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3

2011.11.21

탐욕의 금융 내부 속 시원히 해부

  • 조은주 호남대 의상디자인학과 교수

    입력2011-11-21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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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욕의 금융 내부 속 시원히 해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미국 월스트리트로부터 시작한 반(反)금융권 시위가 익숙지 않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 사건으로부터 파생한 금융권 전반에 대한 불신은 우리나라에서도 월가점령 시위 같은 일이 일어날 미래가 머지않았음을 예고한다. 이쯤에서 당연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금융에 대한 불신의 원인은 구조적 문제인가, 아니면 도덕적 문제인가. ‘주간동아’ 812호는 독자에게 간단한 힌트를 줬다. ‘탐욕, 거짓말, 뻔뻔함’이 ‘금융의 민낯’이라고.

    하루에도 열 번 이상 꼬박꼬박 대출을 받으라는 문자메시지가 온다. 그래도 예전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대부업체에서나 그러던 것이 최근엔 은행에서도 한다. 그것도 문자메시지가 아닌 전화로 대출을 권할 땐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난다. “물론 제 전화번호는 합법적으로 구한 거겠죠?” 카드 포인트를 적립하라고 광고해놓고 정작 쓸 만한 곳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카드를 오래 써도 한도만 늘릴 뿐 금리는 깎아주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가 낯익지 않은가. 이보다 더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탐욕과 횡포 그들만의 錢의 전쟁’을 읽어보라. 물론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기업이다 보니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눈 뜨고 고객 코 베는 금융사의 6가지 거짓말’에서 드러난 것처럼, 금융 약자를 상대로 비도덕적 영업을 하는 것은 정서적 사기나 다름없다. 금융 소비자에게도 문제가 있다. 끝까지 공짜 점심을 찾는다거나 깨알 같은 글씨를 읽기 귀찮다며 보험 계약서를 꼼꼼히 보지 않는 식의 행동은 스스로의 책임과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손해 보기 전에 명심할 점 하나, ‘수익 올리려면 위험 감수 서비스 받으려면 수수료 내라’.

    조선왕실의궤 반환을 둘러싸고 끈질긴 막후협상이 있었단 권철현 전 주일대사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놀라웠다. “낮엔 자민당, 밤엔 민주당 밥 먹고 술 마시니 의궤 주더라”는 겸손한 말에서 오랜만에 프로페셔널한 공직자의 모범을 읽을 수 있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2차 부흥기라는 최근 상황에도 폐쇄적 경영 방식 탓에 손실을 보고 ‘날개 없는 닌텐도’가 됐다는 이야기는 여러모로 교훈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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