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뉴시스]
삼성 17명, LG 11명, SK 7명
30대 주요 대기업 가운데 여성 승진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올해 17명이 승진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 안수진 전무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첫 여성 전무로 승진했고, 생활가전사업부 송명주 전무도 여성 전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명의 여성 임원 승진자를 배출한 삼성전자는 올해는 3명 줄어든 5명이 새롭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그중 김승연 무선사업부 마케팅팀 상무와 임경애 생활가전부 UX혁신그룹팀 상무는 1975년생으로 최연소 임원 승진자로 기록됐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뉴스1]
지난해 12월 27일 수시 임원 인사를 단행한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이인아 현대차 제네시스 고객경험실장, 이형아 현대·기아차 지역전략팀장, 송미영 현대·기아차 인재개발1실장 등 3명이 상무로 승진했다. 1973년생인 이인아 상무는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네시스 커뮤니케이션팀장, 제네시스 해외기획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실적 약화로 임원 승진 규모를 최소화한 현대자동차그룹이 3명의 여성을 임원으로 승진시킨 것은 ‘실적과 성과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여의도 LG생활건강 본사. [뉴스1]
LG그룹은 승진자 165명 가운데 여성 신임 임원이 11명으로 삼성 다음으로 여성 임원 승진자가 많았다. 김이경 LG 전무와 최연희 LG생활건강 전무, 박애리 지투알 전무 등 3명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으며 LG전자, LG이노텍, LG CNS에서 각 1명, LG유플러스에서 2명, LG생활건강에서는 3명이 상무 자리에 올랐다. 눈길을 끄는 여성 승진자는 LG생활건강 오휘 마케팅 부문장 임이란 상무와 심미진 상무다. 임 상무는 1981년생이고 심 상무는 1985년생이다. 1980년대생인 두 여성 임원은 40대의 젊은 총수 체제로 들어선 LG그룹의 젊고 역동적인 조직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LG그룹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여성 신임 임원의 연령이 크게 낮아진 점만 부각되는데, 실제로는 세대교체 이슈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 원칙이 적용된 결과”라고 말했다. 임 상무와 심 상무는 부장 승진 때도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단 기간에 자리에 올랐으며, 부장 때의 높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에 임원으로 승진하게 됐다는 것.
SK그룹에서는 여성 임원이 총 7명 탄생했는데 이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승진 인사로 SK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는 총 27명으로 늘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여성 팀장의 비중이 크게 늘어 임원 승진 인재풀이 넓어진 만큼 여성 임원 승진을 두고 ‘발탁’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여성 임원 승진자가 지금보다 더 많아지면 많아졌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갈수록 좁아지는 임원 승진의 문
한편 올해 주요 대기업 정기 인사에서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 1921명보다 359명이 줄어든 1562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20대 주요 기업의 전체 임원 승진자는 2016년 1593명에서 2017년 1653명, 2018년 1906명, 2019년 1921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임원 승진 폭을 줄이며 조직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임원 승진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은 롯데로 지난해 284명에서 올해는 170명으로 줄어들었다. 임원 승진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기업은 포스코(41명·이하 감소 인원)와 SK(41명), LG(25명), 대림(21명), 미래에셋(20명), CJ(19명), 현대중공업(18명), KT(18명), 한국투자금융지주(16명), 삼성(13명), 신세계(10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