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9

2010.10.25

신종플루-독감 방어 고려인삼의 면역력 실제 입증

백신 접종과 병행하면 방어력 더욱 증강 … 면역세포 활성화로 면역력 높아진 결과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0-10-25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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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플루-독감 방어 고려인삼의 면역력 실제 입증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 호흡하는 공기 중에는 질병을 옮기는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가 섞여 있다. 정부가 아무리 불량식품과 대기오염을 규제해도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갖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우리 몸이 가진 원초적 면역 반응에서 찾을 수 있다. 인체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재채기나 구토로 1차 걸러내며, 그것을 뚫고 세포 속에 흡수된 병원체(병균)들은 면역세포들이 공격해 죽임으로써 막아낸다. 병원체와 면역세포가 싸울 때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면역세포가 이겨 ‘면역전쟁’이 종료되면 상처가 아물면서 새로운 세포가 생겨난다. 그리고 공격(항원)에서 한 번 이기고 나면 우리 몸에는 면역(항체)이 생겨 다시는 그와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예방 백신을 맞는 이유도 바로 우리 몸에 질병에 대한 항체를 만들기 위해서다.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의 공격을 막는 이런 면역 반응에는 자연살해세포라고 불리는 NK(Natural Killer)세포, 백혈구(림프구), 대식세포(탐식세포·Macrophage) 등이 관여한다. 면역력은 바로 이들이 얼마나 왕성하게 활동해 질병을 막아내고 항체를 잘 형성하는지의 정도를 말한다. 같이 상한 음식을 먹었는데 멀쩡한 사람이 있고 식중독에 걸리는 사람이 있는 것도, 또한 같은 공기를 마셨는데 ‘신종인플루엔자(이하 신종플루)’에 걸리는 사람이 있고 멀쩡한 사람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면역력의 차이 때문이다.

    백신+인삼 섭취 신종플루 감염 쥐 100% 생존

    신종플루-독감 방어 고려인삼의 면역력 실제 입증

    백신접종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형성하는 지름길이다.

    고려인삼, 특히 홍삼의 면역력 증강 효과는 이미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입증됐다(관련 기사 22쪽 참조). 심지어 홍삼의 조류인플루엔자(AI·조류독감) 예방 효과가 국내에서 입증된 바도 있다. 신종플루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던 2009년 홍삼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간 이유는 사람들이 고려인삼의 면역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홍삼이 몸 전체의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일 뿐, 홍삼의 신종플루 관련 효과는 임상학적으로 딱히 검증된 바 없었다.

    하지만 9월 중순 서울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인삼심포지엄에서 고려인삼(홍삼)의 신종플루 관련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가 최초로 공개됐다. 결론은 홍삼이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방어 효과가 있으며, 신종플루 백신의 효능을 한층 높여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신종플루, 슈퍼박테리아 등 새로운 감염원의 출현이 국제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과 맞물려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에모리대학 의대 미생물 및 면역학과 강상무 교수는 실험쥐 감염 모델을 이용해, 홍삼이 신종플루 감염으로 인한 생체 반응과 치사율에 미치는 효과, 그리고 신종플루 백신의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홍삼을 매일 10mg씩 먹은 실험쥐와 일반 실험쥐를 2009년 유행한 H1N1 바이러스에 고농도로 감염시킨 후 체중 변화와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일반 실험쥐의 경우 25% 이상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감염 8일 이후 모두 폐사한 반면, 홍삼 섭취군은 20% 정도의 체중 감소 현상이 아주 서서히 나타났으며, 생존율은 66%였다. 특히 H1N1 바이러스에 저농도로 감염시킨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더욱 극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대조군의 생존율이 20%에 그친 반면, 홍삼 섭취군은 생존율이 80%에 달했다. 60%의 생존율 차이를 보인 것이다.

    또한 일반 쥐, 신종플루 백신만 접종한 쥐, 백신 접종과 홍삼 섭취를 병행한 쥐 각각을 H1N1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후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백신 접종과 홍삼 섭취를 병행한 경우 생존율이 100%로 나타나 백신만 접종한 경우의 생존율 60%와는 40% 정도 차이를 보였다.

    한편, 홍삼 엑기스를 섭취한 쥐는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신종플루뿐 아니라 계절성 독감에도 저항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홍삼이 여러 독감에 대한 교차방어 면역을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신종플루-독감 방어 고려인삼의 면역력 실제 입증

    정체를 알 수 없는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백신접종이다. 최근 홍삼이 조류독감과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NK세포 활성도와 항체 상승에 영향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고려인삼이 일반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의 감염률을 크게 떨어뜨리고 백신 효능도 진작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탈리아 약물치료학회장인 스카글리온 밀라노대학 의대 교수는 사람에 대한 임상실험을 통해 인플루엔자에 대한 인삼의 면역 효과와 메커니즘을 증명했다. 이번 실험에는 밀라노에 있는 3개 임상센터를 통해 무작위로 선발한 총 227명이 피험자로 참가했는데, 실험은 위약(가짜 약)을 먹은 그룹과 인삼 추출물을 먹은 그룹에 각각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인플루엔자나 일반 감기의 발병률을 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그룹으로 나뉘었지만 피험자는 자신이 무슨 약을 먹는지 알 수 없었다(이중맹검 방식).

    스카글리온 교수팀은 총 12주간 진행된 연구에서 위약 복용군과 매일 인삼 추출물을 100mg씩 섭취한 그룹 모두에게 4주차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이후 8주간 인플루엔자 감염과 감기 발생 건수, 면역세포 활성화 정도, 항체역가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인삼 추출물 섭취군 114명 중 인플루엔자나 일반 감기에 걸린 사람은 15명(13%)으로 위약 복용군 113명 중 42명(37%)에 비해 발병률이 크게 낮았다.

    이는 인삼 추출물이 NK세포의 활성도와 항체 상승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실제 면역세포 활성화 정도와 항체역가를 비교 평가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인삼 추출물을 매일 100mg씩 섭취하고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그룹은 인플루엔자 백신만 접종한 그룹과 비교해 NK세포의 활성도가 2배 상승했으며, 항체역가도 272unit으로 인플루엔자 백신만 접종한 그룹의 171unit보다 100unit 정도 높게 나타났다.

    한편, 인삼 추출물은 박테리아성 감염 질환의 항생제 치료 효과도 높여준다. 스카글리온 교수팀이 75명의 만성 기관지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항생제 치료만 한 그룹보다 항생제 치료와 인삼 추출물 섭취를 병행한 그룹의 박테리아 수 감소 및 회복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 서주영 교수는 “(이 실험은) 인삼이 바이러스성 감염과 박테리아성 감염에서 모두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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