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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 김지영의 스타데이트

“신음 소리와 베드신 따로 연습하지 않았어요”

영화 ‘나의 PS 파트너’ 주연 김아중

  •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신음 소리와 베드신 따로 연습하지 않았어요”

“신음 소리와 베드신 따로 연습하지 않았어요”
배우 김아중(30)이 드라마 ‘싸인’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했다. 고심 끝에 그가 선택한 작품은 ‘폰섹스’를 소재로 한 영화 ‘나의 PS 파트너’. 영화사에서 규정한 장르는 로맨틱코미디지만, 수위 높은 대사가 연신 터져 나와 누리꾼 사이에선 ‘버라이어티 섹시 로맨틱코미디’로 통한다. 파격적인 대사에 비하면 김아중이 처음 도전한 베드신은 되레 덜 야하게 비칠 정도다.

영화에서 그는 인형 같은 이목구비에 마네킹 몸매를 지녔음에도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윤정으로 등장한다. 남자친구의 바람기로 마음에 구멍이 송송 뚫린 란제리 디자이너다. 5년 사귄 남자친구 승준(강경준 분), 그리고 7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얼떨결에 그의 폰섹스 파트너가 된 현승(지성 분) 사이에서 갈등하며 진정한 사랑을 배워간다. 언뜻 빤해 보이는 스토리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적인 대사와 배우들의 이색적인 사랑 표현방식이 신선한 충격을 준다.

개봉을 사흘 앞둔 12월 3일 서울 인사동 한 카페에서 김아중을 만났다. 자그마한 얼굴과 늘씬한 팔다리 비율에서 팔등신 미녀의 본색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보다 좀 마른 것 같았다.

▼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싸인’ 때보다 많이 빠졌다 당시 많이 나갈 때는 51kg 정도였는데 지금은 46kg이다. 일부러 다이어트를 한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빠졌다. 여태 사랑받는 역만 연기했는데, 이번 영화에선 남녀 간 연애 이야기인데 누구에게도 온전한 사랑을 못 받으니까 살이 빠졌나 보다. 이런 경험 처음이다(웃음).”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3월부터 6월까지 영화를 찍었다. 하루 이틀 밤새우고 그다음 날 쉬는 식으로 촬영했다. 보통 110~120신을 찍는데 이번 영화는 170여 신을 찍었다. 야외 로케가 많아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바쁘게 촬영했다. 촬영이 끝난 뒤 일본에서 팬미팅을 하고 미국 뉴욕에서 2~3개월간 지냈다.”

폰섹스 소재 영화는 내게도 모험

▼ 영화 대사가 상당히 파격적이다.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골랐는지 궁금하다.

“이번 영화는 내게도 모험이었다. 폰섹스가 한국 영화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소재라 호기심이 있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펀치 드렁크 러브’라는 외국 영화를 재미있게 본 터라 한국 영화로 만들면 어떨지 궁금했다.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의 평범한 여자 역이라는 점도 끌렸다. 연예인이나 가수, 법의학자, 무사 등 평범하지 않은 역만 해왔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도전 혹은 모험 삼아 이 작품에 출연했다.”

▼ 신음소리나 베드신을 위해 따로 연습했나.

“따로 연구하거나 준비하진 않았다. 대사는 어차피 시나리오에 나와 있으니까 감독님한테 많이 의존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워낙 여성에 대한 판타지나 로망에 확고한 지표를 지니고 있어서 그에 맞춰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이려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남자를 좀 긴장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직설적이고 야한 대사들이 여배우로선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작품을 선택할 땐 개인적 이미지를 따지지 않고 보는 편이라 크게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만 조금 부끄러웠지 괜찮았다. 감독님과 일대일로 리딩연습을 하면서 많이 맞춰갔다.”

“신음 소리와 베드신 따로 연습하지 않았어요”
▼ 데뷔 후 첫 베드신인데 감독이 욕심을 부리지 않던가.

“노출 수위를 조절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다했다. 감독님은 윤정과 현승 둘 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연애 루저(loser)지만, 이들의 사랑이 신랄하고 적나라하게 그려지기보다 판타지 속에 녹아들기를 바랐다. 그래서 베드신이 예쁘게 잘 나온 것 같다.”

▼ 영화에서 남자들만의 은어와 속어가 마구 쏟아지는데,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안 그래도 감독님에게 건의했다. 나처럼 약간 보수적인 여자들에겐 민망할 수도 있다고. 그랬더니 감독님이 여자들을 생각하면 순화해야 할 것 같지만 남자들끼리는 더 세게 이야기한다고 하더라. 그런 점을 무시하고 미화하자니 속이는 것 같다고 하기에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남자들의 그런 직설적인 농담 탓에 사랑에 판타지를 가진 윤정이 더 외롭고 위태롭게 보였다. 캐릭터가 더 선명해진 셈이다.”

