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33

2010.04.27

쉽고 맛있는 한국 요리 널리 알린다

캐스린의 코리안 키친 진행자 캐스린 최 마이클슨 씨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입력2010-04-20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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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고 맛있는 한국 요리 널리 알린다
    불고기, 김치, 비빔밥…. 외국인에게 알려진 한식은 이 정도 아닐까?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에 비해 한식은 세계시장에서 홀대를 받는 게 사실. 그런데 한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국땅에서 노력해온 사람이 있다.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한국 음식 요리프로그램 ‘캐스린의 코리안 키친’을 진행하는 캐스린 최 마이클슨(41) 씨다.

    “한국 음식을 먹어본 사람은 맛있다고 하지만, 모르는 음식이니까 접하기 쉽지 않아요. 거부감 없이 다가설 기회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의 요리프로그램은 100%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 음식을 잘 모르는 재미교포 2세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요리는 한국 음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따라 하기 쉽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은 것을 위주로 한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건 남편 에릭 씨의 권유 덕분이다. 2000년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2년간 해오던 무선통신 마케팅 일을 2008년 잠시 쉬게 됐다. 그래서 남편에게 한국 요리를 자주 해줬다. 전형적인 미국인인 남편은 처음에 냄새 때문에 김치 먹는 것조차 힘들어했지만 어느새 한식 팬이 됐다.

    “자기 입맛을 사로잡았듯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보라고 하더군요.”

    2009년 2월부터 4월까지 만든 시즌1은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웹사이트를 통해 유통시켰는데 조회 수도 높았고 리플도 많이 달렸다. 그 짧은 영상을 보고 한 LA 방송사에서 제안을 해왔다. 덕분에 시즌2는 2009년 10월부터 케이블TV 채널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될 수 있었다.



    캐스린 씨의 요리 비결은 ‘매직5’, 즉 김치·불고기·떡·고추장·된장이다. 이 다섯 재료는 언제 어디에 넣어도 맛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퓨전 음식을 주로 만든다. 그간 방송된 음식 중 큰 인기를 끈 건 멕시칸 음식 토르티야 형식의 ‘불고기김치라이스 랩’, 그리고 피자 같은 빈대떡 ‘불고기김치 피자’ 등이다. 매주 새로운 레시피를 직접 만든다. 그렇게 방송을 탄 레시피는 널리 퍼져, 그 음식이 실제 레스토랑에서 판매되기도 했다.

    쉽고 맛있는 한국 요리 널리 알린다
    “한 일본인 주방장이 자기 스시 레스토랑에서 ‘캐스린의 롤’이라고 이름 붙인 김치롤을 판매하기도 했어요.”

    ‘캐스린의 코리안 키친’ 시즌3는 기존과 조금 다른 방식이다. 그동안 음식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데 집중했다면, 시즌3부터는 예능 요소를 가미한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유명한 레스토랑에 가서 대표 요리를 먹어보고 주방으로 돌아와 한국식 소스를 이용해 새롭게 만들어보는 형식으로 꾸밀 예정이다.

    그는 샌디에이고 한인협회 사무총장으로도 일한다. 겉은 동양인이지만 속은 미국인인 ‘바나나’ 1.5세와 여전히 한국식을 버리지 못한 1세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 하기 위해서다. ‘한식 전도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지만 가끔 한계를 느낄 때도 있다. 가장 안타까운 건 많은 한식업체가 미국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해 주변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을 사로잡아야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어요. 중국, 일본, 타이에게 빼앗긴 ‘동양 최고의 음식 자리’를 이젠 당당히 빼앗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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