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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어느새 ‘충격과 공포’ 외국인 폭력조직 무섭다

14개국 65개파 4600여 명 국내서 활개 합법적 기업사냥 등 국내 조폭 뺨쳐

  • 서울신문 탐사보도팀

어느새 ‘충격과 공포’ 외국인 폭력조직 무섭다

어느새 ‘충격과 공포’ 외국인 폭력조직 무섭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폭력조직이 시급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 삼합회, 일본·러시아의 전통 조직들은 물론 중국 흑사파, 베트남·필리핀·태국·방글라데시 등의 신흥 조직들도 전국에 뿌리내리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수사당국 등은 14개국 65개파 4600여 명(군소 및 미확인 조직 제외, 표 참조)이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여 개파 5500여 명(관리 대상)에 이르는 국내 폭력조직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중국 동포(조선족),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지역의 신흥 조직들이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섭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은 자국민들이 한국에 대거 들어오기 시작한 2000년부터 결성됐다. 초기엔 주로 자국민을 상대로 한 금품갈취 수준이었으나 점차 도박장·유흥업소·성매매업소 관리, 인신매매, 마약밀매, 신용카드 위·변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활동의 안전성과 편의성 확보, 그리고 수입원을 넓히기 위해 국내 폭력조직과도 연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사당국 관계자는 “조직이 비대해져 자국민을 상대로 한 범죄만으로는 조직을 운영하거나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엔 명백한 범법행위만 저지르던 이들 폭력조직은 최근 들어 합법을 가장한 코스닥 상장기업 사냥 등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라고 한다.

중국 동포 폭력조직이 최대 세력



경찰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10월9일 ‘외국인 범죄 수사대’를 발족했다. 검찰은 국가정보원,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범래, 장윤석 의원 등 정치권에서는 10월12~13일 서울고등검찰청, 경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내 외국인 폭력조직이 미국 마피아식으로 정착해가고 있다”면서 외국인 지문 확인 제도의 도입 등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중국 동포 폭력조직은 국내의 외국인 폭력조직 가운데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 폭력조직은 중국 북동부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3성 출신의 흑사파 조직원들이 결성했다. 수사당국 등은 현재 16개 조직 2000여 명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1998년부터 중국 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가리봉동에 속속 들어왔다. 각 조직은 가리봉동의 이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다. 서전은 ‘옌볜파’ 승리.

그러다 2000년 들어 ‘헤이룽장파’가 무섭게 세력을 키우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패권을 내준 옌볜파는 세력을 재규합해 2004년 헤이룽장파를 제압하고 ‘옌볜 흑사파’로 거듭났다. 여세를 몰아 군소 조직을 대부분 흡수한 뒤 강남·서초·구로·영등포·광진(건대입구)구와 가양동 등 서울 지역, 안산·인천·수원·경기 광주·일산·용인 등 수도권 지역, 창원·울산·부산 등지의 중국 동포 밀집지역 20곳을 거점으로 세력을 전국화했다.

폭력조직의 특징인 위계질서, 행동강령 등도 완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옌볜 흑사파의 한 조직원은 “행동강령을 따로 적어놓진 않는다. 팔·다리 절단 250만~500만원, 살인 1000만원, 90도 인사 등 내부 지침은 입으로 전파된다”고 털어놨다. 초창기 조직의 주요 수입원은 도박장(마작방)이었다. 조직원들은 도박장 업주에게서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일정액을 받고 자국민들에게 고율의 이자로 도박자금을 빌려줬다.

이후 지하 카지노, 성인오락실, 중국산 식품 밀수, 마약밀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최근에는 유흥주점, 성매매 사업 쪽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전국의 중국 동포 밀집지역에 ‘다방 호프’ ‘커피 호프’ 간판을 내걸고 성매매도 벌이고 있다. 대부분 자국민을 상대로 하지만 용인, 광주 등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는 한국인을 상대로도 성매매를 한다. 업소들은 보통 10~20명의 동포 여성을 고용하고 있다.

200여 세포조직 가진 하노이파

중국인(한족) 폭력조직은 본국에서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뒤 한국에 밀입국한 조직원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선양(瀋陽), 베이징(北京), 칭다오(靑島), 상하이(上海) 등에서 들어온 저장성(浙江省)·장시성(江西省) 흑사파 조직원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 안산 일대를 중심으로 서울 가리봉동과 대림동 등지로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이들은 불법체류자 등 자국민에게 보호비 명목으로 매달 일정 금액(20만~30만원)을 뜯어낸다.

