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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넌 로또? 난 경매! 08

준비된 세입자는 경매가 두렵지 않다

확정일자·배당요구 등 대비 잘하면 위기가 곧 기회

  • 김광수 ㈜태인CDC 대표이사

준비된 세입자는 경매가 두렵지 않다

준비된 세입자는 경매가 두렵지 않다

전세 임차인은 입주할 때 해당 부동산 근저당 설정 금액과 시세를 확인, 경매 처분될 경우 등 만일의 상황을 예상해봐야 한다. 근저당 설정 금액이 큰 집에는 입주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전셋집에서 길거리로 내몰린다고 생각해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하지만 현실이 될 수 있다. 세입자(임차인)는 자신이 사는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밖에 없다. 예상치 못한 큰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찾을 수 있고, 행운이 따른다면 경매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임차인에게는 전셋집을 사는 데 다른 사람보다 우선권이 있기 때문이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오는 법. 갑작스런 경매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임차인이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을 살펴보자.

임대차 현황 정확하게 알려라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하면 법원은 경매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동시에 해당 물건의 등기부등본에 경매기입 등기를 한다. 하지만 매일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지 않는 한 임차인이 이 사실을 알기는 어렵다.

임차인은 법원 집행관이 임차인 전입일자, 보증금 등 임대차 현황과 실제 점유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때 비로소 알 수 있다. 임차인은 이때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물건 소유자가 누군가를 내세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법원에 허위 신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원 집행관의 조사가 끝나면 바로 경매 절차는 진행된다.



임차인 본인이 경매를 신청할 수도 있다. 물건 소유자가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임대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임차인은 소유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뒤 전세보증금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승소 확정판결을 받으면 경매 신청을 할 수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청구소송은 보증금 채권에 관한 소송이다. 주민등록 전입일자가 금융권 근저당 등 다른 채권보다 후순위인 임차인은 전세보증금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소유자의 다른 재산을 가압류하는 등 채권 보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세기간이 끝나 불가피하게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하는 경우에는 임차권 등기를 마친 뒤 한다. 임차권 등기는 주민등록 전입과 확정일자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안전장치다.

반드시 배당을 요구하라

전입신고가 돼 있거나 법원 집행관의 조사를 받은 임차인에게는 배당요구 통지서가 배달된다. 전세보증금을 배당받으려면 임차인은 배당요구 종기(마지막 날)까지 임대차계약서 사본, 주민등록초본, 점유 부분 내부구조도, 신분증, 도장 등을 가지고 배당요구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때 주민등록 전입일자와 확정일자, 보증금액 등을 적은 권리신고서도 함께 제출한다.

물론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임차인은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조건에 해당하는 임차인은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과 임차보증금이 소액인 임차인으로 나눌 수 있다.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은 날짜가 다른 근저당권 설정일자보다 빠를 때는 별문제가 없다. 문제는 확정일자가 다른 근저당권 설정일자보다 늦은 경우다. 이때는 전세금 반환청구소송을 통해 다른 채권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임차보증금이 소액일 때는 다행히 일정한 선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서울은 보증금 4000만원 이내인 경우 1600만원까지, 일부 지방에선 보증금이 3000만원 이내인 경우 1200만원까지 보호받는다. 이 경우 실제 주소지에 거주하는 등 대항요건을 갖춰야 한다.

낙찰 원하면 유찰을 유도하라

일반 낙찰자(매수인)의 경우 낙찰 잔금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임차인은 그 어려움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입찰 시 최저입찰가의 10% 정도를 보증금으로 제출하고 잔금은 45일 후 낸다. 임차인은 잔금을 납부할 때 자신이 신청한 배당요구 금액, 즉 전세금을 뺀 나머지 금액만 납부하면 된다. 그만큼 낙찰 금액 전부를 부담해야 하는 다른 매수인에 비해 임차인의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한편 임차인이 다른 근저당권자보다 먼저 해당 물건의 주소지에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했을 경우 별도의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권리를 보장받는다. 이런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매수인에게서 임대차 계약에 따른 전세금을 받을 수 있다.

임차인은 공식적인 절차에 따른 배당요구를 하지 않고 경매 유찰을 유도할 수도 있다. 매수인이 부담해야 할 임대차 계약금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경매 참여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그만큼 속내를 잘 아는 임차인에게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물론 임차인이 경매에 참여할 의지가 있을 때에 한해서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법원경매는 채권 회수를 위한 강제 집행절차다. 임차인은 자신이 사는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를 대비해 입주할 때 주민등록전입, 확정일자, 배당요구 등을 정해진 기일 안에 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임차인은 거주하는 집이 경매 대상이 될 때가 내 집 마련의 기회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임차인이 경매 낙찰을 받을 경우 잔금 납부, 명도소송 등 복잡한 절차가 한결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2009.04.14 681호 (p46~47)

김광수 ㈜태인CD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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