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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서강대의 도전 01

서강대가 있다

학문은 치열하게 젊음은 뜨겁게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서강대가 있다

서강대가 있다

김정택 교학부총장과 담소를 나누는 서강대 재학생들.

1월 17일 서강대 캠퍼스에서 만난 졸업생 김홍오(28·01학번) 씨와 재학생 하상우(24·06학번), 김수민(21·08학번) 씨. 이들은 “서강 학풍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대학다운 대학”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다른 대학과 달리 학사관리에 다소 엄격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알찬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하상우 씨의 설명.

“지정좌석제는 출석 확인으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이다. 수업 종 제도는 교수와 학생 모두 시간 약속을 지키라는 의미다. 또 짜임새 있는 캠퍼스의 동선으로 다른 학생과 쉽게 친해진다. 건물 간 거리가 가까워 여러 전공을 이수하기도 좋다.”

지난해 서강대가 이룬 여러 성과도 재학생과 졸업생의 만족도를 대변한다. 서강대는 2009년, 2010년 연속으로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종합대학 부문 1위를 기록했다. KS-SQI는 한국표준협회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비스품질 측정모델로, 소비자들의 평가가 측정 근거다.

2010년에는 64개 일반서비스 업종과 8개 공공행정서비스 부문 등 287개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서강대는 교육서비스 업종의 종합대학 부문에서 2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조사 항목은 본원적 서비스, 부가 서비스, 신뢰성, 친절성, 적극 지원성, 접근 용이성, 물리적 환경 등 총 7개 분야. 서강대는 이 가운데 본원적 서비스, 신뢰성, 접근 용이성에서 조사대상 대학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또 서강대는 2010년 제36회 국가품질경영대회 교육 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국가품질경영대회란 탁월한 성과로 국가산업 경쟁력에 기여한 기관 및 기업을 표창하는 행사. 1975년 제정된 이후 매년 11월 대회를 개최한다. 서강대는 리더십, 전략기획, 학생 및 시장 중시, 지식경영, 교직원 부문,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7개 부문에 대해 한국표준협회의 심사를 받은 결과 표창 수상기관으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해 이종욱 총장은 수상 소감문에서 “교육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서강의 경영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국제화 시대에 더 우수한 성과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치열하고 자유로운 면학 분위기

한국예수회가 1960년에 세운 서강대는 158명의 학생으로 출발했다. 영문학, 사학, 철학, 수학, 물리학, 경제학 6개 학과로 이뤄진 미니 학교였다. 엄격한 학사관리는 개교와 동시에 시작됐다. 개인별 좌석을 지정하는 지정좌석제, 학점당 2번 이상 결석하면 낙제 처리하는 FA(Failure becauses of Absences)제, 수업을 시작하고 마칠 때마다 종을 울리는 수업 종 등으로 ‘작지만 야무지게 공부시키는 대학’이란 명성을 얻었다.

서강대는 치열하되 자유로운 학풍으로 금세 명문사학의 반열에 올랐다. 초기에 형성된 학풍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2011년 그 학풍을 돋우는 서강의 힘은 무엇일까. 졸업생 김홍오, 재학생 하상우·김수민 씨는 각각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전공제도” “교수님과 허심탄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분위기” “논리적인 생각, 글쓰기, 말하기를 훈련하기 좋은 독후감 전통”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들 3명이 말하는 ‘서강인이라서 행복한 이유’를 들어봤다.

서강대가 있다
01학번 김홍오(수학/정치·경제·철학(PEP))

“원하는 무엇이든 공부할 수 있어”


“서강이요? 기회를 주는 학교죠. 관심사가 다양하고 도전하기를 즐기는 저에게 서강은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딱 부러지고 거침없었다. “본인에게 모교는 어떤 의미냐”라는 질문에 김홍오 씨는 망설임 없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답했다. 2001년 이 대학에 입학한 김씨는 2010년 행정고시(일반)에 합격한 뒤 연수를 앞두고 있다. 그는 “서강은 장점이 많지만, 그중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제를 으뜸으로 꼽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고 수학을 좋아해 수학과에 진학했어요. 하지만 인문·사회 분야를 공부하며 식견을 넓히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죠. 그래서 정치학, 경제학, 철학을 연계한 PEP를 연계전공으로 택했어요. 서강대는 학문 간 울타리가 없습니다.”

