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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길의 놀라운 편집의 힘

장황한 기획서 NO A4 한 장으로 승부하라

  •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장황한 기획서 NO A4 한 장으로 승부하라

장황한 기획서 NO A4 한 장으로 승부하라
현대인에게 요약 능력은 사회생활에 중요한 기본기다. 직장 상사에게 사안의 중요성을 단도직입적으로 브리핑하려면 한눈에 쏙 들어오는 제목의 제안서를 내놓아야 주목받을 수 있다. A4 한 장의 기획서가 중요한 이유다. 왜 한 장짜리인가. 이는 제안자가 그 기획서를 읽을 사람의 시간을 배려했다는 뜻이며, 그의 폭넓은 경험과 판단력을 이미 인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그에게 정보를 습득한 즉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다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A4 한 장의 기획서는 한글 1200자 분량이다. △제목 △목표 △논리적 근거 △현재 상황 진단 △비용 산출 △액션플랜 순으로 글을 전개하면 좋다. 제목과 부제는 기획서 전체를 규명하고 한계를 명확히 한다. 목표는 기획서에 담긴 궁극적인 목적을 규정한다.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 제안 실행이 시급한 이유를 증명한다. 현재 상황 진단에서는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본다. 비용 산출은 투입 재정 규모과 예상 수익을 사실적으로 예측한다. 액션플랜에서는 제안자가 기획서를 읽은 사람에게 원하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명시한다. 즉, 기획서를 쓰는 사람이 기획서를 받아볼 사람에게 추천을 원하는 것인지, 지출 승인을 원하는 것인지, 권한 부여를 원하는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는 최종 단계인 셈이다.

요약 능력은 논술시험에서도 긴요하다. 대입 수시 전형에서 제시문을 200자 이내로 요약하라는 문제가 종종 나온다. 긴 제시문을 짧은 시간에 읽고 서너 문장으로 압축하는 과정은 만만치 않다.

논술이 주제를 분명하게 잡고 논거를 대면서 설득력을 발휘하는 과정이라면 요약은 장황한 글을 줄여 논거를 추리고 그 논거에서 주제를 뽑아 한 줄 또는 한 문단으로 정리하는 과정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요약이란 한 줄의 제목을 뽑는 과정인 것이다. 요약을 잘한다는 것은 주제 파악을 잘한다는 뜻이고, 주제를 제대로 잡으면 설득력 있는 논술이 가능하다.

긴 글을 요약하는 순서는 3단계다. 첫째, 요지 파악(결론 찾기). 대부분 맨 뒤쪽에 있는 단락이 결론이다. 반면 역삼각 구조로 이루어지는 신문 보도기사의 경우 맨 앞 리드가 결론이 된다. 숲 전체를 조망할 줄 알아야 솎아낼 나무가 보인다. 글 맥락을 잡아야 어떤 부분을 빼고 어떤 부분을 남길 것인지 판단이 선다. 둘째, 논거 파악(주장의 근거 찾기). 글쓴이가 내세우는 결론의 논리적 구성을 파악한다. 글쓴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의 뼈대를 찾는 과정인 것이다. 중심 문장과 핵심어를 찾아 밑줄을 그으며 한 문장으로 추려본다. 셋째, 요약문 작성. 먼저 요약문의 길이를 헤아린다. 가령 요약문을 서론, 본론, 결론 형태로 200자로 요약한다면 전체 내용을 서너 문장으로 단순화한다. 즉 ‘지금 특정 문제가 드러나는데(문제 제기) 이러저러하기 때문에(논거 제시) 결국 이렇게 하자고 한다(결론 도출)’로 요약한다.



요약문을 500자 분량으로 써야 한다면 서너 문장을 기본 구도로 해서 조금씩 살을 붙이고 이미 파악한 중심 문장을 추가로 곁들이면 금방 열 문장을 넘어선다. 이때 주의할 것은 자기 생각을 요약 글에 집어넣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제시문 주제와 동떨어진 생경한 어휘 사용도 금물이다. 문장이 길어지면 뜻이 변질되기 쉽다. 한 문장은 30자 안팎 분량으로 중심 생각 하나만 담아야 한다. 짧게 써야 긴장감을 갖춘 좋은 문장이 된다.



주간동아 2011.08.22 801호 (p63~63)

김용길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harri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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