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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고위공직자 야당에서 새 둥지 틀다

전 국무총리 정무운영비서관 노병인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MB정부 고위공직자 야당에서 새 둥지 틀다

MB정부 고위공직자 야당에서 새 둥지 틀다
공무원 신분은 법으로 보장한다. 권력의 압력 같은 외풍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뜻에서일 것이다. 실제로는 어떨까. 2007년 대통령선거 직전까지 1급 상당 고위공무원이던 노병인 전 국무총리 정무운영비서관의 사례는 정권 교체가 공직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2007년 말까지 국무총리실에서 용산공원추진단장으로 일하던 노 전 비서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하루아침에 대기발령 상태가 됐다. 그가 맡았던 업무도 공중 분해됐다. 대기발령 석 달 만에 국무총리실 인사부에서 그에게 연락을 해왔다. 국토해양부에 ‘용산공원추진단’을 설립하는데, 그곳에서 일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곳 책임자는 그가 단장으로 일하던 시절 그의 밑에있던 국장이었다. 그는 당시 인사담당 국장에게 “이런 인사는 인간에 대한 모독”이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몇 달을 더 쉰 뒤에야 그는 행정안전부 산하 과거사처리기획단장으로 파견을 나갔다. 총리실 고위 공무원이 하부 기관으로 파견을 나가면 공직사회에서는 ‘물먹었다’라고 표현한다. 그렇지만 그는 “일에서 보람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과거사처리기획단은 해방 이후 건국, 6·25전쟁 등을 거치는 동안 국가 기관이나 관련 단체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한 양민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설립한 기관입니다. 해당 자치단체를 직접 방문해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고, 조금씩 성과를 거뒀죠. 위령탑을 세우고, 군지(郡紙) 등 각종 간행물에 진실을 게재하면 유족 대표가 감사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일할수록 보람도 컸습니다.”

8개월쯤 지났을 때 그에게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번엔 “1년 과정의 교육을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10년 후배와 함께 받는 교육이었지만, 전문 지식을 쌓는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에서 안보 과정을 수료할 무렵 그에게 뜻밖의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국무총리 정무운영비서관’으로 일하라는 인사명령을 받은 것. 정무운영비서관은 여당과 야당, 종교, 시민단체를 담당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3개월 만에 그는 또다시 주한미군기지이전지원단 부단장으로 옮겨야 했다.

“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살았는데, 3년 반 동안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니 깊은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최근 공직에서 물러났다. 굴욕을 참으면서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던 그를 맞이한 곳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최근 그를 정책위 부의장으로 영입했다. 고위공무원이 야당행을 선택한 것은 이명박(MB)정부 들어 처음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전남 담양·곡성·구례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담양은 17년 전인 1994년 39세의 젊은 나이에 군수를 지낸 인연이 있는 그의 고향이다.

“중앙과 지방 행정을 함께 경험한 노하우를 살려 고향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주간동아 802호 (p79~79)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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