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92

2013.06.17

경력 진단 없이 경쟁력 생길까요?

커리어 컨설팅

  • 커리어케어 유승희 부사장

    입력2013-06-17 09:0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A씨는 국내 대기업 반도체 회사 과장이다. 유명 공대를 졸업하고 무난히 대기업에 입사해 10년 가까이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지인들은 좋은 회사에 다닌다며 부러워하지만 속사정은 그리 편치만은 않다. 회사 내에는 A씨 정도의 학력과 비슷한 능력의 소유자가 넘친다. 그러니 승진하려고 할 때나, 연봉협상을 할 때 무엇을 앞세워야 할지 아득하기만 하다. 또 엔지니어라는 업무 특성상 상사나 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적고, 이는 자연스럽게 설득력 저하로 이어져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에서 A씨는 늘 끌려가는 처지가 됐다.

    막상 이직을 하려니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회사 밖으로 나온 A씨는 대기업이라는 큰 조직 내 작은 부분으로 일해왔을 뿐, 주도적으로 업무를 이끌거나 책임 있는 위치에 있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기업 과장으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수만 명에 달하는 그 회사 직원 가운데 한 명일 뿐이었다.

    이는 비단 A씨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이유에서든 경력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A씨처럼 대기업이라는 안정적인 조직에서 경력을 개발할 만한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시간 흐름에 따라 산업환경이 변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직업이 사라지기도 한다. 또 직급이 올라갈수록 요구하는 능력과 역량도 달라진다. 과장에게 요구하는, 부장에게 요구하는, 임원급에게 요구하는 능력과 역량이 다 다른 것이다. 승진코스를 밟아 높은 자리에 올라도 변화하는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채 고민에 빠진 직장인도 많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경력을 개발하려면 먼저 자신의 경력가치(Career Value)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가치는 ‘내 경력에 대해 시장에서 평가하는 객관적인 값’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인사팀 혹은 헤드헌터가 평가하는 내 경력가치다. 경력가치는 조직, 직무, 직급 경험의 가치와 경력 전반을 통해 형성된 핵심 역량을 토대로 평가하기 때문에 개인이 자신의 경력가치를 스스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커리어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자신의 경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자신의 경력을 평가할 객관적인 비교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력가치를 자의적으로 평가하기보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커리어 컨설팅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어 컨설팅을 받으면 경력가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력 개발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다. 커리어 컨설팅 전문가는 회사라는 조직 환경에서 성과를 촉진할 수 있는 개인의 성향과 역량 등을 찾도록 돕는다. 그리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구축해온 업계 및 직무 관련 데이터를 결합해 개인의 커리어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과 조언을 제시한다.



    과거 평생직장 시대에는 회사에서 맡기는 대로 일하면 학년 올라가듯 자연스레 승진하고 연봉도 인상됐다. 이제는 수시로 평가해 발탁하거나 탈락시키고 구조조정은 거의 일상이 된 시대다. 따라서 적극적인 커리어 관리를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스스로 높이려는 노력은 생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