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전통주 한 잔 어떨까요. [GettyImages]
이런 설에는 어떤 전통주가 가장 잘 어울릴까. 단순히 차례용 술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전통주를 개인적인 맛 평가와 함께 소개한다.
제주(祭酒)로도 좋은 앉은뱅이 술 ‘한산소곡주’
한 번 맛보면 다 마실 때까지 일어날 수 없다는 술. 일명 ‘앉은뱅이 술’로 불리는 한산소곡주. 물보다 찹쌀을 더 많이 넣어 100일 이상 숙성시킨 정통 발효주로, 달콤한 맛과 깊고 뭉근한 장맛이 좋다. 현재 한산소곡주는 충남 서천 지역 특산주로 50곳 이상의 양조장에서 만들고 있다. 가장 정통성 있다고 평가받는 소곡주는 충남 무형문화재 우희열 명인의 한산소곡주. 전체적으로 진한 맛을 자랑하며 기름진 음식과도 잘 맞는다.
와인처럼 즐기는 전통주 ‘복순도가 맑은술’
[사진제공 · 부국상사]
눈 내리는 겨울 같은 증류주 ‘금산의 금설’
대한민국을 잘 표현하는 단어 중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뜻이다. 이 말을 함축한 것 같은 충남 금산(錦山)에서 눈길을 끄는 신제품을 내놓았다. 증류식 소주에 금박을 넣은 ‘금설(金雪)’이라는 제품이다. 부국상사 공모전을 통해 정한 제품명처럼 눈 내리는 듯한 금박의 모습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조명이 세트로 포함돼 있다. 조금 어두운 방에 조명을 켜놓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눈이 내리는 설 그 이상을 즐길 수 있다. 살짝 구운 쌀향이 나고, 알코올 도수는 35도로 높다. 그냥 마시기보다 탄산수 및 온더록스로 희석해 마시면 부담이 덜하다.
새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즐기고픈 정통 밀 소주 ‘진맥 소주’
현존하는 최고(最古) 한글 조리서인 안동 장씨의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을 보면 2가지 소주가 나온다. 찹쌀 소주와 밀 소주다. 이 중 밀 소주의 맛을 밀밭으로 유명한 안동 맹개마을에서 구현해냈다. 직접 재배한 통밀로 발효주를 세 번 빚고, 이것을 직접 증류한 후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진맥(眞麥)’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밀 자체를 진맥이라고 부르기도 했기 때문. 가볍게 즐길 수 있는 22도와 40도, 시그니처 라인인 53도 제품이 있다. 특히 53도 제품은 밀 특유의 부드러운 감촉이 그대로 살아 있다. 밀 맥주를 마시는 듯한 부드러움이 신기하게도 소주에서 느껴진다.
가족끼리 작은 파티를 즐기고 싶다면 ‘블링블링’ 전통주
‘우주술’로 불리는 술이 있다. 마치 오로라를 연상케 하는 술로, 조명이 들어오면 더욱 영롱한 빛을 발산한다. 영덕주조에서 지난해 12월 출시한 우주술 ‘블링블링’ 전통주는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담은 바다별, 백사장을 품은 모래별, 그리고 저녁 하늘을 이미지화한 노을별 등 총 3종이다. 각각의 맛도 개성 있지만, 서로 섞으면 수십 가지 다양한 색이 나온다. 한 종보다 3종 모두 사서 소소한 가족 파티용 술로 즐기기에 좋다. 알코올 도수는 15도. 다소 강하다면 탄산수나 얼음을 넣어 즐기자.
담금주 키트로 부모와 즐겨볼까
[사진 제공 · 술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