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08

2011.10.17

FC 바로셀로나 승승장구 비밀을 알려주마!

내부 양성+스타 영입 조화로운 균형…효과적 리더십까지 더해 세계 최고 ‘명문 구단’으로

  • 우진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jinyong0726.woo@samsung.com

    입력2011-10-17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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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 바로셀로나 승승장구 비밀을 알려주마!

    FC 바르셀로나의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도중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최근 기업 경영에서 가장 큰 이슈 가운데 하나는 우수 인재 확보다. 기업은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창의력이 뛰어난 고급 두뇌를 확보하려고 ‘인재 전쟁(The War for Talent)’을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우수 인재의 영입이 반드시 조직성과에 긍정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똑똑한 사람만 모아놓은 조직이 집단적으로 우둔해지는, 이른바 ‘알브레히트 법칙’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인재 확보 방식이 기업에 효과적일까. 그 어느 곳보다 인재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축구계, 그중에서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통해 알아보자.

    프리메라리가는 박지성 선수 덕분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가운데 하나다. 현존하는 최고 축구선수라는 메시가 이끄는 FC 바르셀로나와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 호날두가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가 속해 있다. 사람들은 프리메라리가의 양대 산맥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이 두 팀의 경기를 스페인어로 ‘고전의 승부’를 뜻하는 ‘엘 클라시코’라고 부르며 많은 관심을 보낸다.

    최근 이 두 팀의 성적이 엇갈렸다. FC 바르셀로나는 2009년 스페인 축구클럽 최초로 트레블(한 해 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 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다른 대회에서도 우승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6관왕에 등극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 카카 등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했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와 확연한 차이

    FC 바르셀로나가 영원한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 확보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FC 바르셀로나는 ‘칸테라’(스페인어로 채석장)라는 내부 양성 시스템을 통해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팀의 주력 선수로 키운다. 2011년 10월 현재 FC 바르셀로나는 베스트 11 가운데 메시, 파브레가스, 사비, 이니에스타 등 절반 이상이 칸테라 출신이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갈락티코’(스페인어로 은하수) 정책을 통해 외부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한다.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옮겨온 호날두의 이적료는 역대 최고인 9000만 유로(약 1600억 원)를 기록했다. 2010년 7월 ‘레알의 심장’이라 불리던 라울의 이적으로 베스트 11 가운데 골키퍼인 카시야스를 제외한 전원이 외부 영입 선수로 채워졌다.

    여기서 FC 바르셀로나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조직 근간을 유지하는 인재 양성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이다. 내부 선수 육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메시, 사비, 이니에스타 같은 스타를 키워냈다. 칸테라 출신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팀 전술과 철학을 공유하면서 조직력을 극대화했고, 이것이 FC 바르셀로나가 가진 경쟁력의 원천이 됐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바르셀로나의 조직력은 하루아침에 따라 하기 힘들다. 멤버 전체의 융화된 조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진짜 만화 축구를 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FC 바로셀로나 승승장구 비밀을 알려주마!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 선수로 꼽히는 FC 바르셀로나의 메시.

    이와 대조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정책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 선수들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그 결과 내부 선수 양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수 선수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레알 마드리드 B팀 출신이던 사무엘 에투가 마요르카를 거쳐 FC 바르셀로나로 옮긴 뒤 리그 득점왕에 등극하는 등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사례는 갈락티코 정책의 어두운 단면을 잘 보여준다.

    FC 바르셀로나의 두 번째 성공 요인은 팀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적절한 외부 선수 영입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선 내부 인력 양성만큼이나 자사의 부족함을 채워줄 외부 인재 영입도 중요하다. FC 바르셀로나는 칸테라를 통해 양성한 우수 선수를 근간으로 호나우지뉴, 마르케스 같은 선수를 적절한 포지션에 영입함으로써 팀 경기력을 극대화했다.

    또한 외부에서 선수를 영입할 때 팀 가치와 철학의 공유를 중요시했다. 2011년 영입한 FC 바르셀로나 칸테나 출신의 파브레가스는 팀 철학과 전술에 완벽히 녹아들어 맹활약을 펼쳤고, FC 바르셀로나에 깊이를 더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마지막 성공 요인은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리더십의 확보다. 내부 양성 인재와 외부 영입 인재의 조화를 통해 각자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 요건은 바로 리더십이다.

    “사람 먼저, 다음에 할 일”

    FC 바르셀로나는 팀 문화와 스타일을 분석해 감독의 리더십 요건을 정의하고, 최적의 감독을 선임하려고 노력했다. 그와 동시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감독이 리더십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37세 젊은 감독 과르디올라가 2008년 이후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달성하고, 2009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연소 우승 감독에 올랐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FC 바르셀로나의 성공은 ‘인재전쟁’ 시대에 인재의 내부 양성과 외부 영입 간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내부 인재 양성 시스템을 통해 조직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는 우수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 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것이다.

    적합한 리더를 선발하고 지원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는 마지막 열쇠다. 다시 말해 내부 양성과 외부 영입의 적절한 균형에 이들을 뒷받침하는 효과적인 리더십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나갈 때 기업은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우수 인력 양성과 영입의 균형, 그리고 효과적인 리더십’, 이것이야말로 기업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키워드이자, 경영학의 그루 짐 콜린스가 주장했던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람 먼저, 다음에 할 일(First Who, then What)’의 핵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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