으면서 기다리자. 그럼 언제 팔아야 할까. 꼭 목돈을 써야 할 일이 생기면 그때 팔면 된다. 투자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투자는 위험, 즉 변동성을 견디는 것이고, 합리적 투자는 노후를 풍요롭게 만든다.
백영 투자 전문가는… 하나은행과 삼성증권 PB를 거쳐 블랙골드투자 대표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주린이도 술술 읽는 친절한 주가차트책’ ‘직장인을 위한 생존재테크’ 등이 있으며, 유튜브 채널 ‘투자 잡학사전’도 개설해 투자법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