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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으로 들어온 한권

은밀하고 치명적인 ‘판데믹 공포’

‘바이러스 폭풍’

은밀하고 치명적인 ‘판데믹 공포’

은밀하고 치명적인 ‘판데믹 공포’

네이선 울프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388쪽/ 1만5000원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많은 사람이 조류독감(AI)이 대유행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선 AI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사정이 달랐다. 2월 13일 AI 원인 바이러스 H5N1에 감염된 3세 여야가 숨지면서 캄보디아에서 올 들어 6명이 희생됐다.

겨울에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올봄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조류독감 경보가 내려졌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발생한 동남아 등에서 야생 철새가 3, 4월 우리나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류독감 발생 위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습격에 왜 인류는 번번이 당할까. 어떻게 하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까. 바이러스 전문가인 이 책 저자는 전염병 조기 발견과 억제를 막는 ‘글로벌 바이러스 예보’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또한 ‘바이러스 사냥꾼’으로 중앙아프리카 열대우림과 사냥터, 동남아시아 야생동물 시장 등으로 바이러스를 찾아 나선다. 잠재적 파괴력을 지닌 바이러스의 기원과 전염 요인을 분석하려는 취지에서다.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 중에서 돌연변이율이 가장 높다. 다수의 돌연변이가 새로운 바이러스를 폐사시키지만, 바이러스들이 생성해낸 후손의 숫자가 많으면 일부 돌연변이체는 살아남아 부모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지닐 개연성도 높아진다. 이 돌연변이체는 신약에도 너끈하게 견뎌내거나 완전히 다른 종으로 숙주를 옮길 개연성도 높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이상 바이러스 안전지대는 없다. 특히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야생 동식물과 접촉이 많은 사람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가축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인간에게 꾸준히 새로운 병원균을 유입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병원균은 가축이 접촉하는 야생동물에서 비롯된 것이다. 야생동물의 새로운 병원균은 가축을 매개로 인간 몸으로 빠르고 쉽게 전이된다. 지상에 사는 5000종 이상의 포유동물이 인류를 감염시킬 수 있는 병원균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우리를 감염시킨 병원균보다 그 수가 훨씬 더 많다.



일부 바이러스는 몇몇 사람과 특정 지역에서 나타났다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사라지기도 한다. 문제는 ‘판데믹’이다. 모든 대륙 사람에게 새로운 병원균이 확산되는 판데믹이 위력을 떨치는 이유는 교통혁명 때문이다.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어놓은 교통혁명은 적은 개체군 내에서 생존조차 힘들던 병원균까지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과학기술 발전이 인류를 판데믹 시대로 몰아가는 것이다.

바이러스 습격에 맞서고 판데믹을 예측하는 것도 역시 과학기술이다. 인류가 정보통신으로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집단 발병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조건도 갖췄다. 여기에 유행병을 야기하는 작은 생명체의 다양성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연구결과가 더해지면서 판데믹 예측과 예방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거기에 저자처럼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질병 확산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바이러스 사냥꾼의 노력도 한몫한다.

1960년대 과학자는 순진하게도 ‘가까운 시일 안에 전염병을 박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염병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으며, 이름도 없는 어떤 바이러스에 한 사람이 감염돼 수억 명이 공포에 떨고 수많은 사람이 죽음을 맞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는 바이러스가 공기와 물을 타고 인류 생존을 끊임없이 위협한다. 일상에서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손을 자주, 깨끗이 씻는 것이다.



주간동아 2013.03.11 878호 (p74~74)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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