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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체제 개편 밀어붙이는 까닭은?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행정체제 개편 밀어붙이는 까닭은?

“청와대에서 뭔가 지시가 있는 모양입니다.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이 행정체제 개편 관련법안 처리를 갑자기 서두르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년 2월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행정체제 개편은 그렇게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이하 행정특위·위원장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당 한 의원실 보좌관의 말입니다. 실제 요즘 한나라당과 정부가 행정체제 개편에 팔을 걷어붙인 모습입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월10일 자율통합건의서를 제출한 전국 18개 지역 46개 시·군의 주민 여론조사에서 자율통합 찬성률이 50%가 넘은 6개 지역, 16개 시·군을 자율통합추진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행안부는 올 연말까지 해당 지방의회에서 이를 통과시키거나, 주민투표가 필요할 경우 내년 2월 이전에 통합 여부를 결정해 7월1일자로 통합시를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들 통합시장 선거는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이지요. 이는 한나라당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통합시를 출범시키려면 ‘행정구역 통합절차법안’과 ‘통합자치단체 설치법안’ 등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앞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기본 법안입니다. 행정특위 허태열 위원장 측은 최근 기자에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된 행정체제 개편 기본법안을 가지고 11월25~27일 사흘간 서울을 포함한 5개 지역 순회공청회를 거쳐 최종안을 만든 뒤, 올 연말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기본법이 만들어지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기득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행정체제 개편이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부연 설명입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처럼 행정체제 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혹시 세종시 수정안 처리 방침과 맥을 같이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행정체제 개편 밀어붙이는 까닭은?
연말까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겠다는 정운찬 총리의 발언이 나온 직후 벌어진 일들이니까요. 어쩌면 행정체제 개편과 세종시 문제는 매우 밀접한 사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문제에만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다면 정부 여당으로서는 이보다 불편한 상황이 없을 겁니다. 차라리 행정체제 개편을 서둘러서 전국이 들썩거리는 게 편하지 않겠습니까.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으니 말입니다.



주간동아 2009.11.24 712호 (p14~14)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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