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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감성 홀린 ‘파리의 여신’

시트로엥 DS3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유럽 감성 홀린 ‘파리의 여신’

유럽 감성 홀린 ‘파리의 여신’
1922년 12월 17일 아프리카 투구르(Touggourt)에서 차량 5대가 뽀얀 흙먼지를 날리며 사하라사막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한동안 소식이 끊겼던 이들은 21일 만인 1923년 1월 7일 모래를 잔뜩 뒤집어쓴 채 3200km나 떨어진 아프리카 말리의 통부크투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몰고 사하라사막 횡단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이들은 여세를 몰아 2년 뒤 3만km에 이르는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고, 그다음 해엔 차 지붕에 코끼리를 얹은 채 파리 시내를 돌아다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모든 것은 1919년 설립한 프랑스 자동차회사 시트로엥(Citroёn)이 자사 차량을 홍보하려고 벌인 이벤트다. 창업자 앙드레 구스타브 시트로엥(1878~1935)의 기발한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25~34년 10년간 에펠탑에 25만 개의 전구와 600km의 전선을 이용해 자사 이름인 ‘Citroёn’을 대문자로 밝히는 세계 최초의 옥외광고를 했는가 하면, 비행기가 대중화하지 않았던 당시 경비행기를 이용해 파리 하늘에 연기로 자사 이름을 쓰기도 했다. 그 시절 프랑스에서는 “아기가 태어나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와 시트로엥”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 개성 팍팍 넘치고 매력은 빵빵

유럽 감성 홀린 ‘파리의 여신’
시트로엥이 금융위기의 된서리를 맞고 한국에서 철수(2002)한 지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전면에 내세운 모델은 감각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소형 해치백 DS3. 시트로엥이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2009년 처음 선보인 DS라인의 막내로 세계 시장에서 모두 15만5000대를 팔았다. 경쟁모델로는 BMW 미니와 알파로메오의 미토가 있다.



시승차는 1.6VTi So Chic 모델로 1598cc 4기통 가솔린엔진을 탑재했다. 4단 자동변속기에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3kg·m의 힘을 낸다. 공인연비는 12km/ℓ로 소형차로선 조금 아쉬운 수준이다.

시승하려고 서울 도심을 빠져나가는 길에 잠깐 편의점에 잠깐 들렀다. 음료수 값을 계산하고 차에 오르려는데 젊은 주인이 따라나와 “이 차 이름이 뭐예요?”라고 묻는다. 그는 “차가 정말 예쁘네요”라며 가격과 성능 등을 꼬치꼬치 물었고, 차가 출발한 뒤에도 한동안 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DS는 프랑스어 Deesse의 약자로 ‘여신’이라는 뜻이다. DS라인을 유럽에서 ‘파리의 여신’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DS3는 세계 어느 차와도 닮지 않은 독창적 디자인을 자랑한다. 세상에 차는 수도 없이 많지만 DS3와 비슷하게 생긴 차를 꼽으라면 “없다”가 정답이다. 둥근 차체와 커다란 헤드램프, 개성 넘치는 라디에이터 그릴, 빵빵한 뒷모습까지 감각적이고 섬세한 개성이 넘친다. 유럽 젊은이들로부터 “귀엽고 예쁘다”는 칭찬을 한 몸에 받는 차답다.

유럽 감성 홀린 ‘파리의 여신’
# ‘향수캡슐까지…’ 톡톡 튀는 실내 인테리어

실내도 독특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랫부분을 메탈릭으로 치장한 ‘D자형’ 스티어링 휠과 메탈릭 기어봉, 고광택 하이글로시로 덮인 대시모드와 센터페시아, 알루미늄 페달이 톡톡 튄다. 시트는 매시 원단의 천으로 만들었다. 내비게이션은 없고 센터페시아 상단에 작은 액정이 있어 차량과 오디오 정보를 표시한다. 계기판 오른쪽에 동그란 향수캡슐이 있어 자신이 원하는 향수 원액을 캡슐에 넣어 사용할 수 있으며 리필도 가능하다.

실내공간은 승차정원 5명이지만 성인 4명이 타면 알맞을 정도의 크기다. 트렁크는 여행용 중형 트렁크 2개를 간신히 실을 정도로 좁지만(285ℓ), 화물이 많을 경우 버튼을 눌러 뒷좌석을 6대 4로 간단히 접을 수 있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차체 크기는 전장 3950mm, 전폭 1720mm, 전고 1480mm, 휠베이스 2465mm로 기아자동차 프라이드보다 약간 작다.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DS3의 제로백(0→100km/h)은 8.9초로 빠르진 않지만 실제로 타보면 굼뜨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서서히 속도를 높여나가자 100km/h까지 가속이 무난했다. 하지만 120km/h를 넘어서면서부터 가속이 조금씩 더뎌지고 엔진소음도 커졌다. DS3에 탑재한 4단 자동변속기의 약점 탓이다.

승차감과 핸들링은 저속과 고속 영역에서 조금 달랐다. 저속에선 도심형 소형차답게 진동과 충격을 잘 흡수하고 핸들링이 민첩했으나, 속도를 높이자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소형차로서 어쩔 수 없는 점으로 봐야 할 것 같다.

# 넓은 무릎공간과 다양한 안전장치가 매력

동승자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뒷좌석에 앉았다. 무릎공간이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넓었다. DS3가 공간을 재미있게 활용한 예는 조수석의 대시보드 아래를 깊숙이 파내 무릎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조수석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당길 수 있어 뒷좌석도 넓은 승차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뒷문이 없는 쿠페에 선루프가 없는 점은 답답했다.

DS3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갖췄다. ESP, ABS, EBA, EBD(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를 기본으로 장착한 브레이킹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밖에 에어백 6개, 뒷좌석 ISOFIX 유아용 고정장치, 스피드리미터 등이 있다.

1.6ℓ모델 외에 1.4ℓe-HDi 디젤엔진을 장착한 Chic 모델도 국내에 출시했는데, 공인연비 25.7km/ℓ의 높은 연료효율을 자랑한다. Chic는 최대출력 68마력에 최대토크 16.3kg·m의 힘을 발휘한다.

판매가격은 1.6ℓSo Chic 2990만 원, 1.4ℓChic 2890만 원이다. 시트로엥은 올해 말까지 DS3의 상위 모델인 DS4와 DS5를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감성 홀린 ‘파리의 여신’




주간동아 839호 (p60~61)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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