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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부록|환상의 섬 그곳…

이 섬 저 섬 들락날락 눈이 호강하는 선유팔경

서해 군산 선유도

  • 글·사진 양영훈 travelmaker@empal.com

이 섬 저 섬 들락날락 눈이 호강하는 선유팔경

이 섬 저 섬 들락날락 눈이 호강하는 선유팔경

선유도해수욕장의 북쪽 끝에 우뚝 솟은 망주봉.

섬과

섬 사이

새가 날아갔다

보라색의 햇살로 묶은

편지 한 통을 물고



섬이 섬에게

편지를 썼나보다

-곽재구 시인의 ‘선유도’





‘포구기행’을 쓴 곽재구 시인의 ‘선유도’라는 시다. 시인은 “선유도 백사장을 본 순간 세상에서 가장 맑고 넓은 원고지를 생각하고는 손가락으로 한 편의 시를 썼다”고 한다. 굳이 시인이 아니더라도, 선유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된 사람의 가슴에는 시심(詩心)이 꿈틀댄다. ‘신선이 노닐 만한 섬’ 선유도의 풍광은 문자 그대로 선경(仙境)이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다. 인간에게 과분하게 느껴질 만큼 수려하다.

군산 앞바다에는 고군산열도가 있다. 선유도, 야미도, 신시도, 대장도, 장자도, 무녀도, 방축도 등의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가 늘어서 있다. 섬이 하도 많다 보니, 바다가 섬을 에워싼 게 아니라 섬들이 바다를 껴안은 듯하다. 섬과 섬 사이에 드리운 바다는 산중의 호수처럼 잔잔하고도 아늑하다.

고군산열도의 섬 가운데 야미도와 신시도는 최근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뒤로 육지가 됐다. 신시도 바로 옆에는 무녀도가 있다. 무녀도는 선유도, 대장도, 장자도 등과 작은 다리를 통해 이어진 섬이다. 이제 신시도와 무녀도 사이에 1km도 안 되는 길이의 다리만 하나 놓이면 고군산열도 주요 섬은 모두 육지가 된다. 하지만 섬은 섬다워야 한다. 섬이 육지와 연결되면 더는 섬이 아니다. 고유한 문화와 풍속이 하루아침에 달라지고, 자연은 본래 습성과 풍경을 잃고 만다. 육지와 한층 가까워진 선유도에 가면 그런 상념이 불쑥불쑥 뇌리를 스친다.

이 섬 저 섬 들락날락 눈이 호강하는 선유팔경

1. 무녀도 바닷가에서 바라본 해넘이. 2. 선유2구의 아담하고 한적한 몽돌해변.

선유도 구석구석은 물론 이웃 섬까지 자전거로 여행

선유도와 그 이웃 섬들은 작고도 넓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자동차가 다닐 만한 길도 없어서 도보나 자전거로 돌아다녀야 한다. 그래서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성질 급한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빠른 오토바이택시를 이용하지만, 대체로 관광객들은 두 발로 느긋하게 걷거나 자전거, 전동카트 등을 빌려 타고 여유 있게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선유도와 이웃 섬을 여행하는 데 최고의 교통수단은 단연 자전거다. 자전거 대여료(1일 1만 원 내외)도 저렴하거니와 다리를 통해 연결된 섬들의 구석구석까지 쉽게 찾아다닐 수 있다. 대부분의 길이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데다 오르막이 거의 없고 평탄하다.

선유도와 주변 섬을 여행할 때 거점이 되는 곳은 선유도의 선유2구인 진리마을이다. 이 진리마을과 망주봉 사이에 모래톱처럼 좁고 긴 선유도(명사십리)해수욕장이 있다. 명사십리라 부르긴 하지만, 실제 길이는 10리(4km)의 반도 되지 않는 1.5km에 불과하다. 섬들에 둘러싸여 있어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얕아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전하다. 자연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다워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 이곳 백사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연인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 섬 저 섬 들락날락 눈이 호강하는 선유팔경

3. 선유3구의 선착장에 도착한 카페리호. 4. 선유도의 오토바이택시.