말을 듣지 않으면 납치, 폭행도 서슴지 않는다. 지하 카지노, 지하 게임방 등 불법 도박장 운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 폭력조직 ‘하노이파’도 중국 동포 폭력조직과 맞먹는 ‘파워 집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노이파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 출신을 주축으로 구성된 폭력조직. 베트남 현지 하노이파 조직원과 불법체류자, 베트남 근로자 등으로 이뤄졌다. 독산동·시흥 등 서울을 비롯해 안산·포천·화성·일산·안양·군포·오산·김해·마산·부산·대구 등 전국 공단지역 인근의 도박장을 중심으로 200여 개 세포조직(점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순수 조직원만 700~800명에 이르며, 불법체류자 등 조직 협력자까지 포함하면 관련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한다. 하노이파는 도박장을 중심으로 고리사채, 납치 및 폭행, 인질강도, 성매매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연 500%가 넘는 살인적인 이자를 붙여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으면 납치 및 폭행하거나 본국의 가족을 협박해 돈을 받아낸다. 하노이파는 총책(두목), 중간 간부, 행동대원, 유인책(베트남 여성)으로 역할이 구분된다.

이들 조직에는 반드시 베트남 여성 1~3명이 끼어 있다. 이들은 자국 남성들에게 접근해 “술 한잔 하자”며 도박장으로 끌어들이거나 5만~10만원을 받고 도박장에서 성매매를 한다. 필리핀 폭력조직도 부상하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의 폭력조직 ‘가디언스파’가 최근 국내에 들어와 군소 조직을 흡수, 세력을 키우는 중이다. 조직원은 머리, 손목, 어깨 등에 해적 문신을 했다.

문신이 클수록 고위 간부라고 한다. 현재 200여 명의 조직원이 활동하며, 간부급도 다수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스파는 당초 한국에서 일하는 자국 근로자(불법체류자 포함)의 임금을 착취할 목적으로 들어왔다. 이후 조직원이 수백 명으로 불어나자 불법 도박장 운영에 뛰어들었다. 안산을 거점으로, 자국민을 상대로 바다이야기 등 불법 게임장, 지하 카지노를 운영하며 김포·인천·구로 등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국민에게 고율의 이자로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월급을 가로챈다. 돈을 갚지 못하면 불구로 만든다는 소문도 있다. 태국 폭력조직 ‘싸만코차호타이파’는 외국인 폭력조직 가운데 국내 최대의 불법 인력 알선망을 구축하고 있다. 결혼 비자를 악용해 태국 여성들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남성과 위장결혼을 시킨 뒤 국내에 입국시키는 방식이다. 비용은 1인당 600만원선. 태국 여성을 국내에 들여온 뒤에는 전국 마사지업소에 취업을 알선하고,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첫 월급의 10~20%를 받는다. 경기 화성을 활동 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안산·안양 등지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국내 활동 중인 외국인 폭력조직-신흥 조직
국명 조직수(개파) 조직명 국내 활동 인원(명)
중국(흑사회) 22 한족

-저장성(浙江省) 흑사파, 장시성(江西省) 흑사파, 푸젠성(福建省) 삼진회, 푸젠성 사두, 산둥성(山東省) 웨이하이(威海) 광명파, 허베이성(河北省) 베이징(北京) 경덕파
중국 동포(조선족)

-지린성 : 옌볜 흑사파, 뱀파이어파, 교화파, 지린파, 호박파, 쇼지파, 상하이(上海)파, 옌지(延吉) 광주 황사장파, 옌지 강동화파

-헤이룽장성 : 헤이룽장파, 무단장(牡丹江)파, 하얼빈파, 오상파

-랴오닝성 : 선양(瀋陽) 보석파, 선양 옌지파, 푸순(撫順)파
2300
베트남 5 하노이파, 호치민파, 응애안파, 스트리트갱, 하이세우파800
태국 4 싸만코차호타이파, 반타이파, 딸라타이파, 차이파100
필리핀 2 일롱고파, 가디언스파 300
방글라데시 4 수원 군다, 안산 군다, 우슈파, KHAN파100
우즈베키스탄 1 로만파
카자흐스탄 1 코리아 마피아
나이지리아 1 이태원파
파키스탄 2 주비파, 비키파
미국 1 LGKK단
기타(인도네시아, 몽골) 2


국내 활동 중인 외국인 폭력조직-전통 조직
국명 조직수(개파) 조직명 국내 활동 인원(명)
러시아 11 야쿠트파, 페트락파, 마가파, 알렉세이파, 야차파, 곰돌이푸파, 레베딘파, 안치크파, 레닌콜로즈파, 그랩파, 소비에트파1000
일본 6 야마구치구미, 쓰바카이, 스미요시카이, 사카우메구미, 이나가와카이, 아이스코데스카이
중국(삼합회) 3 중년방파, 신이안파, 14K


전국화, 거대화 차단 ‘발등의 불’

