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0

2014.08.11

환상의 코스 완공 골프광 가족 열정을 누가 말려!

  •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입력2014-08-11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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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의 코스 완공 골프광 가족 열정을 누가 말려!

    골프 챔피언들이자 골프장 설립자인 모그 달 가족.

    골프광 가족이 의기투합해 만든 골프 코스가 프랑스 보르도 생테밀리옹에 최근 개장했다. 골프 선수 경력이 어마어마한 가족이 똘똘 뭉쳐 천재적인 코스 설계가를 불러 와이너리로 둘러싸인 언덕에 환상의 코스를 만들었다.

    모그 달(Mourgue d’Algue) 가족에게 골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업 그 자체다. 30개 이상의 골프대회 우승 경력에 40년간 국가대표를 지낸 아버지 가에탕(Gaёtan)은 프랑스에서 별로 인기 없는 골프의 붐을 일으키는 데 인생을 다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골프역사에서 프랑스인 가운데 유명한 골프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1970년부터 2003년까지 열린 프로 골프대회 트로페 랑콤(Trophe′e Lanco^me)을 창설하는 데도 중요한 구실을 했다.

    그는 여느 프랑스 골퍼와는 달리 유럽의 명 골프 코스에 대한 관심이 높고 방대한 자료까지 모은 까닭에 자동차 브랜드 푸조와 함께 ‘유럽의 톱 1000 코스 푸조 골프가이드’라는 골프 여행 가이드북을 출간하기도 했다. 당시 경험을 높이 산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의뢰를 받아 2010년에는 ‘롤렉스 세계 톱 1000 골프 코스’를 출간했다. 레스토랑 안내서로 ‘미슐랭 가이드’가 유명하듯 ‘롤렉스 세계 톱 1000 골프 코스’는 골프 여행 좀 다녔다는 명 코스 여행자에게는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부인 세실리아는 남편보다 더 드라마틱한 기록 보유자다. 내셔널타이틀이 붙은 프랑스아마추어 골프 대회 총 45개에서 입상했으며, 세계 팀선수권 골프 대회에 출전해 은메달 2개를 수상했다.

    딸 크리스털은 1955년 미국 대학리그 NCAA에서 우승한 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진출해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아들 앙드레는 대학에서 정치와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뒤 골프 국가대표를 지냈고, 최근까지 부친과 함께 가족 코스 시공과 마무리 공사를 진두지휘했다.



    골프 코스 전문가인 이들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색다른 장소를 10년간 물색하다 보르도 생테밀리옹의 참나무숲으로 둘러싸인 계곡 땅을 발견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에서 10km2 떨어진 와이너리 사이에 놓인 땅이었다. 16세기 사상가 몽테뉴가 에세이를 쓰던 몽테뉴 성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다.

    땅을 사들인 이들은 코스 설계자를 물색했다. 그리고 미국 서부 태평양을 마주하는 오리건 주 해안가에 조성된 퍼시픽듄스를 설계한 톰 도크를 선정했다. 도크는 뉴질랜드의 케이프키드내퍼스, 호주의 반부글듄스 등 자연을 그대로 잘 살리고 보존하는 설계가로 이름 높다.

    모그 달 가족은 도크에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면서도 지형 특징을 살리는 레이아웃”을 요구했다. 또 “모든 실력대 골퍼가 재미나게 즐기면서도 최고 게임에 도전하도록 도전적인 요소는 살리라”는 어쩌면 역설적인 주문도 했다. 도크는 인근 호수와 폭포에서 개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디자인했고, 온가족이 3년간 공사에 참여해 7월 그랑생테밀리옹 골프클럽(segolfclub.com)을 개장하기에 이르렀다. 페어웨이를 따라 골퍼들이 숙박할 작고 아담한 고급 빌라 11채는 내년 완공된다. 이 모든 것을 통해 ‘프랑스적인 예술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모그 달 가족의 계획이다.

    환상의 코스 완공 골프광 가족 열정을 누가 말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속에 도전적 요소가 있는 그랑생테밀리옹 골프클럽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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