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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불안 사회 25시

하늘 무너지는 불안도 지나간다

인간 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 … 뚜렷한 주관 세우고 욕망 줄이면 얼마든지 극복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하늘 무너지는 불안도 지나간다

  • 심리학자들은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는 것을 감추거나 수치스러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 ‘불안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욕심도 금물’이다. 불안은 결코 완전히 사라질 수 없다. 다만 다스릴 수 있을 뿐이다.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할 것은 자신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직시하는 일이다.
하늘 무너지는 불안도 지나간다
불안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양하다.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한 상태’라는 점은 공통되지만 심리학에서 불안을 ‘특정한 대상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상태’로 보는 반면, 철학에서는 ‘인간 존재의 밑바닥에 깃든 허무에서 오는 위기의식. 이 앞에 직면해 인간은 본래의 자신, 즉 실존으로 도약한다’고 보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듯 불안의 이유와 양태도 제각각이다.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회적 불안을 해결할 만한 범사회적 묘책이 나오길 기대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을 찾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러한 ‘사회적 개선’이 개인의 불안을 모두 해결한다는 보장도 없다.

지속적이고 심각한 불안은 신경증, 공황장애, 불안장애로 발전한다. 나아가 ‘영혼의 죽음’이라 일컬어지는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불안한 세상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내 마음 다스리는 법이라도 배워야 하겠다.

●불안을 만나다

불안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하나. 어쩌면 당신이 느끼는 불안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불어 불안 자체만으로 최악의 상황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불안 혹은 두려움이 너무 없다면 인생이 위험해질 수 있다. 불안은 인간이 발전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지도 모른다(“평범한 인간이 이따금 비상한 결의로 성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그가 훌륭한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불안에서 벗어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몽테로랑). 물론 이러한 두려움이나 불안이 지나치다면 그 자체로 생존에서 도태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심리학자들은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는 것을 감추거나 수치스러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또한 불안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욕심도 금물이다. 불안은 결코 완전히 사라질 수 없다. 다만 다스릴 수 있을 뿐이다.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할 것은 자신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직시하는 일이다.

●불안 이해하기

불안을 해결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불안을 다스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안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감정이다. 불안을 해결하는 효율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동차 사고율이 더 높음에도 비행기를 탈 때가 자동차를 탈 때보다 더 두려운 이유는 우리가 비행기의 작동원리나 비행기 밖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품고 있는 불안이나 두려움 중에는 과장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일만으로도 그 증상을 줄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물론 여기에는 자신과 관련된 사항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도 필요하다. 특정 시험에서 실패한 것이 인생 전체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긴 삶의 과정 중 일부분의 실패를 확대, 과장 해석해 전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어 자신이 가진 고민거리들을 차분히 정리해보자. 가끔 ‘불안장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트 한쪽에 내가 가진 고민거리를, 다른 한쪽엔 해결책을 적는다(예를 들어 증권투자에서 500만원을 잃었다-담배를 끊으면 그만이다. 2500원×30일×12달). 사흘만 적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불안거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리 불안이 심한 사람도 일주일 넘게 적을 내용은 없다. 이러한 불안장부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같은 불안으로 계속 고생하는 것을 줄여준다.

●불안에 맞서기

장기적으로 불안이 계속될 때는 불안과 맞서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단,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자기 통제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으면서 불안을 극복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다. 또한 특정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경우 강도가 약한 것에서부터 점차 강도를 높여가며 두려움에 맞서는 편이 좋다. 더불어 두려움을 대면하고 이겨내는 기간을 장기적으로 잡아야 한다. 불안과 두려움이 긴 역사를 갖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 번으로 해결되긴 어렵다. 이러한 과정을 혼자 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한편 건강에 해가 되는 술과 담배는 되도록 멀리한다. 술과 담배는 일시적으로 불안을 잊게 해줄지 모르지만 이 같은 기분은 거짓이다.

신체가 건강할수록 정신도 건강하게 마련이다. 늘어져 있기보다 자세를 바로 하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움직여라. 요가나 스트레칭 같은 정적인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 B·C군, 미네랄 등은 생기를 준다. 불면증이 있다면 따뜻한 우유를 마셔라.

●불안에서 벗어나 ‘나’를 세우기

불안은 욕망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종교인들의 말처럼 욕망 자체를 줄인다면 아마 불안도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욕망으로 들끓는 세상에서 마음을 추스르기란 쉽지 않다. 욕망을 줄일 수 없다면 남과 다른 것을 욕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남들이 욕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내 살길은 내가 찾는다’는 철학이 확고하다면 남들을 따라가지 못해 안달하는 불안을 줄일 수 있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과 함께 자신을 찬찬히 살피는 훈련을 하자. 이때 명상을 하는 것도 좋다. 자신의 현재 감정은 어떤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만히 읽어내려고 노력하자. 또 숨을 쉴 때 산소뿐 아니라 좋은 에너지가 자기 안으로 들어온다고 상상하면 더 큰 도움이 된다.

*커버스토리 취재 및 기사 작성에 도움 주신 분과 참고서적(가나다순)

김균태(압구정경희한의원장) 마가 스님(‘내 마음 바라보기’ 저자) 신홍범(코모키수면센터 원장) 심영섭(영화평론가) 우석훈(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정윤수(문화평론가) 최영미(시인) 하지현(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한상진(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홍성태(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내 감정 사용법’(프랑수아 클로드 지음/ 위즈덤하우스) ‘대한민국 위험사회’(홍성태 지음/ 당대) ‘불안’(알랭 드 보통 지음/ 이레) ‘불안한 나로부터 벗어나는 법’(바바라 버거 지음/ 나무생각) ‘위험사회’(울리히 벡 지음/ 새물결) ‘제3의 길’(앤서니 기든스 지음/ 생각의나무)



주간동아 2008.10.28 658호 (p48~49)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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