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특교세 확보 성과 홍보가 한창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은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특교세) 확보 치적을 알리는 데 열심이다.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이후 지역구 현안 사업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로부터 막대한(?) 예산을 따냈다며 자신을 국회로 보내 준 유권자들에게 열심히 치적 홍보에 나서고 있는 것. 특교세는 중앙정부가 일정한 조건을 붙이거나 용도를 제한해 내주는 제원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한다.
그럼에도 여야 의원들은 지역구 현안 해결을 위해 적게는 5억 원에서 많게는 41억 원까지 특교세를 확보했다고 보도자료를 뿌리며 치적 성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세수 부족, 폭우 피해 등으로 인해 특교세를 많이 확보한 의원과 그렇지 못한 의원 사이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만큼 힘(?) 있는 여당 의원 지역구에 특교세가 많이 지급됐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특교세를 가장 많이 확보한 의원은 미래통합당 김형동 의원(안동시 예천군)으로 잠정 집계됐다. 김 의원은 69억 원의 특교세를 확보했고, 2위는 42억 원을 확보한 미래통합당 박형수 의원, 3위는 41억 원을 확보한 무소속 김태호 의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과 미래통합당 김희국 의원이 각각 40억원, 38억원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순위는 지역구를 둔 254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8월 7일 정오까지 특교세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한 여야 의원 가운데 확보 금액이 많은 순위를 따져본 결과다.
특교세를 배부한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이번 특교세는 6월 하순에 전국 지방정부로부터 신청을 받아 7월에 사업계획서를 심사한 후 배부했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특교세 집행이 100% 완료된 이후 세부 내역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 정기 특교세는 총 3500억 원 정도가 배정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254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구 의원 1명당 평균 13억7000만 원 정도가 배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10월에 2차 특교세를 배부할 예정이다.
21대 국회가 5월 30일 개원했다. [동아일보DB]
30억 이상 확보한 의원 대부분이 야당
지역별 특교세 확보 경쟁에서는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미래통합당 의원의 선전이 특히 두드러졌다. 36억원을 확보한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의원과 34억원을 확보한 이철규(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의원, 각각 33억원을 확보한 이양수(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의원이 모두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통합당 의원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이밖에 특교세를 많이 확보한 의원도 통합당 소속이 많았다. 34억원을 확보한 양금희(대구 북구 갑) 의원과 31억원을 확보한 정진석(충북 공주시·부여군·청양군) 의원이 통합당 소속이다. 민주당에서는 서동용(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 의원이 32억 원을 확보했고, 무소속 이용호(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의원도 30억 원을 확보했다.
행안부는 이번 정기 특교세 배부 외에도 8월 1일부터 집중호우가 내려 큰 피해를 본 지역에 특교세 70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호우는 중부지방에 많이 내려 피해 규모도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추정된다. 지원 규모는 지역별 공공·사유시설 피해 규모 및 이재민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다고 한다. 지역별 지원액은 경기·충북·충남에 각 20억 원, 강원 10억 원이었다. 앞서 6월에는 지자체 폭염 대책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재난안전 특교세 50억 원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