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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의 新車, 名車시승기

독일에서도 인정한 차 왜건이야 세단이야

현대자동차 i40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독일에서도 인정한 차 왜건이야 세단이야

독일에서도 인정한 차 왜건이야 세단이야
독일인이 가장 사랑하는 차 폭스바겐 파사트를 잡겠다며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내놓은 신개념 중형차 i40. 과연 i40는 현대차의 호언대로 세계시장에서 통할 만한 품질과 가치를 지녔을까. 일단 초반 분위기는 좋다. 유럽 현지, 그것도 독일에서 먼저 인정받고 들어온 것. 독일의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빌트’는 9월 2일 i40를 파사트 바리안트(왜건형) 모델과 직접 비교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사실상 독일차 수준”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아우토빌트’는 두 차량의 비교 시승을 통해 차량의 제원과 성능을 꼼꼼히 따져본 뒤 독자에게 “이 정도 성능과 디자인, 재질이라면 7000유로나 비싼 파사트를 굳이 살 필요가 있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i40라는 아주 설득력 있는 차를 유럽시장에 내놓았다”면서 “잘 달리고 높이 평가받을 차를 출시한 현대차에 축하를 보낸다”고까지 했다.

#유럽서 “사실상 독일차 수준” 호평

그동안 한국 자동차를 ‘깡통’ 취급해왔던 독일 언론의 이 같은 평가는 극히 이례적이다. 현대차는 유럽 현지의 긍정적인 분위기에 한껏 고조됐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i40는 파사트와 비교할 때 외관, 성능, 연비, 편의사양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독일 오버우르젤 현대개발센터에서 수년간 i40 개발에 매달려 파사트를 하나하나 뜯어보고 조금이라도 더 우수하게 만들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는 i40를 개발하기 위해 4년 6개월간 23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쟁쟁한 명차가 즐비한 유럽시장에서 비유럽권 중형차가 살아남기란 결코 쉽지 않다. 현대차는 소형차 위주로 점유율 3%에 턱걸이하고 있고, 일본 자동차도 한두 개 모델이 겨우 명맥을 유지할 뿐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유럽 수출을 위한 선봉으로 i40를 내놓은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유럽 소비자를 겨냥했다는 i40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구태여 따지자면 SUV와 세단의 중간으로 봐야 한다. 세단의 주행성능과 감각을 지녔지만, 실용성과 생김새는 SUV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존 국산 중형차에는 없는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와 관련 학계는 “i40는 한국 자동차문화의 외연을 넓히는 데 중요한 모델”이라고 평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i40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다양성과 실용성의 시범 모델인 데다 승용디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700ℓ 트렁크 자취방 이삿짐도 실을 듯

독일에서도 인정한 차 왜건이야 세단이야
9월 초 부산에서 만난 i40는 단단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풍겼다. 전면은 헥사고날 그릴을 채용했고, 양끝이 올라간 전조등은 누운 ‘S’자 형태의 LED(발광다이오드)가 가로질렀다. 현대차의 디자인 콘셉트를 이어받은 전면과 측면은 쿠페처럼 날렵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미를 강조했으며, 후드 라인을 없애 깔끔한 유럽차를 보는 듯했다.

실내는 고급 소재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대시보드와 감각적인 센터페시아가 앞좌석을 안정적으로 감싸준다. 크기는 전장 4815mm, 전폭 1815mm, 전고 1470mm로 쏘나타와 비슷하다. 성인 4명이 타도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적재량 500ℓ에 달하는 트렁크. 소형냉장고와 접이식 자전저가 거뜬히 실린다. 여기에 뒷좌석을 앞으로 접으면 1700ℓ로 넓어진다. 대형 유모차를 접지 않고 실을 수 있으며 어지간한 자취방 이삿짐도 옮길 수 있을 정도다. 버튼 하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뒷문(해치)은 손이나 물건이 끼었을 때 정지하는 안전기능을 갖췄다.

#실용성은 왜건이지만 주행성은 세단

편의장치는 차량 회전 시 빛의 조사각과 범위를 조절하는 ‘풀 어댑티브 HID 전조등’과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 전자 파킹브레이크, 정차 후 출발 시 차량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하는 ‘오토 홀드’, 10방향 전동 시트,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있다.

현대차는 i40를 소개할 때 ‘야누스 같은 차’라고 표현한다. 실용성은 왜건이지만 주행성능은 세단이라는 뜻이다. i40 2.0 가솔린 모델의 운전석에 앉아 보니 핸들 크기가 일반 세단형 중형차보다 조금 작았다. 언뜻 스포츠카의 것을 닮은 듯 보이는 핸들은 조작이 쉽도록 사이즈를 줄여놓은 것. 핸들링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을 겨냥한 선택이기도 하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서서히 높였다. 130km/h까지 쉽게 속도가 올라갔다. 엔진회전은 2800rpm을 웃돌았다. 저속에서 가벼운 느낌이던 핸들이 속도를 높이자 점점 무거워져 안정감을 줬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속도를 더 높여봤다. 가속페달의 반응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속도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150km/h 이상의 고속에서도 차 안이 조용했다. 정숙성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를 위해 유럽 모델보다 흡음제를 더 많이 사용한 까닭이다. 사이드미러의 풍절음이나 노면에서 전달되는 소음도 많이 적은 느낌이었다.

독일에서도 인정한 차 왜건이야 세단이야

1 i40 라인업은 2.0 GDI와 1.7VGT 디젤이다. 2 실내는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계승하면서도 고급 소재로 마무리했다. 3 실용성을 앞세운 i40의 트렁크는 500ℓ에 달하는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핸들링과 정숙성 인상적…패밀리 카 성격 강해

전체적으로 i40는 정교한 핸들링과 정숙성이 돋보였다. 그러나 민첩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조금 부족했다. 차량 성격상 급가속과 거친 주행에는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가족이나 지인을 태우고 부드럽게 운전을 즐기는 패밀리 카 성격에 맞는다고 봐야 한다. i40 2.0 GDI는 2000cc 직렬 4기통 DOHC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178마력(6500rpm), 최고토크는 21.6kg·m이다. 공인연비는 13.1km/ℓ. 1.7 VGT 디젤은 1685cc 터보엔진에 최고출력 140마력(4000rpm), 최대토크 33.0kg·m이다. 연비는 18.0km/ℓ. 두 모델 모두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판매가격은 2.0 GDI 2835만~30 75만 원, 1.7 VGT는 2775만~3005만 원이다.



주간동아 805호 (p60~61)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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