▼ 실제로 남자친구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면 영화에서처럼 모른 척할 건가.

“윤정이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둘 사이에 5년이란 시간이 있고, 권태뿐 아니라 좋은 추억도 많을 테니 잠깐의 일탈이라고 믿고 싶었을 거다. 그리고 자기 입으로 먼저 문제 삼으면 남자친구에게 버림받을까 봐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나라면 모른 척하진 않을 것 같다.”

▼ 지성 씨와 잘 맞던가.

“상대 배우를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목소리도 좋고 대사 전달력도 좋다. 전화로 대사를 주고받는 신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목소리 덕분에 편하게 연기했다.”

▼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베드신이나 야한 장면은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감독님이 바라는 여성상에 맞추는 게 편할 때도 있지만, 간혹 이해가 안 되는 신들도 있었다. 감독님은 ‘하의 실종’ 패션을 고집하셨다. 윤정이의 감정 상태와 상관없이 현승이가 넋두리를 늘어놓으면 무조건 받아주고 자상하며 친절하기를 요구했다. ‘내 남자친구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왜 현승이의 연애고민까지 웃으면서 들어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투정하면 감독님은 ‘이건 남자들의 판타지를 대리만족시켜주는 영화니까 따라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늘 감독님 버전과 내 버전을 각각 찍었다.”

▼ 왜 버전을 달리 한 건가.

“위로의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정말 자상하게 위로하는 방법도 있지만, 나는 현승을 약간 놀리거나 눙치고 그러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무조건 비위를 맞추기보다 아픈 부분을 따갑게 건드리면 그게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 감독님은 그 방법을 별로 안 좋아하면서도 내 의사를 존중해주셨는데, 편집된 완성본을 보니 다 감독님 버전이더라(웃음). 나중에 여자 관객들이 가진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고려해 ‘김아중 버전’을 모아 내놓아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시련 겪은 지난해 많은 것 배워

“신음 소리와 베드신 따로 연습하지 않았어요”
▼ 실제 상황이라면 누구에게 더 끌리겠나.

“바람만 안 피우면 승준 같은 남자가 좋다. 매력적이고 유머감각도 있으며, 나보다 경제적 능력도 낫고 안정감이 있어 좋다. 더욱이 5년이나 만나지 않았나. 그런데 나쁜 남자는 정말 싫다. 현승이는 친밀감을 나눌 수 있고 말이 잘 통해서 좋다. 둘 중 어느 한쪽을 택하기가 쉽지 않다. 내 눈이 너무 높아진 건가.”

▼ 연하는 어떤가.

“서른 살이 되니 연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나이 먹는 만큼 남자도 나이를 먹을 테니까.”

▼ 나이 먹는 게 두렵진 않나.

“전혀 두렵지 않다. 숫자에 크게 구애받고 싶지 않다. 20대는 비교적 후회 없이 보냈다. 딱 하나 걸리는 건 연애 정도다. 현재 진행 중인 사랑은 없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연애하고 싶다(웃음).”

▼ 30대가 되니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던가.

“작년에 세금 문제도 있었고 내가 몰랐던 부분, 사회인으로서 좀 더 챙겼어야 하는 것들을 배우고 깨달으면서 이제야 진짜 어른이 돼가는구나, 좀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금 문제는 전문 영역이라 전문가에게 맡기면 다 되는 줄 알고 계속 신경을 안 썼다. 내가 몰라도 되는 부분이라고 뒷전으로 미룬 게 가장 큰 잘못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것저것 주위 분들에게 여쭙고 많이 배웠는데도 잘 모르겠다.”

▼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나.

“소속사나 매니저가 없어서 더 당황스러웠고, 내 의견 표명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내 딴엔 트위터에 사과 글을 올리고 보도자료도 직접 작성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지만, 그래도 미흡했던 것 같다. 힘들었지만 혼자 삭이고 견디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당시 하려고 했던 작품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작품에 영향을 끼치면 안 될 것 같아 모두 거절했다. 그럼에도 나를 기다려준 ‘나의 PS 파트너’ 팀이 무척 고맙다. 영화에 집중하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힘든 일도 털어낼 수 있었다. 앞으로는 좀 더 활기차게 일에 매진하고 싶다.”

▼ 꼭 도전해보고 싶은 역이 있나.

“액션이나 스릴러 연기가 욕심난다. 트렌디 하면서도 발랄한 역도 해보고 싶고, 김수현 선생님의 ‘천일의 약속’ 같은 슬픈 멜로도 탐난다. 기회가 되면 김수현 선생님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

▼ 10년 후 어떤 모습이고 싶나.

“화목한 가정도 이루고 일도 병행하면서 멋진 연기를 하고 싶다. 특별히 다른 삶을 사는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주간동아 2012.12.10 866호 (p60~62)

김지영 월간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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