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키스하려는 이성의 혀를 깨물어 다치게 하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상해죄가 될까, 아니면 정당방위가 될까. 최근 이와 관련한 판결과 검찰의 처분이 있었다. 2014년 12월 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하려는 여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혐의(중상해)로 기소된 김모(23)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4년 6월 여자친구, 여자친구의 지인 등과 술을 마셨다. 김씨는 새벽 4시 30분쯤 만취해 도로에 눕는 등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이때 여자친구의 지인 A(21)씨가 김씨에게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김씨는 A씨의 팔과 어깨 부위를 물고 혀를 깨물어 A씨의 혀 앞부분 2cm가량을 절단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자신의 만취 상태를 이용해 김씨가 강제로 키스하면서 목을 조르고 코를 잡아 대항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이라며 “남성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여성과 동등하게 보호돼야 하므로 정당방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몸을 밀쳐내는 등의 방법으로 제지할 수도 있었을 텐데도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가해 혀를 깨물어 절단했다”며 “이런 행위는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한 손으로 김씨의 허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목을 감싸고 있던 A씨와 달리 김씨의 두 손은 자유로운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인 A씨가 피고인보다 덩치가 더 크더라도 혀를 깨무는 방법 외에는 A씨의 행동을 저지하거나 회피할 만한 다른 수단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일행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단 피고인이 당시 만취상태로 예기치 못하게 키스를 당하자 우발적으로 한 행동인 것을 인정해 원심의 형을 반으로 줄인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1989년 건장한 젊은 남성 2명이 심야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귀가 중이던 가정주부에게 달려들어 양팔을 잡고 강제로 키스하다 혀를 절단당한 사건에서 “정조와 신체를 지키려는 일념에서 엉겁결에 혀를 깨물어 설(舌) 절단상을 입혔다면 자기의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려고 한 행위로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며 정당방위를 인정한 바 있다.
또 2012년 10월 23일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4부도 성폭행하려던 택시기사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여성 B(23)씨에 대해 무혐의로 처분하고 택시기사는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같이 술을 마시다 B씨를 성폭행하려던 택시기사 C(54)씨는 혀의 3분의 1이 잘려 말을 제대로 못하게 됐고 이 때문에 노동 능력도 19%나 상실했다. 그러나 검찰시민위원회는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지만 혀를 깨문 것이 피해자가 처했던 위험에 비해 과도한 대항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당방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검찰은 이런 의견을 수용했다. “성폭행 위험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기 방어를 허용하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기습적으로 강제 키스를 당한 여성의 경우에는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남성의 경우에는 이를 부인한 결과가 된 것이다. 형사절차에서 ‘성적 편향’ 문제가 여권신장과 더불어 과거와 달리 새로운 성격의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김씨는 2014년 6월 여자친구, 여자친구의 지인 등과 술을 마셨다. 김씨는 새벽 4시 30분쯤 만취해 도로에 눕는 등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이때 여자친구의 지인 A(21)씨가 김씨에게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김씨는 A씨의 팔과 어깨 부위를 물고 혀를 깨물어 A씨의 혀 앞부분 2cm가량을 절단했다.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자신의 만취 상태를 이용해 김씨가 강제로 키스하면서 목을 조르고 코를 잡아 대항하는 과정에서 상해를 가한 것”이라며 “남성의 성적 자기결정권도 여성과 동등하게 보호돼야 하므로 정당방위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몸을 밀쳐내는 등의 방법으로 제지할 수도 있었을 텐데도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가해 혀를 깨물어 절단했다”며 “이런 행위는 사회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한 손으로 김씨의 허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목을 감싸고 있던 A씨와 달리 김씨의 두 손은 자유로운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인 A씨가 피고인보다 덩치가 더 크더라도 혀를 깨무는 방법 외에는 A씨의 행동을 저지하거나 회피할 만한 다른 수단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발생한 일인 만큼 일행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단 피고인이 당시 만취상태로 예기치 못하게 키스를 당하자 우발적으로 한 행동인 것을 인정해 원심의 형을 반으로 줄인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1989년 건장한 젊은 남성 2명이 심야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귀가 중이던 가정주부에게 달려들어 양팔을 잡고 강제로 키스하다 혀를 절단당한 사건에서 “정조와 신체를 지키려는 일념에서 엉겁결에 혀를 깨물어 설(舌) 절단상을 입혔다면 자기의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려고 한 행위로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라며 정당방위를 인정한 바 있다.
또 2012년 10월 23일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4부도 성폭행하려던 택시기사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여성 B(23)씨에 대해 무혐의로 처분하고 택시기사는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같이 술을 마시다 B씨를 성폭행하려던 택시기사 C(54)씨는 혀의 3분의 1이 잘려 말을 제대로 못하게 됐고 이 때문에 노동 능력도 19%나 상실했다. 그러나 검찰시민위원회는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지만 혀를 깨문 것이 피해자가 처했던 위험에 비해 과도한 대항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당방위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검찰은 이런 의견을 수용했다. “성폭행 위험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기 방어를 허용하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기습적으로 강제 키스를 당한 여성의 경우에는 정당방위를 인정하고, 남성의 경우에는 이를 부인한 결과가 된 것이다. 형사절차에서 ‘성적 편향’ 문제가 여권신장과 더불어 과거와 달리 새로운 성격의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