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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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Z세대는? ‘소금빵×붕어빵’=“핫한 것+핫한 것”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3-11-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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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팝업스토어가 유행이라는 것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길거리에서 피부로 느껴진다. 거의 모든 브랜드가 팝업스토어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이를 체험하기 위한 웨이팅은 점점 길어지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주요 타깃인 Z세대는 체험과 경험을 중시한다. 이들은 특정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뒤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달리 갖는다. 이에 Z세대를 잡으려는 브랜드들의 ‘팝업스토어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는데, 그 수가 많아진 만큼 웬만한 아이디어로는 눈길을 끌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팝업스토어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각 브랜드 마케터가 꼭 알아야 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 트렌드를 소개한다.

    # 벽 대신 천장에 달린 카메라

    아이돌그룹 BAE173의 멤버 한결이 ‘돈룩업(DON’T LXXK UP)’ 포토부스에서 찍은 사진. [@lee_gyul_gyul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돌그룹 BAE173의 멤버 한결이 ‘돈룩업(DON’T LXXK UP)’ 포토부스에서 찍은 사진. [@lee_gyul_gyul 인스타그램 캡처]

    Z세대에게 사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하도 강조해서 이제 입이 아플 정도다. 요즘 Z세대는 친구들과 만남 끝에 항상 네컷사진 같은 포토부스 사진을 남긴다. 그렇다 보니 각 포토부스 브랜드는 셀럽과 컬래버레이션 프레임을 제작하는 등 사람들로 하여금 사진을 더 많이 찍게 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아예 카메라 위치를 달리한 포토부스 브랜드도 생겼는데, ‘돈룩업(DON’T LXXK UP)’이 그것이다. 특징은 일반 포토부스와 달리 카메라가 천장에 달려 있어 위를 보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때 유행했던 항공숏 같은 하이 앵글 콘셉트의 사진으로, 빨강·파랑 등 강렬한 배경색을 사용해 사진이 더 힙해 보이게 만들었다. 현재 돈룩업은 웨이팅 없이 사진을 찍기 힘들 정도이며 지점 개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팝업스토어 행사에도 기존 네컷사진 대신 돈룩업 같은 항공숏 부스를 가져다 놓은 곳이 많다. 돈룩업은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팁도 기존 네컷사진과 살짝 다른데, 각 방 문 위 ‘X’자 색이 곧 배경색이라는 점, 1~2명보다 3~4명이 들어가야 빈 공간 없이 더 힙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 방에서 한 번 더 문을 열고 부스로 들어가야 하기에 옷이나 머리 등 매무새를 미리 다듬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만약 지금 팝업스토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면 일반 포토부스보다 이 같은 이색적인 재미가 있는 포토부스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틱톡에서도 하이 앵글로 찍는 챌린지가 화제인 만큼 항공숏 포토부스가 있다면 Z세대의 관심이 집중될 것 같다.

    # 김밥도 커스텀이 대세인 시대

    모형 쌀, 채소 등을 장바구니에 담아 자신이 원하는 김밥 속재료를 커스텀할 수 있게 한 김가네의 팝업스토어. [@gimgane_official 인스타그램 캡처]

    모형 쌀, 채소 등을 장바구니에 담아 자신이 원하는 김밥 속재료를 커스텀할 수 있게 한 김가네의 팝업스토어. [@gimgane_official 인스타그램 캡처]

    김밥 프랜차이즈 김가네의 팝업스토어(‘김가네슈퍼’)를 보면서 참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김밥에 어떤 속재료를 넣거나 빼고 싶은지 개인 취향을 모두 반영해 김밥을 만들어준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오이 논쟁, 하와이안(파인애플) 피자 논쟁 등을 비롯해 식재료에 대한 호불호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밥을 먹을 때도 햄 없는 김밥을 원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고수가 들어간 김밥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개인 선호에 맞게 김밥을 만들어주는 게 이번 김가네슈퍼의 테마였다. 팝업스토어 콘셉트도 아기자기하게 잘 잡았는데,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듯 모형 쌀, 채소 등을 담아 자신이 원하는 김밥 속재료를 커스텀하는 것이다. 이 같은 확실한 테마와 콘셉트로 김가네슈퍼는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11월 12일을 마지막으로 행사가 종료됐는데, SNS상에 다시 오픈하면 좋겠다는 반응이 정말 많다.



    # 붕어빵의 변신은 어디까지인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차일디쉬 카페에서 판매하는 ‘소금빵×붕어빵’의 제작 과정. [@chd.bakery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성동구 성수동 차일디쉬 카페에서 판매하는 ‘소금빵×붕어빵’의 제작 과정. [@chd.bakery 인스타그램 캡처]

    누구나 가슴에 3000원을 품고 다닌다는 겨울이 돌아왔다. 특히 올해는 “붕어빵의 변신은 어디까지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붕어빵이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명랑핫도그는 ‘핫도그 먹는 붕어빵’이라는 신메뉴 3종을 출시했는데, 그중에는 소시지와 팥을 반씩 섞은 메뉴도 있다. 빵 모양부터 진짜 붕어빵이 핫도그를 먹고 있는 듯한 형태라서 디자인적으로 매력적이다.

    이 밖에 최근 가장 큰 이슈는 소금빵과 붕어빵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차일디쉬 카페에서 판매하는 ‘소금빵×붕어빵’이 그것으로, Z세대 사이에서 “핫한 것 더하기 핫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이 붕어빵으로 최근 잠잠해진 듯한 소금빵 유행이 다시 떠오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소금빵×붕어빵은 릴스에서 처음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팥을 넣은 소금빵을 붕어빵 틀에 넣어 꾹 누르는 제조 과정이 화제가 된 것이다. 위에 버터까지 올려져 서빙되는데, 사람들이 이 메뉴를 맛보려고 차일디쉬에 줄을 선다고 한다. 올해는 붕어빵 유행이 지난해보다 더 커질 모양인지 편의점에서도 붕어빵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아이디어보부상 인스타그램 계정(@idea82people)에는 ‘찍어 먹는 빙어빵’이라는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팥붕(팥붕어빵)이냐 슈붕(슈크림붕어빵)이냐 고민하지 말고 원하는 맛을 찍어 먹게끔 하자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겨울 시즌이 시작되면 어딘가에서 이 아이디어 메뉴를 실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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