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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환상의 섬 그곳…

가까워서 한 번 가고 아름다워 또 발길 가는 곳

서해 인천 석모도

  • 글·사진 양영훈 travelmaker@empal.com

가까워서 한 번 가고 아름다워 또 발길 가는 곳

가까워서 한 번 가고 아름다워 또 발길 가는 곳

석모도행 카페리호를 호위하듯 뒤따르는 갈매기 떼.

석모도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찾아가기 좋은 섬이다. 대부도, 영흥도, 제부도 등도 길은 수월하지만, 연륙교와 연륙도로를 통해 육지와 연결돼 있어 섬 여행 특유의 배 타는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석모도는 다르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으면서도 고속도로를 달리고 다리를 건넌 뒤에 다시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다. 별로 길지 않은 여정이 참으로 다채롭다.

석모도는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에 속한다. 낙가산(235m), 해명산(327m), 상봉산(316m) 3개의 산이 솟아 있어 ‘삼산’면이다. 원래 석모도는 9개의 섬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조선시대부터 근래까지 계속된 간척공사로 여러 섬이 합쳐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래서 섬치고는 들녘이 꽤 넓다.

강화도 내가면의 외포선착장이나 화도면의 선수선착장에서 카페리호를 타고 1.5km만 가면 석모도의 석포선착장이나 보문선착장에 닿는다. 10여 분 거리의 이 짧은 뱃길을 수많은 갈매기가 호위한다. 녀석들은 승객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 강화도와 석모도 사이의 해협을 하루에도 수십 번 왕복한다. 끈으로 묶인 것은 아니지만, 이미 야성을 잃은 탓에 애완용 조류처럼 사람들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페리호를 빠져나온 자동차는 석포선착장을 벗어나자마자 삼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은 삼산면소재지, 왼쪽은 보문사로 가는 길이다. 하지만 어느 방향을 택해도 무방하다. 결국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일주도로이기 때문이다. 19km 길이의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도는 데는 경제속도로 느긋하게 달려도 2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처럼 길은 짧지만 바다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는 데다 주변 풍광이 시시각각 바뀌어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가까워서 한 번 가고 아름다워 또 발길 가는 곳

1. 어류정항 입구의 넓은 갯벌에서 먹이를 찾는 저어새. 2. 보문사 극락보전. 뒤쪽 산등성이에 마애불이 조각된 눈썹바위가 있다. 3. 낙가산 정상 아래의 눈썹바위에 부조로 조각된 마애불.

석모도 제일의 관광명소는 누가 뭐래도 보문사(032-933-8271)다. 석포리에서 보문사로 가는 길에 전득이고개를 넘는다. 야트막한 이 고갯마루에서 해명산 등산코스가 시작된다. 전득이고개에서 곧바로 능선에 올라선 다음, 해명산과 낙가산 정상을 거쳐 보문사로 내려서는 것이 일반적인 등산코스다. 약 6.3km의 이 코스를 섭렵하는 데는 대략 3시간30분이 소요된다. 인천 앞바다와 강화도 주변에 점점이 떠 있는 섬을 조망하면서 여유 있게 걷다 보면 1~2시간 더 걸리기도 한다.



전득이고개를 내려서면 찻길 왼쪽으로 드넓은 평지가 펼쳐진다. 한때 품질 좋기로 소문난 천일염을 생산한 삼량염전이 있던 곳이다. 이제 갈대와 칠면초만 무성하게 들어찬 폐염전 사이로 고속도로처럼 반듯한 찻길이 뻗어 있다. 어류정항과 민머루해변으로 가는 길이다.

보문사에 올라 소원 빌고, 장쾌한 바다로 저무는 해 조망

길이 1km의 민머루해변은 석모도 유일의 해수욕장이다. 갯벌이 넓고 낙조가 아름다워 ‘취화선’을 비롯한 영화와 TV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다. 밀물 때의 민머루해변은 모래해변이다. 그러나 썰물 때 물 빠진 해변은 돌이 많고 바닥도 거칠어서 해수욕장보다는 갯벌체험장으로 더 유명하다. 이곳을 포함한 석모도와 강화도 일대의 갯벌은 게, 조개, 낙지 등의 바다생물이 많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의 번식지로도 알려진 강화도 갯벌은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돼 있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 중 하나이며 전등사, 정수사와 더불어 강화의 3대 고찰이기도 하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 금강산에서 내려온 회정대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보문사의 본전인 극락보전 뒤편의 산비탈에는 419개의 돌계단이 놓여 있다. 그 계단이 끝나는 낙가산 정상 아래의 눈썹바위에는 높이 6.6m의 커다란 마애불이 조각돼 있다.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소문이 나 치성을 드리려는 불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애불 앞에서 고개를 뒤로 돌리면 석모도 남쪽과 서쪽의 장쾌한 바다와 섬들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바로 앞쪽의 주문도와 볼음도는 물론 멀리 덕적도, 영종도, 무의도, 장봉도 등도 또렷하게 보인다. 이곳에서 맞이하는 서해 일몰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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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석모도 석포선착장에 도착한 카페리호. 5. 바닷가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석모도 일주도로.

여/행/정/보

●숙박

석모도는 섬 전체가 거대한 펜션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펜션이 많다. 민머루해변 부근에 산마루턱펜션(032-932-9928), 석모도펜션(032-933-3558), 장구너머펜션(032-933-4888) 등이 있다. 보문사 부근 일주도로변에는 석모도벨에어펜션(032-933-8161), 노을내리는아름다운집(032-933-9677), 언덕위에하얀집(032-933-3884) 등이 있다. 석포선착장 근처에 섬모텔(032-933-0025), 에덴모텔(032-933-4314), 석모도은혜펜션(032-933-2564), 스카이펜션(032-933-8648) 등이 있다.

●맛집

보문사 입구의 일주도로변에 있는 토담마을(032-932-1020)은 낙지정식, 밴댕이회정식, 꽃게탕을 잘하는 맛집이다. 보문사 입구의 물레방아식당(032-932-1325), 보문식당(032-932-4315) 등은 어느 절집 앞이나 흔한 산채정식 말고도 사자발쑥튀김, 새우튀김 같은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초여름에는 어딜 가나 밴댕이를 맛볼 수 있고, 해물칼국숫집도 군데군데 성업 중이다.

교/통/정/보

●강화도↔석모도/ 내가면 외포선착장(032-932-6007)↔석모도 석포선착장(032-932-3324)과 화도면 선수선착장(032-937-6017)↔석모도 보문선착장(032-932-6019) 2개 노선이 있다. 외포리에서는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30분 간격, 선수포구에서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왕복 운항한다. 뱃삯은 들어갈 때 왕복 요금으로 지불하며, 나올 때는 어느 선착장을 이용해도 된다. 두 노선을 운항하는 카페리호가 모두 삼보해운 소속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배의 출항시간은 다소 유동적이므로 사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섬 내 교통

석포선착장에서 매시 정각에 보문사행 버스가 출발한다. 길이 19km의 석모도 일주도로는 오르막길이 별로 없는 데다 바닷가를 끼고 이어지기 때문에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석포선착장의 자전거 대여점(016-757-8265)에서는 석모도 어디로든 자전거나 스쿠터를 배달해준다.



주간동아 2010.07.26 747호 (p20~23)

글·사진 양영훈 travelmake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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