서강대는 개교 때부터 자유로운 학풍을 강조했다. 그 학풍은 오늘날 다전공제, 자율전공제, 연계전공제로 이어지고 있다. 다전공제는 입학한 계열과 무관하게 4년 내 최대 3개 전공까지 이수할 수 있는 제도를, 자율전공제는 입학한 모집단위 내에서 성적에 관계없이 원하는 전공을 택하도록 하는 제도를 뜻한다. 연계전공제는 기존의 전공을 연계해 새로운 전공으로 만드는, 이른바 융합전공 제도를 일컫는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연계전공제. 현재 서강대에는 한국학, 여성학, 철학·종교학·신학(PRT), 정치학·경제학·철학(PEP), 교육과학, 미디어공학, 스포츠경영, 일본학, 바이오융합기술, 공통과학 등의 연계전공이 개설돼 있다. 하지만 사실상 연계전공은 제한 없이 열려 있다. 본인이 관심 있는 과목을 엮어서 전공으로 신청하면, 새롭게 탄생한 전공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연계전공이지만 구성원 간 결속력이 끈끈해 깜짝 놀랐어요. 담당 교수님이 수시로 자리를 마련해 학과 생활에 대한 조언을 들려주시더군요. 정외과 한 교수님과 1시간 넘게 수업 관련 이야기는 물론 이런저런 인생 상담을 한 적도 있습니다.”

김씨는 정치, 경제, 철학과 교수들과 두루 친분이 두텁다. 연계전공이지만 단일 전공 못지않게 커리큘럼이 탄탄한 까닭이다. 그는 “서강대는 입학만 하면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과를 다 전공할 수 있다. 형식뿐 아니라 평생지도교수제 등 내실도 튼튼해 여러 분야를 알차게 공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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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학번 하상우(정치외교/경영)

“친구 같은 교수님? 서강이라면 가능”


외모도 말투도 반듯한 정치외교학과 하상우 씨의 꿈은 아나운서다. 좋은 언론인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서다. 그는 다른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서강대에 입학했다. 하씨는 “서강대와 교수님들이 없었더라면 꿈을 꾸지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서강대에서는 교수님들과 교류할 기회가 정말 많아요. 모든 학생이 교수님과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어울리죠. 학교 규모가 작아 소통의 기회가 많고, 평생지도교수제와 전체 엠티 등 제도도 잘 마련돼 있거든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선생님과 학생 사이 장벽이 높지 않다. 대학은 다르다. 각자 시간표를 짜고 담임제가 없는 탓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교수와 접촉할 기회가 없다. 이 때문에 학부생 대부분이 친한 대학 은사 하나 없이 졸업한다. 하지만 서강대는 분위기가 다르다.

우선 교수와 학생의 관계를 배려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은 1996년부터 실시된 평생지도교수제. 이 제도에 따르면 입학과 함께 배정된 지도교수가 해당 학생의 평생 멘토 역할을 해야 한다. 학문적인 지도는 물론 진로 상담, 인생 상담 등도 요청할 수 있다. 교수들은 또 웹상에 시간표를 공개해야 하며, 전공 학생과 수강생들에 대한 상담 시간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서강대는 다른 학교만큼 크지 않아요. 동선도 일정해 1년 정도 학교를 다니다 보면 전교생을 다 마주치게 되는 구조죠. 대형 강의보다 소규모 강의가 많고요. 자연히 타과 학생, 교수님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요. 예컨대 매년 열리는 정외과 엠티인 ‘정치학 사랑터’에는 정외과 교수님 전원과 희망하는 타과 학생 등이 참여하죠. 학문과 인생 스승인 교수님들은 학교생활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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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학번 김수민(법/신문방송)

“독후감으로 대학생활 절반을 배웠어요”


들어갈 때는 별생각 없었다. 캠퍼스에서 3년을 보낸 지금은 “서강대에 와서 다행”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토끼 같은 눈망울이 사랑스러운 법학과 2학년 김수민 씨. 그는 “치열함, 고통, 기쁨을 마음껏 누리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특히 약자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는 가톨릭 학풍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학교 자랑을 할 때 김씨가 빼놓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독후감 제도다. 타 학교 학생들은 “대학생이 웬 독후감”이냐며 고개를 갸웃할 이야기. 하지만 서강대생은 누구나 독후감에 얽힌 추억을 갖고 있다. 1학년 필수과목인 ‘읽기와 쓰기’ ‘계열별 글쓰기’에서 수시로 독후감을 제출해야 하는 것.

