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0

2009.01.20

내 군살로 얼굴 볼륨 ‘UP’ 세월의 흔적은 ‘OUT’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의 안면 자가지방 이식술

  • 최영철 ftdog@donga.com

    입력2009-01-13 17:3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내 군살로 얼굴 볼륨 ‘UP’ 세월의 흔적은 ‘OUT’

    자가지방 이식에 대해 설명하는 우동훈 원장. 뭉툭하던 턱이 지방을 넣은 후 라인이 살아났다 (오른쪽).

    성형도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깎고 세워서’ 조각처럼 예쁜 얼굴을 추구하는 게 20대의 성형이라면 30, 40대의 성형은 눈에 띄지 않는 자연스러운 ‘터치’로 얼굴에 젊음을 되찾는 데 주력한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먼저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는 곳은 얼굴. 피부는 탄력을 잃고 주름은 깊어만 간다.

    나이가 들면 피하지방이 감소하면서 얼굴에 볼륨감이 사라지고, 단백질 성분인 콜라겐이 줄어 주름이 깊어진다. 또한 피부와 악안면 유착 부위가 늘어지면서 탄력도 떨어진다. 그 결과 얼굴은 그늘지고 주름의 골은 깊어간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볼륨’이다.

    광고회사를 운영하는 강현수(50) 씨는 업무 성격이나 직원들의 구성을 고려할 때 누구보다도 젊은 감각, 젊은 인상이 필요하지만 얼굴은 그게 아니었다. 얼굴이 상당히 마른 데다 오랫동안 술과 담배를 해 피부도 칙칙한 상태. 이로 인해 초췌해 보이고 나이보다 늙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인상을 바꿔보라는 주변의 권유를 자주 받지만 중년 남성에게 성형은 먼 얘기처럼 들렸다.

    그런데 아내가 ‘티나지 않는 성형’이라며 자가지방 이식을 권해 어색한 표정으로 훈성형외과(원장 우동훈·서울 강남구 신사동)를 찾은 것이 지난해 6월 말. 우동훈 원장과의 상담을 통해 이마와 입가, 눈 밑, 뺨에 지방을 이식하기로 하고 7월 초로 시술 날짜를 잡았다. 시술은 생각보다 빠른 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바로 퇴원이 가능했다. 이튿날 이식한 지방의 생착을 돕기 위해 한 번 더 병원을 찾았고, 그 다음 날부터 일상으로 복귀했다. 시술 직후엔 얼굴이 약간 부은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가라앉았다. 회사 직원들은 “젊어 보이고 피부가 맑아졌다”며 놀라워했다.

    이처럼 자가지방 이식은 얼굴에서 나이의 그늘을 지우는 놀라운 시술이지만 아직 그 효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얼굴에 생기를 되찾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필러성형이다. 일반적으로 레스틸렌이나 쥬비덤 같은 단기 필러를 사용하는데, 효과가 6개월~1년에 불과하다는 게 단점. 지속적으로 효과를 보려면 주기적으로 재시술을 받아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또 아무리 인체 구성 성분으로 만들었다 해도 이물질에 의한 면역반응의 우려도 지울 수 없다.



    필러성형 외에 늘어진 피부와 피하조직, 근육의 일부를 제거하고 피부를 인위적으로 당겨 주름을 펴는 방법이 있지만 이 또한 단점이 적지 않다. 얼굴 살이 빠진 상태에서 그 공간을 채우지 않고 피부만 팽팽하게 하다 보니 간혹 부자연스러운 면이 드러난다.

    이런 여러 단점을 극복한 항(抗)노화 시술이 자가지방 이식술이다. 우 원장은 개원 후 10여 년간 환자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항노화에 관심을 쏟았다. 항노화 시술인 자가지방 이식의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확신을 가진 우 원장은 2005년부터 2년간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병원 연수를 통해 최신 시술법을 익히고 전문성을 키웠다.

    “지방 이식은 인위적으로 얼굴을 변형시키기보다 볼륨이 필요한 부위에 지방을 주입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러면서도 성형수술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가지방 이식은 자기 신체에서 지방을 채취해 볼륨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다. 지방은 주로 허벅지 바깥쪽에서 채취하는데, 이 부위의 지방이 섬유질이 적고 건강하기 때문이다. 복부비만이 심한 남성의 경우 배에서 뽑기도 한다. 뱃살도 빠지고 얼굴도 고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채취한 지방은 원심분리를 통해 혈액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 지방세포만 분리한 뒤 주사로 피부에 주입한다.

    자가지방 이식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자기 신체의 일부분을 ‘재배치’하는 것이라 이물질에 의한 면역반응 같은 부작용의 우려가 없다는 것. 또 자가지방은 한 번 생착하면 그 효과가 반영구적이다. 물론 질병이나 단식 등으로 급격히 살이 빠질 경우에는 지방 이식 부위도 영향을 받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효과가 지속된다.

    자가지방 이식의 이런 장점을 알면서도 많은 환자들이 시술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방의 생착률 때문이다. 생착률은 이식한 지방세포가 뿌리내려 살아남는 비율인데, 지방 이식 초기에는 생착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걱정을 안 해도 좋을 만큼 지방 이식 시술법이 발전했다.

    ‘주말 성형’으로 남성들에 특히 인기

    우 원장은 지방을 이식할 때 3차원 지방 이식과 미세 지방 이식으로 생착률을 극대화한다. 근육층, 피하층, 골막 윗부분 이렇게 세 층에 나눠 지방을 이식(3차원)하는 데다 지방을 쌀알만한 크기로 나눠 주입하기 때문에 그만큼 생착률이 높다. 이렇게 하면 단 한 번의 지방 이식으로도 기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우 원장의 설명이다. 지방 이식은 골 깊은 주름이 있는 이마, 눈 밑 다크서클, 퀭하게 꺼진 볼, 팔자주름에 특히 효과적이며 코 라인을 바로잡거나 무턱을 교정하는 데도 유용하다.

    자가지방 이식은 여성에게도 효과적이지만 남성에게 특히 적합한 시술법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업무상 대인 접촉이 많은 사람은 늙고 퀭한 이미지가 비즈니스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되게 마련. 이런 이유로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원하거나 티 안 나게 얼굴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남성들이 자가지방 이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통계에도 나타난다. 일반 성형시술을 받는 남성의 비율은 5% 안팎에 머문다. 그런데 훈성형외과 자가지방 이식술의 경우 지난 6개월간 시술 환자 가운데 남성이 25%에 이르렀다. 연령대도 20대부터 50대까지 고르게 분포했다. 적어도 몇 주일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다녀야 하는 다른 성형수술과 달리, 안면 자가지방 이식술은 금요일에 시술하고 월요일에 출근이 가능한 ‘주말 성형’이라는 점도 남성들이 이 시술에 몰리는 이유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