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생물학적 나이와 건강체력 나이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매년 한 살씩 먹는 생물학적 나이는 거스를 수 없지만, 건강체력 나이는 본인의 생활습관에 따라 젊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건강체력 나이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변인 가운데 유연성이 특히 중요합니다.
유연성이란 관절의 가동 범위로 정의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양과 탄성이 감소합니다. 그 결과 유연성이 줄어들게 되고, 신체 밸런스와 균형 감각이 나빠져 일상생활에서 다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매일 기상 및 취침 전후,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한다면 피로가 풀리는 동시에 유연성도 강화됩니다.
본격적인 스트레칭 방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유연성(관절의 가동성)에 대한 자가진단 및 평가 방법부터 안내하겠습니다. 관절 부위별로 몇 시 방향까지 이동시킬 수 있느냐를 점검한다는 의미로 클록 포지션(clock position)이라고 부릅니다.
목과 어깨, 척추 유연성 테스트
목 관절의 유연성은 다음과 같이 테스트합니다. 해부학적 위치(귀와 어깨의 견봉, 골반, 발목, 복사뼈가 일자로 정렬된 자세)로 편안히 의자에 앉아 목을 천천히 앞으로 굽힙니다. 이때 머리의 중심 지점(정수리)이 몇 시 방향에 도달했는지 살펴봅니다. 1시 방향이면 ‘뻣뻣함(tight)’, 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healthy range of motion)’, 3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very flexible)’으로 평가합니다. 거북목, 일자목, 목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2시나 3시 방향으로 머리 중심 지점이 향하도록 목을 구부리기 힘들 것입니다(사진1).
다음은 어깨관절의 유연성 테스트입니다. 등을 곧게 펴고 복부에 힘을 주며 어깨는 자연스럽게 내려놓고 양팔은 옆쪽에 붙인 채 똑바로 섭니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숨을 내쉬면서 오른팔을 곧게 펴 머리 위쪽으로 가능한 한 멀리 들어 올립니다. 이때 어깨가 들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등이 굽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어깨에서 통증을 느끼면 바로 멈춥니다.
손의 위치가 몇 시 방향에 도달하나요. 오른팔의 경우 10시 방향이면 뻣뻣함, 1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1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왼팔의 경우 2시 방향이면 뻣뻣함, 1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10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 회전근개 손상이 있는 오른손잡이는 12시 방향까지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 것입니다(사진2).
척추 관절(몸통)의 유연성 테스트는 두 단계로 이뤄집니다. 첫째, 의자에 앉아 몸통 돌리기(seated rotation)입니다. 등을 곧게 펴고 복부에 힘을 주며 어깨는 자연스럽게 내려놓은 자세로 의자에 앉습니다. 왼팔을 오른쪽 허벅지 바깥쪽에, 오른손은 의자 뒤쪽 자리에 놓습니다. 이 자세는 다음 단계에서 옆구리의 상체 회전을 도와줍니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숨을 내쉬면서 등 뒤쪽을 보는 것처럼 옆구리를 돌립니다. 이때 양쪽 어깨는 들지 않고 내려놓도록 해야 하며, 시선은 바닥이 아닌 정면을 주시해야 합니다. 가슴과 얼굴이 몇 시 방향에 도달했는지 확인합니다. 1시 방향이면 뻣뻣함, 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3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사진3).
둘째, 앉아서 몸통 앞으로 구부리기(seated forward bend)입니다. 발을 바닥에 대고 의자에 앉습니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숨을 내쉬면서 엉덩이를 구부려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앞쪽으로 몸을 구부립니다. 머리의 뒤쪽 지점이 몇 시 방향에 도달했는지 확인합니다. 1시 방향이면 뻣뻣함, 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3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사진4).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유연성 테스트
자, 이제 하반신으로 넘어가 엉덩이 유연성 테스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등을 곧게 펴고 복부에 힘을 주며 어깨는 자연스럽게 내려놓은 자세로 의자에 앉습니다. 오른쪽 허벅지에 왼쪽 발목을 올려놓고 골반은 뒤로 세운 채 엉덩이는 앞쪽으로 구부리면서 바닥을 향해 왼손으로 무릎을 천천히 누릅니다. 이때 등은 곧게 세우고 반대쪽 엉덩이는 의자에 밀착합니다. 시선은 발이 아니라 전방의 바닥을 바라봐야 합니다. 무릎이 몇 시 방향에서 정지했는지를 확인합니다. 1시 방향이면 뻣뻣함, 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3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사진5).
다음은 햄스트링(hamstrings·허벅지 뒤쪽 근육) 테스트입니다. 이를 위해선 수건이나 스트레칭 밴드(strap)가 필요합니다. 바닥에 누워 양팔은 몸 옆에 내려놓고 무릎은 폅니다. 오른쪽 발바닥을 타월이나 밴드로 감싸 가슴 방향으로 당깁니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숨을 내쉬면서 천장을 향해 오른발을 뻗는데, 이때 가능한 한 엉덩이는 바닥에 붙어 있어야 하고, 오른발은 최대한 펴야 합니다. 오른발이 천장을 똑바로 향하고 있지 않더라도 무릎을 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이 어느 지점에서 정지했는지를 확인합니다. 10시 방향이면 뻣뻣함, 1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1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 왼발도 같은 순서로 측정해 평가합니다(사진6).
대퇴사두근(quadriceps·허벅지 앞쪽 근육)의 유연성은 다음과 같이 테스트합니다. 왼손으로 안정된 지면을 잡고 똑바로 섭니다. 이때 안정된 지면은 의자, 벽, 문손잡이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오른손으로 발등 혹은 발목을 잡고 오른발을 뒤로 들어 올립니다. 숨을 내쉬면서 거의 왼쪽 무릎 선까지 천천히 무릎을 뒤로 이동시킵니다. 뒤꿈치가 오른쪽 엉덩이를 터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릎 위치가 몇 시 방향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합니다. 8시 방향이면 뻣뻣함, 7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6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 왼발도 같은 순서로 측정해 평가합니다(사진7).
종아리의 유연성은 다음과 같이 테스트합니다. 바닥에 앉아 오른쪽 다리를 앞쪽으로 펴고 왼쪽 다리는 구부려 왼쪽 발바닥이 오른쪽 다리 허벅지 안쪽에 오게 합니다. 타월이나 스트레칭 밴드로 오른쪽 발바닥을 감싸 천천히 발을 몸 쪽으로 당겨 발가락이 무릎 방향으로 향하게 합니다. 이때 등은 곧게 세워야 하며, 엉덩이를 앞쪽으로 기울여서는 안 됩니다. 발목과 발만 움직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발가락이 몇 시 방향에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1시 방향이면 뻣뻣함, 12시 방향이면 건강한 가동 범위, 11시 방향이면 매우 유연함으로 평가합니다. 왼발도 같은 순서로 측정해 평가합니다(사진8).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기승인 날, 야외보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높은 복합운동(저항운동, 유산소운동, 유연성운동의 효과를 모두 갖춘 운동)이 바로 스트레칭입니다. 스트레칭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체 밸런스를 좋게 해주기 때문에 매일매일 꾸준히 하면 짧은 시간에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운동 목적, 신체 증상에 따른 다양한 스트레칭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