“예전에는 한 학기에 12편도 썼다는데, 요즘은 4번 정도 제출해요. 주제는 교수님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보통 책을 읽은 소감을 쓰거나 자유 주제에 대한 단상을 전개하죠. 1학년 때 고생하면서 지겹도록 읽고 썼더니 논리가 저절로 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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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제도는 꼼꼼한 사후관리로도 유명하다. 정해진 기한에 ‘독후감 통’에 원고지를 제출하지 않으면 ‘Late(지각)’처리 되는 것은 기본. 독후감 내용이 부실하면 바로 조교 개별면담 호출이 날아든다. 3번 이상 조교 면담을 받은 학생은 교수 면담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독후감 마감일이면 복도에 진을 치고 원고지에 글을 끼적이는 학생이 수두룩하다.

“대학 1학년은 어영부영 보내기 쉽잖아요. 하지만 독후감 덕분에 늘어질 새 없이 활기찬 학교생활을 한 것 같아요. 주입식 교육이 아닌 대학 공부의 맛을 처음 보여준 것도 독후감 수업이었고요. 짤막한 텍스트를 읽은 뒤 생각을 써내다 보니 텍스트에 대한 애정도 생겼죠.”

김씨는 법학과 신문방송학을 이중 전공하고 있다. 법학만 공부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겠다는 걱정에, 소통을 강조하는 신문방송학을 이중 전공하고 있다. 그는 “학기 말에는 조별로 텍스트를 분석해 발표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학생 간 논리차가 확연히 드러나 선의의 자극을 받는다. 독후감은 맞춤법부터 지적 자극까지 책임지는 전천후 수업방식”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서강대 이욱연 입학처장

2012년 입학전형 일부 개편…추천인 면담제 확대


서강대가 있다
“수시 모집 비율이 늘어나면서 수험생에게 새로운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서강대는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기 위해 2012학년 입학 전형 일부를 개편했습니다.”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는 것은 성적과 입학 전형. 그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사소한 전형 변화에도 귀를 쫑긋 세운다. 1월 18일 서강대 이욱연(사진) 입학처장을 만나 2012학년도 서강대 입학 전형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2012학년도 입학 전형에서 눈여겨볼 변화 포인트는.

“논술 전형을 줄이기로 했다. 논술이 또 다른 사교육 유발요인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알바트로스 전형과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에서 일정 학업성취 이상 성적자를 동점 처리하기로 했다. 2013학년도부터는 예체능 프로그램과 활동을 평가요소로 적극 활용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알바트로스 전형과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이 어떻게 바뀌는 건가.

“알바트로스 전형은 토플 IBT 성적 105점 이상이면 모두 동점 처리하기로 했다. 국제화 인재를 뽑는 알바트로스 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의 평가요소에서 공인 외국어 성적을 삭제할 방침이다. 내신을 중시하는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에서는 고교 3년간 내신 평균이 문과 1.3등급, 이과 1.5등급 이내에서 동점 처리할 것이다.”

위 전형들의 방침을 바꾼 이유는?

“토플 시험 118점을 받고도 지원자가 탈락할 정도로 경쟁이 심했다. 토플을 준비하는 데 드는 사교육비가 만만찮을 것이다. 불필요한 경쟁과 낭비를 줄이고자 방침을 바꿨다. 학교생활우수자 전형도 소수점 이하 점수 차로 당락이 결정되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평가 방식을 조정했다.”

입학사정관 전형 선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부터 최종 선발 위원회가 구성된다. 1단계 전형을 통과한 수험생은 2단계에서 위원회 위원 전원이 동의해야 합격할 수 있다. 위원회는 전임 사정관, 교수 사정관 등 위원 10여 명으로 구성할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당부할 점은?

“입학사정관제는 학업성적을 무시하는 전형이 아니다. 성적만으로 선발하지 않지만, 일정 정도 수학능력은 갖춰야 한다. 또 봉사활동 실적, 수상 실적, 간부 실적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강박적으로 봉사 시간이나 수상 실적을 관리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입학사정관이 추천서를 써준 사람을 면담하는 ‘추천인 면담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주간동아 2011.01.24 772호 (p24~27)

이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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