방글라데시 폭력조직 ‘군다’(방글라데시어로 ‘조직폭력배’ ‘깡패’를 의미)는 국내 폭력조직과 연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조폭의 행동 및 생활방식, 예의, 지휘체계 등을 그대로 받아들여 ‘한국형 조폭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다는 보통 20명의 조직원이 합숙생활을 한다. 윗사람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등 위계질서를 갖추고 있으며, 명령계통도 체계적으로 잡혀 있다. 수원·안산·남양주·포천·일산 등 방글라데시인 밀집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서울 군다, 안산 군다, 수원 군다 등 지명을 딴 조직과 앨런 군다 등 두목 이름을 딴 조직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연방국가들과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등 제3세계 국가들의 폭력조직도 활개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산간지방과 변두리 지역에 뿌리내렸다. 조직과 조직원 수는 많지 않지만 자국민과 한국 기업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폭력조직은 1개 조직을 적발해 와해시키면 제2, 제3의 조직이 독버섯처럼 돋아난다”면서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해 전국화, 거대화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도 가리봉동처럼 ‘조선족’이 먹을 것”/ 중국 동포 폭력조직원

부제목


어느새 ‘충격과 공포’ 외국인 폭력조직 무섭다

서울 논현동의 유흥업소 거리.

●옌볜 흑사파 A씨
“중국 동포 폭력조직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한 조직이 와해되면 이전보다 큰 조직으로 되살아나거나 또 다른 조직이 생겨난다. 새로 탄생하는 조직은 살아남기 위해 이전 조직보다 크게 결성된다.”
A씨의 조선족 폭력조직 ‘진화론’이다. 그는 “지금은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옌볜 흑사파’가 머잖아 국내 최대 조직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옌볜 흑사파는 2년 전 경찰의 집중 단속으로 두목 등 35명이 검거되면서 조직이 해체됐다. 하지만 당시 수사망을 뚫고 근거지인 가리봉동을 벗어나 전국으로 흩어진 100여 명의 조직원을 중심으로 세력이 커지고 있다. 지금은 점조직으로 운영되지만 1~2년 안에 거대 조직으로 중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처음엔 고향 사람 한두 명이 모였는데, 석 달쯤 지나자 수십 명으로 불어나면서 순식간에 조직이 형성됐다. 식구가 늘면서 조직 운영을 위해 동포 또는 식당, 도박장, 주점 업주들에게서 금품을 갈취했다. 식당이나 술집에 가서 ‘우리 형님이 아무개다’라고 하면 공짜다. 돈 달라고 하는 업소는 애들이 몰려가 박살을 낸다. 내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이 10명쯤 된다. 조직 규율과 상부 명령에 반항하면 행동대원들에게 맞아 죽는다.
우리도 그렇지만, 웬만한 외국인 폭력조직들은 한국 깡패들과 연락한다. 한국인과 시비가 붙었을 경우 그들에게 말하면 쉽게 합의를 보곤 했다. 한국 깡패들 밑에 들어가 있는 조직원들도 있다. 지금은 서열이 낮지만 서서히 조직의 중추로 성장할 것이다.”

●헤이룽장파 → 옌볜 흑사파 B씨
“현재 옌볜 흑사파 조직원들은 서울 강남 일대의 유흥업소, 카지노, 오락실에 진출해 웨이터나 문지기 등 말단에서 중간 간부급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세력이 미미하지만 머잖아 강남 유흥가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B씨는 “서울 가리봉동도 예전에는 한국인들이 장사했다. 지금은 차이나타운이 됐고, 거의 모든 상권이 조선족에게 넘어갔다”면서 “시간은 꽤 걸리겠지만 강남도 가리봉동처럼 ‘조선족 타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남 일대에서 세를 얻어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조선족 폭력조직도 적지 않다”면서 “폭력조직원들은 이들 업소를 비호하며 중국에서 아가씨를 대량으로 공급,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도 한국 폭력조직과 손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조직의 두목들과 선후배처럼 지낸다. 우리가 사고를 치면 그들이 숨겨준다. 대신 그들은 오락실, 유흥업소 등을 둘러싸고 이권싸움이 벌어졌을 때 우리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것. B씨는 한족 폭력조직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족 폭력조직은 정말 무섭다. 지금은 한국어를 몰라 물밑에서 활약하지만 한국말과 한국문화에 익숙해지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씨는 헤이룽장파에서 활동하다 옌볜 흑사파가 조선족 조직들을 통일하자 흑사파 일원이 됐다. 그는 “옌볜 흑사파가 무서운 건 단합이 잘 되기 때문”이라며 “전화 한 통 때리면 순식간에 조직원 20~30명이 모여 상황을 ‘정리’하고 흩어진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옌볜 흑사파는 고향과 인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 폭력조직이 조선족에게 밀릴 날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9.10.27 708호 (p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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