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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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알면 21세기가 보입니다”

  •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입력2007-03-15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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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어? 위성으로 과외하고 키보드로 쇼핑하는 시대에 웬 고리타분한 책? 그러나 정보화시대에도 논어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것은 좋든 싫든 우리의 정신세계에 시나브로 큰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논어. 2000여년 동안 동아시아의 사상을 지배한 고전 중의 고전. 그 동양철학의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한 책이 나왔다.

    20여년의 연구 끝에 ‘새번역 논어’와 ‘논어의 발견’(생각의나무 펴냄)을 펴낸 이수태씨. 전자가 한 문으로 된 원전을 우리 글로 옮긴 것이라면 후자는 공자의 정신세계를 저자 특유의 시각으로 간결하게 묘사한 책이다.

    “매년 논어에 관한 책이 두세 권씩 나오죠. 그러나 대부분 한학과 중문학을 전공한 분들이 어학 차원 에서 접근해 철학적인 깊은 맛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철학적 접근을 시도했죠.”

    이씨가 논어와 공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간의 문제’로 고민했던 대학시절. 서양철학에 심취했 던 그는 졸업 무렵 ‘논어’를 접하고 첫눈에 반했다. 서양철학에서 얻지 못했던 ‘그 무엇’을 발견했 기 때문.

    그 뒤로 논어에 관한 책은 대부분 섭렵했다. 그러나 논어의 해석 가운데 많은 부분이 자신의 생각과 맞 지 않았다. 제대로 된 해석이 나오길 기다렸으나 그 기대는 기대로 끝났다. 내친김에 ‘철학을 담은 논 어를 직접 번역하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3년여 산고 끝에 옥동자를 만들어 냈다.



    “중용사상 등 잘못된 전통해석이 ‘논어’의 총 521개장 중 75개장이나 되더라구요. 그것은 공자의 가 르침을 본질에서 접근하지 않고 피상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죠.”

    그는 사실 전문 학자가 아니다. 직장에 다니며 논어를 연구하는 일명 ‘재야 학자’다. 그런 만큼 기존 의 권위와 전통, 학문적 엄숙주의에 빠져 있지 않다. 그 덕(?)에 새롭고 자유로운 논어읽기가 가능했다. “첨단정보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모래 위의 성에 불 과하죠. 공자를 알면 인간이 보이고 인간을 알면 21세기가 보이죠.”

    그의 21세기식 ‘논어철학’이다.



    책과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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