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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몸매 종결자 좋지만 전 ‘실력파 가수’ 될 겁니다

월드스타 꿈꾸는 섹시 가수 지나

  • 김지영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몸매 종결자 좋지만 전 ‘실력파 가수’ 될 겁니다

몸매 종결자 좋지만 전 ‘실력파 가수’ 될 겁니다
“예쁘다, 몸매가 훌륭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제가 볼 땐 별로거든요. 그래도 저를 칭찬하는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해요.”

최근 ‘마네킹 몸매’ ‘9등신’ ‘몸매 종결자’ 등으로 불리며 차세대 디바로 주목받는 가수 지나(G.NA·24·본명 최지나). 그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애칭이 부담스러운 듯했다. 하지만 별 수 있나. 168cm의 키에 동양인으로는 흔치 않은 D컵의 S라인과 주먹만 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그런 수식어가 저절로 떠오르는 것을. “여자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체형”이라고 운을 떼자 그는 냅다 손사래를 쳤다.

“글래머가 꼭 좋은 건 아니에요. 저도 여자니까 청순하고 귀엽게 보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뭘 입어도 느낌이 잘 안 나요. 몸매가 안 따라줘서요.”

지나는 캐나다에서 나고 자랐다. 그런데도 한국말이 제법 유창했다. 간혹 답변이 질문의 요지를 비켜 가기는 했지만 인터뷰 진행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블랙 앤 화이트’를 타이틀곡으로 내건 첫 정규앨범 재킷에 인사말을 적더니 “찬찬히 들어보라”며 앨범을 건넸다. 재킷 상단에 오탈자 없이 또박또박 쓴 글씨가 한눈에 들어왔다.

“연습생 시절, 한국어를 배우려고 초등학생용 국어 학습지를 풀었어요. 평소 가족들과 한국말을 사용해서 알아듣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데 읽기와 쓰기를 못했거든요. 한번은 노래방에 갔는데 글자를 빨리 읽지 못해서 댄스곡을 못 부르겠더라고요. 대신 자막이 오래 나오는 발라드를 불렀죠.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도 받침을 잘 틀리고…. 그런 게 창피해서 한국어를 열심히 익혔는데 ‘의’나 ‘에’ 같은 조사를 붙일 때는 여전히 헷갈려요(웃음).”



줄넘기로 라이브 실력 키워

지나는 지난해 여름 가수 비와 함께 부른 노래 ‘애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첫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꺼져줄게 잘 살아’에 이어 ‘블랙 앤 화이트’까지 좋은 반응을 얻자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블랙 앤 화이트’는 2월 중순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과 각종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이 노래는 벌써 2개월 가까이 음원차트 상위를 지키고 있다.

이렇듯 그가 데뷔 1년도 안 돼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한 것은 화려한 비주얼 때문이 아니다.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로 노래를 소화하는 탁월한 가창력이 그를 돋보이게 만든 진짜 이유다.

“빠른 댄스곡인 ‘블랙 앤 화이트’를 부를 때도 항상 라이브를 고집해요. 제 목소리로 녹음한 코러스 부분만 빼고요. 춤추면서 노래하려면 숨을 헐떡거려선 안 돼요. 다행히 오랫동안 줄넘기로 다진 체력 덕분에 호흡 조절이 어렵지 않아요. 지금도 틈틈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줄넘기를 하는데 보통 1000번에서 2000번 정도 해요. 뛰면서 음악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호흡 조절하는 요령이 생겼어요.”

지나의 춤과 노래 실력은 이미 2005년 케이블방송의 오디션 프로그램 ‘배틀 신화’에서 입증됐다. ‘배틀 신화’는 당시 가수 등용문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면 연예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의 승리와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지나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화’가 소속돼 있던 굿엔터테인먼트로부터 연습생 제의를 받았다. 그 무렵 그는 캐나다 명문 대학 두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엄마는 제가 대학에 진학해 기자나 앵커가 되기를 바라셨어요. 학창시절 학보사와 방송반에서 활동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거든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품어온 가수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엄마를 설득했죠.”

결국 굿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들어간 지나는 ‘오소녀’라는 걸그룹의 멤버가 됐다. 지금은 다른 그룹에서 활동하는 ‘애프터스쿨’의 유이, ‘원더걸스’의 유빈, ‘시크릿’의 전효성, ‘티아라’의 전 멤버 양지원과 함께. 지나는 그룹의 리더를 맡았다. 낯선 한국에서 시작된 연습생의 삶은 외롭고 고된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낮에는 연습생으로, 밤에는 영어강사로 일했어요. 가족에게 경제적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요. 엄마는 힘들면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했지만 열심히 해서 멋지게 데뷔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러나 오소녀는 2007년 소속사 사정으로 데뷔앨범이 나오기도 전에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지나는 유빈과 함께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극구 사양하고 캐나다에 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만일 그때 순순히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후회하진 않아요. 당시에는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고 힘들어서 아무런 의욕도 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캐나다로 잠깐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었어요. 머잖아 한국에서 다시 가수활동을 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몸매 종결자 좋지만 전 ‘실력파 가수’ 될 겁니다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한 달쯤 지나 JYP 홍승성 대표가 그를 불러들여 오디션을 보게 한 것. 지나는 “박진영 프로듀서 앞에서 40분간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큰 기대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오디션 결과는 합격. 그는 홍 대표가 이듬해 차린 큐브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하기 전까지 JYP의 연습생으로 지냈다. 그가 비키니 차림으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2PM’의 ‘10점 만점에 10점’ 뮤직비디오도 그때 찍은 것이다.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도 지나의 연습생 생활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에게서 다재다능한 끼를 발견한 홍 대표는 아이돌그룹과 겨뤄도 뒤지지 않는 솔로가수로 키우려고 그를 강하게 단련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는 오소녀 출신 멤버들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극을 받았다.

“유빈이나 유이, 혜성이 모두 잘나가는 걸 보면 내 일처럼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웠어요. 나도 어서 실력을 키워 데뷔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죠. 저한테 부족한 음감을 키우려고 피아노 건반을 하나씩 눌러가며 수없이 반복해서 연습하고,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처럼 춤과 노래를 동시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가수가 되려고 저를 잠시도 가만두질 않았어요. 그런 시간을 견뎌냈기에 지금은 웬만한 일에는 끄덕도 하지 않을 만큼 단단해졌죠.”

“느낌 좋고 코드 맞는 남자가 이상형”

오랜 연습생 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홀로 가요계에 데뷔했을 때 가장 크게 반긴 사람은 역시 오소녀 출신 멤버들이었다. 홍 대표와 ‘블랙 앤 화이트’를 만든 김도훈 작곡가도 그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뻐하는 든든한 후원자다. 지나는 두 사람을 “평생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뭇 남성의 로망으로 떠오른 지나의 이상형은 “느낌 좋고 코드가 잘 맞는 남자”다. 20대 이전에는 키와 생김새를 많이 봤는데 정작 마음이 가는 사람은 이상형과 한참 거리가 있더란다.

“외로움이 밀려올 땐 저도 사랑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소중하게 간직해온 꿈을 이루려면 갈 길이 멀어요. 제 꿈이 월드스타거든요. 곧 정규앨범 활동을 접고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힐 계획이에요. 날로 성장해가는 지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세요.”



주간동아 2011.04.04 781호 (p73~75)

김지영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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