선유도에는 선유팔경이 있다. 큰비가 내리면 망주봉의 암벽을 타고 예닐곱 가닥으로 쏟아지는 망주폭포, 선유도해수욕장의 황홀한 일몰을 가리키는 선유낙조, 무녀도의 3개 무인도 사이로 고깃배가 돌아오는 삼도귀범, 장자도 밤바다의 고깃배 불빛을 일컫는 장자어화, 금빛 모래가 깔린 선유도해수욕장의 명사십리, 고군산군도의 12개 봉우리가 춤을 추는 것 같다는 무산12봉, 신시도의 월영봉(199m)을 오색으로 물들이는 월영단풍, 기러기가 내려앉은 듯한 형상의 모래톱인 평사낙안이 이에 속한다.

선유도 전경을 한눈에 조망하려면 대장도의 대장봉(143m)에 올라야 한다. 제법 가파른 암봉인데도 등산로가 잘 닦여 있어서 20분쯤 걸으면 고군산군도의 숱한 섬과 변산반도, 새만금방조제까지 고스란히 눈에 들어오는 정상에 올라선다. 대장도에는 서울로 떠난 지아비를 기다리다 돌이 됐다는 전설을 간직한 할매바위, 길이 30m의 작은 몽돌해변도 있다. 몽돌해변 근처의 바위틈에서는 실낱같은 석간수가 흘러내린다. 이런 대장도는 잠시나마 선유도해수욕장의 번잡함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둘러볼 만하다.

선유도와 대장도 사이에 징검다리처럼 놓인 장자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마을 하나가 섬 전체를 대부분 차지한다. 규모는 작지만 고군산군도가 황금어장으로 이름 높던 시절에는 어업 전진기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석유저장시설, 발전소, 방파제 등 당시의 영화를 짐작게 하는 자취가 남아 있다. 이처럼 섬과 섬 사이를 이웃집에 마실 다니듯 들락거릴 수 있다는 점이 선유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섬 저 섬 들락날락 눈이 호강하는 선유팔경

대장도 대장봉의 암벽 위에서 내려다본 선유도 일대의 섬과 바다.

여/행/정/보

●숙박

선유도에는 한세월파크(063-466-7477), 별장민박(063-465-6680), 망주봉신선산장(063-466-1656), 중앙민박(063-468-2506), 파란펜션(063-465-6494) 등 민박과 펜션이 많다. 장자도에는 섬마을풍경(063-468-7300), 노을이 아름다운 바닷가(010-3013-3627), 바다풍경(010-2296-2435) 등의 펜션이 있다. 선유도닷컴(www.sunyoudo.com), 아름다운 선유도(www.sunyudo.com)에서 선유도 여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맛집

대부분의 민박집이 미리 부탁하면 식사를 차려준다. 선유팔경횟집(063-465-8667), 선유횟집(063-465-8836), 고군산횟집(063-465-3239), 바다로횟집(063-468-2506), 으뜸관광횟집(063-465-0432) 등 상설 식당도 여럿 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생선회, 꽃게탕, 매운탕, 백반, 바지락죽 등을 맛볼 수 있다.

교/통/정/보

●군산↔선유도/ 군산여객터미널에서 한림해운(063-461-8000, www.hanlimhaewoon.co.kr)의 정기 여객선이 평일에는 5~6회, 피서철에는 하루 12회 왕복 운항한다. 월명유람여객선(063-462-4000, www.wmmarine.com)의 쾌속선도 평일에는 5~6회, 피서철에는 하루 9회 왕복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쾌속선 45분, 일반선 1시간 10분.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여객선의 출항시간과 횟수는 비·성수기, 계절, 요일, 날씨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선사에 전화를 걸어 정확한 출항시간을 미리 확인,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섬 내 교통

택시나 정기 노선버스가 없다. 자전거, 전동카트, 오토바이택시 등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녀야 한다.



주간동아 2010.07.26 747호 (p24~27)

글·사진 양영훈 travelmaker@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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