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73

2015.01.26

창조경제는 세금 창조 경제?

싱글세부터 다둥이세까지, 13월 세금폭탄에 뿔난 누리꾼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01-26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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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경제는 세금 창조 경제?
    세금폭탄을 넘어 그야말로 세금지뢰밭이다. 국민은 연말정산 소득세법 개정 이후 13월의 월급은 고사하고 13월의 세금폭탄을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말정산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차원의 진화에 나섰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같은 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메인화면에는 ‘연말정산 최소 100만 명 싱글세 낸다’는 기사가 걸렸고, 1만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형편이 안 돼서 결혼 못 하는 건데 거기다가 싱글세까지… 우는 놈 따귀까지 때리는구나” “대통령도 싱글, 싱글세는 내셨나요?” “(대통령도) 같은 싱글인데 너무하네” “이노무 나라는 결혼하면 지옥, 혼자 살면 세금폭탄 어쩌라고” “싱글세도 내라 그러고 애가 많아도 세금 많이 내고 뭐 어쩌라는겨” “단기간에 나라에 삥 뜯기니 기분 X같다” 같은 댓글이 5000~2만여 개의 추천을 받으며 누리꾼 마음을 대변했다.

    혼자 사는 것도 서러운데…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이 주도한 ‘근로자증세 반대 서명운동’도 1월 21일부터 시작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이번 연말정산 소득세법 개정은 공평한 기준 없이 뒤죽박죽 운에 따라 세금액이 결정된다. 연말정산 소득세법 개정은 중대하고 명백한 잘못이므로 무효라고 생각한다”며 서명운동 취지를 밝혔다.

    정부는 2014년 귀속 연말정산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해 △연봉 5500만 원 이하 직장인은 증세가 없고 △연봉 7000만 원 이하 직장인은 3만 원가량 증세 △연봉 8000만 원 이하 직장인은 33만 원가량 증세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납세자연맹은 시뮬레이션 결과 △연봉 2360만 원에서 3800만 원 사이 미혼 직장인은 17만 원 증세 △지난해 자녀를 낳은 연봉 6000만 원 직장인 세 혜택 34만 원 축소 △연봉 7500만 원 맞벌이 직장인은 75만 원 증세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서명운동 페이지가 열린 지 하루 만에 1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댓글에는 “법인세나 올려요! 서민이 아니라 노예입니까?” “다른 나라에서 살 수도 없는데 참” “직장인들 등골 빼먹는 정책 반대!” “월급쟁이가 봉인 세상” “없는 사람들이 돈 내야 되는 나라 말도 안 된다” 등의 내용이 올라왔다.

    다급해진 정부와 새누리당은 1월 21일 긴급 당정협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 연말정산 소득세법 보완 방안을 4월까지 마련해 야당과 협의를 거쳐 올해 연말정산(2014년 귀속 소득)에 소급적용하기로 합의한 것. 당정은 자녀 세액공제 수준 상향 조정, 자녀 출생·입양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독신 근로자의 표준세액공제 상향 조정, 연금보험료 세액공제 확대 등에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연말정산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구체적인 세액공제 금액을 확정할 방침이지만, 소급적용 전례가 없었던 만큼 환급 작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누리꾼은 관련 기사에도 “결국 연말정산 두 번 하는 거냐” “조삼모사로 인심 쓰는 척은” “이게 나라냐 깡패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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